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2,2019

포유류 멸종 속도 더 빨라졌다

인류 활동으로 가속화… 회복에 5백만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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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물 화석들을 정리해 보면 시기에 따라 그 모습이 점차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살아가면서 환경에 적응하느라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신체 구조의 특성을 변화시켜나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인간이 빠른 속도로 동‧식물을 멸종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이루어졌던 자연 스스로의 진화 과정이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수많은 포유류가 멸종할 것이며, 그 회복에는 무려 300만~500만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구상에 상고 있는 포유류의 멸종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으며, 지난 50년간 무너진 생물다양성을 살리기 위해 300만~500만년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Wikipedia

지구상에 상고 있는 포유류의 멸종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으며, 지난 50년간 무너진 생물다양성을 살리기 위해 300만~500만년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검은코뿔소. ⓒWikipedia

계통발생 다양성 회복에 500만년 걸려

16일 과학기술 전문 포털사이트 ‘유렉알러트(EurekAlert)’는 덴마크 오후스 대학과 예테보리 대학 공동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지구상에 살고 있는 포유류의 진화과정을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논문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5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Mammal diversity will take millions of years to recover from the current biodiversity crisis’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물의 ‘계통발생 다양성(phylogenetic diversity)’이 최근 급격히 무너지고 있으며, 특히 포유류의 경우 그 정도가 가장 심각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계통발생 다양성’이란 종(種)을 비롯한 어떤 생물의 분류군이 시작되거나 또는 소멸되는 형태적인 변화과정을 말한다. 이 다양성이 무너진다는 것은 분화돼 오던 혈통이 끊어지면서 생물 종(種)이 멸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후스 대학 연구팀이 작성한 과거, 현재, 미래를 포괄한 포유류 진화도. 현재 심각한 멸종이 진행되고 있으며, 종 보존을 위한 인류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ㄷ.   ⓒMatt Davis, Aarhus University

오후스 대학 연구팀이 작성한 과거, 현재, 미래를 포괄한 포유류 진화도. 현재 심각한 멸종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대로 놔두면 야생 포유류 대부분이 멸종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Matt Davis, Aarhus University

연구팀은 포유류에 있어 이 같은 멸종사태는 시후기 플라이스토세(Late Pleistocene, 1만1700∼12만6000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이미 300여 종의 중요한 포유류가 멸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무너진 ‘계통발생 다양성’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300만~500만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생물이 대량으로 멸종한 사례는 여러 번 있었다. 지난 4억5000만 년 동안 지구 환경에 5번의 격변이 일어나면서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했으며, 새로 탄생한 종(種) 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

문제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여섯 번째 멸종이 자연적 재난이 아니라 인간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 상태가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경우 그동안 발생했던 진화의 맥이 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검은코뿔소 이대로 놔두면 50년 안에 멸종

연구팀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지금 살아 있는 포유류 뿐만 아니라 과거에 살았던 포유류,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 이후 멸종한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모든 포유류 종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논문 주저자인 오후스 대학의 고생물학자 매트 데이비스(Matt Davis) 교수는 “틸라코레오(Thylacoleo), 마크라우케니아(Macrauchenia) 같은 멸종 동물을 포함한 진화계보(evolutionary tree)를 작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이언트 나무늘보(giant sloths), 검 모양의 송곳니가 있는 타이거(sabre-toothed tigers) 등은 약 1만 년 전에 멸종해 진화계보 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밝히며 “이처럼 종(種) 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진화 과정에서 특정 기능들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이렇게 사라진 기능들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수백만 년의 진화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 근래의 포유류 멸종은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스 교수는 “일부 흰코뿔소가 멸종했으며,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검은 코뿔소(black rhino)를 지금 이 상태로 놔두면 향후 50년 안에 멸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코끼리(Asian Elephants)는 매머드(mammoths)와 마스토돈(mastodons) 두 종의 진화계보를 잇고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러나 이번 세기가 끝날 때까지 멸종되지 않고 살아있을 확률은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궁금한 것은 현재 남아 있는 생물을 통해 과거 사라진 진화의 역사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연구팀은 거대 컴퓨터를 통해 정상적인 진화 과정에 도달하기까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그 결과 가장 시급한 일이 포유류 멸종을 재촉하는 인간 활동을 줄이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인류의 생태계 복원 노력을 감안한 후 진화 과정을 회복하는 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그 수치를 산출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지난 50년 동안 파괴된 진화 과정을 회복하기 위해 300만~500만 년의 기간이 소요돼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여기서 500만 년이 걸린다는 것은 빙하시대에 이르는 진화과정을 회복하는 것을 감안한 기간이다.

오후스 대학의 젠스-크리스찬 스베닝(Jens-Christian Svenning) 교수는 “인류가 지금 자이언트 비버, 자이언트 마르마딜로스, 큰 사슴(giant deer) 등 큰 동물들과 살고 있지만 얼마 안 있어 이들 야생종들을 다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멸종 사태를 예견하고 종 보존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비록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단절됐던 진화과정을 다시 회복해 지구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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