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2,2019

“한반도 멸종위기종, 남북교류로 보전해야”

남북협력정책토론회 4일 국회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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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멸종위기종 보전, 남북협력정책 ’토론회가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과 환경부가 공동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관련 학계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참석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좌장은 이항 서울대 교수가 맡았으며, 이항 교수와 박영철 강원대 교수,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이 이날 발제를 진행했다.

토론회는 주최자인 이용득 의원의 일성으로 시작됐다.

이 의원은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유라시아대륙에 붙어 있는 반도인데, 생태계는 철조망에 가로막혀 섬나라가 됐다”며 “남북평화의 바람이 불면서 개선될 여지가 있다. 이를 미리 준비하자는 것이 이번 세미나의 개최 취지”라고 밝혔다.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비정치분야인 환경 관련 남북협력정책 토론회가 4일 국회의원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 송찬영 / ScienceTimes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비정치분야인 환경 관련 남북협력정책 토론회가 4일 국회의원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 송찬영 / ScienceTimes

“멸종위기종 사업 무궁무진”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현재는 북한 관련 사업이 중단됐지만, 그동안 국제기구 지원을 통해 생물보호종 사업 등을 공유해 왔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백두대간 생태복원, 대륙 사슴 복원 등 멸종 위기종 사업은 무궁무진하다”며 “다행히 북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한반도의 많은 생물이 비무장지대를 통해 오가는 것이 상상속 일만은 아니다. 반달곰을 금강산에서 보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인사말에 이어 본격적인 발제가 진행됐다.

‘남북 멸종위기종 비전과 방향설정’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이항 서울대 교수는 멸종위기종과 관련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중장기 남북교류 방향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한반도 생물다양성에 대한 주요 위협요인들로 △서식지 감소 △과도한 이용 △외래 침입종 △ 기후변화 △ 환경오염 △ 분단을 예로 들었다.

이 교수는 “특히 정치적, 군사적, 물리적 분단(남·북방 한계선의 철책)으로 한반도 전체를 포괄하는 일괄된 생물다양성 정책수립과 관리가 불가능해졌으며 백두대간 생태축이 단절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은 DMZ지역의 야생화를 낳기도 했지만, 남북한 사이의 생물종 교류 차단을 넘어 동북아시아 생태네트워크의 단절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한반도 생태축과 동북아시아 생태네트워크 회복을 목표로 한 남북 멸종위기종 보전 협력의 비전과 방향을 7가지 제시했다.

첫째, 단기성 보여주기 정책보다는 장기적 협력기반구축에 중점을 둬야 한다. 이를 위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국제기구 등 다양한 협력채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한 지속적 교류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남북 동북아 협력이 가능한 멸종위기 깃대종·핵심종·우산종을 선정해야 한다.

셋째, 멸종위기종 보전과 복원을 동북아시아 생태네트워크 회복과 연계하자는 것이다.

이 교수는  “복원의 가장 중요한 미래 원천자원은 대륙 생태계로, 인위적 재도입과 이입을 거쳐서라도 서식지와 서식환경 회복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남북한-러시아-중국간 국제 협력 네트워크 등의 구축이 필요하며, 남북협력사업에도 전략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넷째, 환경부, 산림청,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와 민간기구 및 기관간의 협력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기초분류 생태학 분야 등 생물다양성 전반의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이 교수는  “이중에서 우선 가능하고 쉬운 일부터 하자는 것이 여섯 번째 방안”이라 제시하며, 마지막 방안으로 “남과 북 모두에게 상호 이익이 되는 윈윈전략을 모색하자”고 주장했다.

야생동물의 병목현상, 일제강점기 때 시작

박영철 강원대 교수는 ‘남북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교류 및 보전을 위한 협력 방안’ 주제를 발표했다.

그는 야생동물의 병목현상을 일제강점기 금강송 수탈과 일본 정호군의 호랑이 사냥 등 국토 피폐화에서 찾았다. 이어 건국 100주년이 되는 내년을 목표로 남북 생물의 유전자 통일을 주장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환경부 기준 2017년 남한 멸종위기종 수는 총 267종이다.

북한의 국토환경보호성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북한 멸종위기종 수는 총 161종이다. 특히 호랑이와 대륙사슴 산양 등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한의 경우 현재 산양과 반달가슴곰, 여우 복원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은 현재 약 56개체에 달한다. 소백산에는 여우가, 설악산에서는 산양의 서식이 확인되고 있다.

인제군의 경우 대륙 사슴 복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북한 김일성 동물원에 원종이 존재해 수입보다는 육로이동의 개념을 도입해 도입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까지 멸종위기종의 개체 교류를 위한 남북한 협력 사례도 소개됐다.

박 교수는 1999년 반달가슴곰 으뜸이와 단단이가 도입되고, 2004년 백호와 황호 등의 개체가 교류됐으며, 2005년 지리산에 북한산 반달곰 8개체가 도입 방사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경제적 가치면에서도 남북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최근 생물주권 및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멸종위기종 1급 반달가슴곰 도입비용이 2004년 이후 10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북한 멸종위기종, 포유류 28종 포함 총 161종

그는 남북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교류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 반달가슴곰, 여우, 산양, 고라니 등 복원대상종의 개체교류 협력 △ 남북이 공동 관리하는 국립공원 및 반달가슴곰광역생태특구 지정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지관리를 위한 협력 △설악산과 금강산일원과 MMA 일원, 남북철도 및 도로 개통예정지 등 서식지 내외 실태 파악을 위한 남북 공동 조사팀 운영 등이 그것이다.

박 교수는 특히 제3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반달가슴곰의 설악산 방사를 주문했다. 그는 “설악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한쌍이 DMZ을 넘어 백두대간 생태 축을 연결하고, 한반도 생태 통일로 이어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이 ‘한반도 멸종위기종 관리’를 주제로 발제했다.

서 전문위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변화하는 한반도 생물 변화에 주목하며 멸종위기종 관리와 함께 DMZ, 백두대간 공동조사를 남북정책협력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우선 기후변화로 고산침엽수가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세계자연보전연맹(IUCN: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 멸종위기 종인 구상나무가 위기에 처해있다.

이에 서 전문위원은 레드리스트 도입과 적용을 주장했다.

서 전문위원은 “레드리스트는 생물종에 대한 경고등이자, 위기 분류 체계” 라며 “한국은 아직 1990년대 멸종위기종 분류와 평가기준을 그대로 쓰고 있으며, 아직 레드리스트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많은 나라에서 레드리스트로 멸종위기 및 희귀 동식물을 분류 관리하고 있다.

서 전문위원은 또 “남한만의 생물다양성 멸종위기종 관리는 우물안 개구리”라며 “자연생태계와 생물다양성 관리를 한반도 차원의 정책으로 전환하고, 대륙의 틀 속에서 사고하고 접근하는 정책 방향 정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생물다양성 한반도 차원정책 전환과 대륙 틀 사고 필요

이어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전성우 고려대 교수,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이사, 나공주 국립공원연구원장, 오일찬 KEI 박사, 최태영 국립생태원 박사, 임정은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박사, 명호 생태지평 부소장,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이 참석해 열띤 논쟁을 벌였다.

이기섭 이사는 “남북관계에서 멸종위기 1급 두루미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북한에서는 한때 두루미가 700~800마리가 서식했지만 모두 사라졌다. 현재는 회복사업을 통해 250마리 이상 돌아온 상태”라고 현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2015년 이후 여러 이유로 사업진행이 안 돼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경부가 남북협력을 지원해야 하며, 그것이 어렵다면 간접적으로라도 국내 전문가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공주 원장은  “국내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추진 시 주민갈등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복원사업 진행에서 주민갈등 해소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나 원장은 또 “백두대간 등의 상징성을 가지고 국제기구 등을 활용해 남북 교류의 어려움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전성우 고려대 교수는 “한반도에 살 수 있는 개체수가 많지 않다”며 “만주 러시아까지 동북아시아로 넓게 보고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본정보가 되는 환경정보를 북한과 표준화하고 공동으로 구축한 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일찬 KEI 박사는 과거 연변대 농학원과의 공동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에 대한 조언을 했다.

그는 “남북한 학자들이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환경, 통일, 산림, 과기부 등이 공조하고 협력해 적극적으로 사업 추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기후변화 생물종 기초자료들이 체계적으로 조사돼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태영 박사는 한반도 생태축의 하나인 두만강 지역 생태 복원을 강조했다.

그는 “정백정간이 갈라지면서 두만강 하류와 만나는 지점의 북한 산림이 황폐화돼 대륙과 한반도가 연결이 안 되고 있다”며 “생태축 복원차원에서 이 곳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북한 가변성 충분히 반영해 다각적 접근” 주문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야생호랑이 연구를 현지에서 수행한 임정은 박사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북한과의 협력 어려움을 호소했다.

임 박사는 “호랑이 프로젝트를 하다 북한이 갑자기 마음을 바꿔 어려움이 있었다”며 “북한과의 사업은  현실과 이상을 같이 고려해야 한다. 특히 북한의 이런 가변성을 충분히 반영해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명호 부소장은 “북쪽에서 과연 멸종위기종이 관심사일까 먼저 고민해야한다”고 밝혔다.

명 부소장은 이어 “지난 10년간 남북 간 신뢰가 완전 차단됐다”고 밝히며 “이항 교수의 제안은 중장기 과제로 본다. 남북 공동조사는 완전히 열렸을 때나 가능하다. 아주 낮은 단계, 인적 정보교류부터 해야 나머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종선 자연보전정책관은 “현재는 개체 중심에서 서식지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시기다. 생태적 건강성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밑그림을 다시 만들고 있다”며 “한반도를 중심에 놓고 긴 호흡으로, 주변국들과 협력하며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향후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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