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4,2019

‘만드는 재미’ 즐기는 메이커 축제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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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뭉쳤다.

메이커들의 DIY축제인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이 지난 9월 29~30일 이틀 동안 서울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된 것이다.

이번 메이커 페어에서는 물이 출렁일 때마다 ‘개굴개굴 노래하는 개구리’, 앞으로 밀고 옆에서 쓸고 닦으면 방향이 바뀌는 ‘컬리봇’, 버튼을 누르면 행운의 문구가 적힌 캡슐을 낚을 수 있는 ‘낚시뽑기’ 기계, 컴퓨터가 주는 신호에 따라 두드리는 ‘소리나는 작은 나무기계’ 등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들이 디지털장비들과 만나 현실이 되어 펼쳐졌다.

물이 찰랑거릴 때마다 센스가 감지되어 '개굴개굴 노래하는 개구리'

물이 찰랑거릴 때마다 센서가 감지해 ‘개굴개굴 노래하는 개구리’ ⓒ 김순강 / ScienceTimes

'소리나는 작은 나무기계'를 시연해 보이고 있는 배정식 메이커

‘소리나는 작은 나무기계’를 시연해 보이고 있는 배정식 메이커 ⓒ 김순강 / ScienceTimes

‘소리나는 작은 나무기계’를 만든 배정식 메이커는 “CNC와 3D프린터로 드럼을 연주하는 작은 기계를 만들고 싶었다”며 “로봇드러머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어 이 작품이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하지만 듣기 좋은 울림을 내기 위해 스틱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나름의 방법을 고안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나 자신이 원래 작곡을 하는 음악가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넓은 공간에 무선으로 제어되는 드럼머신을 펼쳐놓고, 인간 기타연주자와 협연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며 “아직은 그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중간결과물이라도 공개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싶어 이번 메이커 페어에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학생 메이커들의 만들기 열정 뜨거워

특히 이번 메이커 페어에서 눈에 띈 것은 청소년 메이커들이었다. 아직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나지 않은 학교들이 많은 시기인데도 많이 참가해 열정을 뽐냈다.

주방용 공기청정기를 만든 진관고 메이커동아리 '공방'의  최종윤 학생

주방용 공기청정기를 만든 진관중 메이커 동아리 ‘공방’의 최종윤 학생 ⓒ 김순강 / ScienceTimes

진관중학교 메이커 동아리 ‘공방’의 최종윤 학생은 “이산화탄소와 초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센서를 달아서 수치가 높아지면 LED판에 수치와 함께 빨간, 파랑, 초록 등으로 표시한다. 이후 필터를 돌려 공기를 정화한 후 다시 공기정화식물로 한 번 더 정화하는 것”이라고 동아리 작품인 주방용 공기청정기 원리를 들려줬다.

영등포고 Next Tech 메이커 동아리의 정현곤 학생은 ‘청각정보 변환 전등’을 선보였다. 그는 “청각장애인들은 초인종이 울려도 벨소리를 들을 수 없다. 이를 위해 소리를 빛으로 바꾸는 전등을 만들었다”며 “이 원리를 이용하면 전기압력밥솥이 밥이 다 지어졌다고 알리는 소리, 화재경보음 등의 청각정보를 시각화하여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곤 학생은 “중간고사가 얼마 안 남았지만 그래도 컴퓨터 스프트웨어라는 관심사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공부 중간 중간에 메이커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서 학생이 만든 아이언맨 마스크를 써보고 있는 관람객 어린이 ⓒ 김순강 / ScienceTimes

조현서 학생이 만든 아이언맨 마스크를 써보고 있는 관람객 어린이 ⓒ 김순강 / ScienceTimes

자유학기제 기간이라 홀가분하게 참가한 학생 메이커도 있었다. 인천 송도 신정중학교 1학년 조현서 학생은 “망가진 진공청소기 틀을 이용해 아이언맨 마스크 장난감을 두 달 동안 일주일에 서너 시간씩 공을 들여 만들었다”며 “뒷부분에 액션캠을 고정시켜 촬영을 하면 그것을 와이파이 신호로 앞에 부착된 핸드폰에 보내서 고개를 돌아보지 않고도 뒤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59세 아줌마도 ‘메이커 할 수 있다!’

학생뿐 아니라 59세의 아줌마 메이커 참가자도 이목을 끌었다. 3년 전에 아두이노를 배우게 되면서 메이커활동에 입문하게 됐다는 장성숙 씨는 자신을 ‘아두이노맘’이라고 소개했다.

59세 아줌마 메이커로 활동하고 있는 장성숙 씨 ⓒ 김순강 / ScienceTimes

59세 아줌마 메이커로 활동하고 있는 장성숙 씨 ⓒ 김순강 / ScienceTimes

장 씨는 대학에서 전산을 전공했지만 2년간 직장생활을 했던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전기나 코딩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나 다름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들고 나온 작품들은 모두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했다. 자율주행차, 태양광 자율주행차, 스마트하우스, 공기정화기 등 보기만 해도 보통 실력이 아닌 듯 했다.

장 씨는 “아두이노와 블루투스, 초음파센서로 자율주행차를 만들었다. 작년까지는 상용화를 위한 자율주행차에 7개 초음파센서가 탑재되었는데, 올해 아우디에서 실제 크기의 8분의 1 사이즈의 자율주행차를 만들면서 10개의 초음파센서를 장착했기 때문에 나도 초음파센서를 3개로 늘렸다”며 초음파센서가 자율주행차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초음파센서는 음파를 발사해서 되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에 기본으로 쓰이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타는 차에서 후방주차 때 장애물이 있으면 소리 나는 것이 바로 초음파센서 때문”이라는 그녀의 설명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장 씨는 이처럼 만들기 좋아하고 설명하기 좋아하는 까닭에 동네 아이들에게 메이커 활동을 알려주기 시작했고, 그것이 지역사회에 소문이 나서 지금은 중고등학교 메이커 강사로 활동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장 씨는 “56세의 늦은 나이에 코딩을 전혀 모르는 아줌마였지만 요즘 오픈 소스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쉽게 할 수 있었다”며 연령을 불문하고 남녀노소 누구든 메이커에 도전해 볼 것을 권했다.

DIY 전동카트로 신나게 달려

자신이 직접 만든 전동 카트를 타고 달리는 ‘DIY 전동카트 레이싱대회’도 인기가 높았다. 메이커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이기 때문에 레이싱대회라고 해도 속도감은 레이싱 수준이 아니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산타의 썰매를 본따서 만든 것부터 조선시대 양반들이 가마 모양으로 만든 것, 드래곤 모양을 닮은 것 등등 모양이 각양각색이라 관람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볼거리가 됐다.

각양각색의 창작 전동카트들이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각양각색의 창작 전동카트들이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DIY 전동카트 레이싱 대회가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DIY 전동카트 레이싱 대회가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 메이커들이 만드는 법을 공유하는 메이커 페어는 2006년 캘리포니아 산 마테오에서 처음 시작되어 지금까지 전 세계 45개국에서 연 220회 이상 진행됐다.

2012년부터 시작된 메이커 페어 서울은 올해로 7회째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 대거 선보인 이번 행사는 메이커 운동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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