November 14,2018

초음속 여객기, 다시 비행한다

콩코드 이후 20여년 만에 부활…소음 및 경제성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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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여객기에도 초음속 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최근 제너럴일렉트릭스항공(GE Aviation)은 항공기술 개발 전문기업인 아에리온(Aerion)과 공동으로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비즈니스 목적의 항공기 전용으로 제작되는 초음속 엔진을 전 세계에 공개했다.

초음속 여객기에 탑재될 엔진인 어피너티의 조감도 ⓒ GE Aviation

초음속 여객기에 탑재될 엔진인 어피니티의 조감도 ⓒ GE Aviation

어피니티(Affinity)라는 이름의 이 초음속 엔진에는 현존하는 초음속 엔진 기술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특히 오는 2023년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아에리온의 초음속 비니지스 제트기인 AS2에 어피니티가 탑재될 예정이어서 항공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 기사 링크)

소음과 경제성이 초음속 여객기 발전 가로막아

초음속 여객기를 상징하던 콩코드가 지난 2000년대 초에 퇴역하면서 초음속 여객기의 시대도 막을 내렸다. 우주선을 비롯하여 자동차나 선박 등 모든 수송기기의 속도는 점점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항공기 만큼은 오히려 퇴보하는 형세를 보이게 된 것이다.

물론 기술이 모자라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콩코드의 사례에서 보듯이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소음과 경제성이라는 문제 때문에 후속 모델이 등장하고 있지 않을 뿐이다.

소음의 경우는 콩코드가 마하2 이상의 속도를 낼 때 일어나는 소닉붐(sonic boom) 현상이 문제였다. 이는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강한 파동이 지상에 도달하여 엄청난 소음과 충격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이 때문에 지상에 있는 건물의 유리창이 깨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경제성은 더 큰 문제다.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것 자체가 음속 이하의 속도로 비행하는 여객기에 비해 연료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다, 제작 비용도 음속 이하로 비행하는 여객기에 비해 비싸서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콩코드에 이어 다시 재개될 초음속 여객기인 AS2의 조감도 ⓒ Aerion

콩코드에 이어 다시 재개될 초음속 여객기인 AS2의 조감도 ⓒ Aerion

항공기술 개발 전문기업인 아에리온은 이 같은 초음속 여객기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장을 제출했다. 이 업체는 미국의 대표적인 군수회사 록히드마틴과 손을 잡고 초음속 여객기인 AS2 개발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황이다.

메이저 항공기 제조사들도 버거워하는 초음속 여객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아에리온에 대해 항공업계는 물음표를 그리고 있지만 CEO인 ‘톰 바이스(Tom Vice)’는 자신만만하다. 대형이 아닌 중소형 초음속 여객기로 승부를 보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바이스 CEO는 “중소형 초음속 여객기는 개발 비용과 유지비가 적게 들 뿐 아니라, 소음 제어도 용이하다”라고 밝히며 “시간이 생명인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 경영진이나 중동의 부호들에게는 비행시간을 단축시켜줄 수 있는 AS2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에리온이 이렇게 자신만만해 하는 이유는 전략적 제휴업체인 록히드마틴의 능력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록히드마틴은 F-35와 같은 초음속 전투기를 제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소음이 적은 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아에리온의 이사회 의장인 ‘로버트 바스(Robert Bass)’는 “록히드마틴의 초음속 기술과 관련한 정보와 경험은 세계 최고”라고 극찬하며 “AS2 개발 과정에서 록히드 마틴의 노하우를 최대한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음속 여객기에 걸맞는 성능 갖춘 엔진 개발

어피니티가 시장에 등장하게 된 배경으로 항공기 속도에 대한 고객의 열망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현대적 개념의 여객기가 등장한 지 50여 년이 흘렀지만, 항공기의 운항 속도는 10%도 증가하지 않은 상황이다.

속도를 개선하는 대신, 항공기 제작사들은 객실 크기를 늘려 승객이 편안한 탑승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운항거리를 연장하여 전 세계를 일일 생활권으로 묶는 일에 집중했다.

이렇게 운항거리와 이동 중의 편리함이 고객들의 눈높이에 충족되다보니, 이제는 속도를 높여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 항공업계의 시각이다.

이 같은 시각에 대해 제너럴일렉트릭스항공의 ‘브래드 모티어(Brad Mottier)’ 부사장은 “여객기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을 충족시켜 줄 대상이 바로 어피니티”라고 밝히며 “기존의 초음속 엔진들과는 달리 초음속 비행 시에도 안정적이면서 소음까지 최소화했다”라고 강조했다.

초음속 여객기는 경제성 및 소음제어를 위해 중소형 프리미엄 항공기로 제작된다 ⓒ Aerion

초음속 여객기는 경제성 및 소음제어를 위해 중소형 프리미엄 항공기로 제작된다 ⓒ Aerion

어피니티는 록히드마틴의 군사용 초음속 항공기 개발과 관련한 노하우를 모두 담고 있다. 여기에 아에리온의 초음속 항공기 제작 기술이 접목되어 있어 비즈니스용 여객기의 초음속 제트엔진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스항공이 공개한 어피니티의 주요 특성을 살펴보면 모든 운항 구간에 걸쳐 최고 운항 고도인 1만 8000m를 유지할 수 있는 성능과 장시간 고속 운항이 가능한 고내구성 연소실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규제 요건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첨단 방음 시설, 항공기 중량 및 성능 최적화를 위한 3D 디자인 및 제조 기술, 그리고 특수하게 설계된 비증가식 초음속 배기장치도 제너럴일렉트릭스항공과 아에리온이 내세우는 장점이다.

12인승으로 제작되고 있는 AS2의 첫 운항은 오는 2023년으로 잡혀져 있는데, 최대 속도인 마하 1.4로 비행할 경우 뉴욕에서 런던까지 약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는 현재 여객기의 운항시간인 7시간 보다 3시간 정도 더 빠른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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