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7,2019

알츠하이머병 조기에 발견한다

‘단어기억 검사’로 경도 인지장애 확인

FacebookTwitter

알츠하이머병이 본격 발병하기 전에 나타나는 경도 인지장애를 쉽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통상 알츠하이머 치매가 나타나기 전에 환자들은 기억력이 흐려지는 경도 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증상을 보인다. 경도 인지장애는 정상적인 노화, 즉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 정도 된다.

건망증이 단순히 어떤 일을 잊어버리는 것이라면 경도 인지장애는 그보다 심해서 잊어버린 일이 발생한 상황 자체를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치매는 이런 기억력 저하에 덧붙여 심리와 행동, 인격에까지 변화가 일어나는 심각한 병이다.

경도 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단계로 알려져 있다.

의학자들은 이 경도 인지장애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수년 동안 노력해 왔으나 별 성과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마이애미의대 인지 신경과학 및 노화센터(CNSA) 데이비드 로웬스타인(David Loewenstein) 교수팀이 경도 인지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이 연구는 ‘신경학’(Neurology) 저널 9월호에 발표됐다.

뇌 스캔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축적량을 조사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경도 인지장애의 징후를 알 수 있다.  CREDIT: The University of Miami Miller School of Medicine

뇌 스캔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축적량을 조사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경도 인지장애의 징후를 알 수 있다. CREDIT: The University of Miami Miller School of Medicine

단어 기억 검사(LASSI-L) 발병 위험 예측

로웬스타인 교수는 논문 공저자인 로이즈 큐리엘(Rosie E. Curiel) 신경정신과 조교수팀과 함께 ‘건망증을 보이는 경도 인지장애(aMCI)’ 환자 8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병력과 아밀로이드 양성 스캔 결과를 검토해 이 가운데 34명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기저의 전구 알츠하이머병(AD) 증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식별해 냈다. 아밀로이드-베타는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관련이 있는 뇌의 비정상적인 단백질이다.

아밀로이드-베타 검사에서 음성을 나타낸 54명의 ‘건망증을 보이는 경도 인지장애’ 참가자 중 29명은 알츠하이머병을 암시하는 임상과정 중에 있긴 하나 알츠하이머 병리요인이 없는 ‘SNAP(suspected non-AD pathology)’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25명의 아밀로이드 음성 환자는 우울증과 불안 혹은 뇌경색이나 확산성 루이체 치매,  비알츠하이머 신경장애 같은 다른 신경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LASSI-L 측정(Loewenstein-Acevedo Scales for Semantic Interference and Learning)을 사용해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할 위험이 가장 큰 사람들을 예측했다.

그 결과 LASSI-L를 통해 예측된 발병 위험 환자에게는 ‘뇌에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된 환자를 영상으로 진단한 결과’와 일치하는 특정 기억상실이 발견됐다.

사전행동적 의미 간섭 알츠하이머병

LASSI-L는 마이애미 대학에서 개발한 새로운 ‘인지 스트레스 검사’방법이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15개 단어를 읽도록 했다. 이 구절들은 각각 5개의 단어로 구성돼 있고, 과일과 악기 및 의류 세 가지 범주에서 뽑은 것이다.

대뇌 피질에 있는 노인성 반점으로 뇌혈관에 아밀로이드가 침착된 현미경 사진.  CREDIT: Wikimedia Commons / Nephron

대뇌 피질에 있는 노인성 반점으로 뇌혈관에 아밀로이드가 침착된 현미경 사진. CREDIT: Wikimedia Commons / Nephron

연구팀은 검사 참가자들에게 단어 목록을 반복해서 학습하도록 한 다음 범주로 기억에 대한 단서를 제공했다.

두 번째는 참가자들의 기억을 강화하기 위해 학습과제와 단서 기억을 반복하도록 했다.

그 다음으로 연구팀은 세 개의 범주에 있는 15개의 다른 단어 목록을 제시했다. 환자들에게 이 새 단어들을 기억해 내도록 하고 이를 ‘사전행동적 의미 간섭’[proactive semantic interference (PSI)] 척도로 측정했다.

사전행동적 의미 간섭(PSI)은 이전의 학습에 기초해서 새로운 학습이 간섭을 받을 때 발생하며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또 두 번째 단어 목록을 두 번째로 제시하고 단서 기억을 반복하도록 했다.

LASSI-L 측정의 한 구성요소인 이 방법은 피검사자가 사전행동적 의미 간섭으로부터 얼마나 잘 회복하는지를 측정한다.

PSI(frPSI)로부터의 회복 실패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의 두 번째 지표가 된다.

전산화 위한 연구 진행

이번 논문에 기술된 주요 발견은 ‘영상 진단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양성으로 밝혀진 환자들은 SNAP이나 다른 비알츠하이머 환자들에 비해 의미 침범 오류, 특히 PSI와 frPSI 측정 점수가 현저하게 높게 나온다’는 점이다.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식별해 내기 위한 전통적인 인지 측정법은 PSI나 frPSI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LASSI-L 측정은 미심쩍은 SNAP 환자들로부터 실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성공적으로 구별해 낼 수 있는 특정 비침습적 검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웬스타인 교수는 “LASSI-L 측정 결과와 아밀로이드 양성과의 높은 연관성은 알츠하이머병 치료 전의 임상 평가와, 치료 및 예방약 임상시험을 위한 적절한 대상을 확보하는데 유용하다”며 “위험군을 선별하는 데도 효과적이고 저렴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다. 큐리엘 교수는 LASSI-L과 다른 새로운 인지 측정법을 전산화하기 위해 미국 연방정부 보조금을 새로 받았다.

또 자기공명영상(MRI),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양전자 단층촬영(PET)을 비롯해 뇌의 병리현상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같은 뇌 생체표지자를 LASSI-L 검사와 비교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로웬스타인 교수는 “뇌에서 가장 초기의 알츠하이머병 변성을 진단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일은 이 병을 더 일찍 치료하는 한편 신경병리학적 이해를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로웬스타인 교수는 또 “국내외 파트너가 조사와 임상 적용을 위해 이 인지 스트레스 검사를 발전시키는 것을 돕고 있다”며 “우리 센터의 목표는 이러한 노력의 최전선에 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