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9,2019

54만명 중 최고 과학인재는 누구?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 31일 대전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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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때가 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청소년 탐구대회가 열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가 그것이다.

올해로 36회째를 맞는 전통 깊은 전국청소년 과학탐구대회가 지난 31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됐다.

모두 54만명 참가, 본선에 313명 출전 

대회 종목은 융합과학, 항공우주, 기계공학, 과학토론 등 4개이다. 지난해 열렸던 시범종목(과학컴퓨팅, 메카트로닉스)는 올해에는 11월에 별도로 열린다.

이날 본선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모두 313명. 초등부 61팀 121명, 중학부 63개팀 124명, 고교부 34팀 68명이다.

본선 진출팀은 각 학교대회를 거쳐 지역교육지원청 대회를 통과한 다음, 다시 시도교육청대회에서 우승한 팀들이다.

말하자면 각 시도에서 1개팀씩 참가한 명실상부한 전국 대표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각 학교에서 진행된 예선대회에 참가한 숫자까지 합치면 전국에서 무려 54만명이 참가한 것이다.

고교부 융합과학 종목 ⓒ ScienceTimes

고교부 융합과학 종목 ⓒ ScienceTimes

스마트 카 만들기, 제작에서 발표까지

융합과학 고등반의 임무는 스마트 카(smart car)를 만드는 것이다. 전국에서 모인 15개 팀은 아침부터 한 장소에 모여 스마트 카 만들기에 빠져 들었다.

첫 번째 할 일은 설계도를 그리는 일이다. A3크기의 용지 한 가운데에 독일 딱정벌레차 같은 모양의 차량을 그린 팀도 있고, 차량을 작은 조각으로 잘라 해부도 같이 그린 팀도 보였다.

오전에 설계도를 그린 학생들은 점심식사 이후에는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갔다.

2인 1팀으로 구성된 각 시도 대표 선수들은 주어진 스티로폼 재료를 자르고 연결하고, 바퀴를 만들어 달고, 회로를 이어 붙였다. 이들은 스마트 카를 만들면서 A3 용지에 제작설명서를 빼곡이 작성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스마트 카를 만들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모형 스마트 카가 완성되면 선수들은 제비를 뽑아 순서를 정한 다음, 그 순서대로 심사위원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했다.

과학토론, 의외의 곳에서 승부 갈려

중학부 과학토론 현장 역시 치열한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이 하루 종일 긴장하고 대회를 치루기에 의외의 곳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신천중의 성석환, 강재승 학생도 그런 경우였다.

토론의 주제는 자기가 사는 지역의 물 부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것이었다. 두 학생은 서울의 물 부족 발생원인을 분석해서 제시했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는 물 부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소개하고, 서울의 물 부족을 해결하는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 대표로 출전한 신천중의 성석환(왼쪽) 강재승 학생 ⓒ 심재율 / ScienceTimes

서울 대표로 출전한 신천중의 성석환(왼쪽) 강재승 학생 ⓒ 심재율 / ScienceTimes

두 학생은 서울 지역에서 잘 적용될 만한 참신한 방법을 찾아냈다.

그들은 인공습지를 조성하고, 빗물흡수장치를 만들고, 주차장 진입로를 곡면으로 바꿔 빗물을 한곳으로 모으기 좋게 하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두 학생은 4시간 동안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개요를 작성했다.

이후 144분 동안 4개 팀이 한 조를 이뤄 치열하게 토론을 벌였다. 4개 팀 중 한 팀이 나와 자기들이 쓴 내용을 발표하면, 나머지 3개 팀은 발표된 내용이 제대로 작성한 것인지 질문을 하고, 허점을 찾아내고 공격한다.

그런데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장애물이 나타났다.

작년까지 과학토론에선 종이에 내용을 적었다. 그런데 올해부터 노트북 컴퓨터에 작성하도록 진행방법이 조금 수정됐다. 때문에 참가자들은 토론과 관련된 자료가 들어간 노트북 컴퓨터를 한 대씩 지급받았다.

이는 신천중 학생들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표가 있어서 그랬는지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노트북 컴퓨터에서 자료를 오려 붙이면 자꾸 오류가 나타났다.

시간도 부족한데 당황하다 보니 이들은 결국 제대로 된 문서를 작성하지 못하고 조별 토론을 통과하지 못했다.

두 학생은 대회장까지 따라온 어머니와 함께 플래카드가 달린 경기장 앞에서 인증샷을 찍은 뒤 서울로 돌아가야 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서울 대표로 출전한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항공우주 종목 경기장 ⓒ ScienceTimes

항공우주 종목 경기장 ⓒ ScienceTimes

한편 체육관에서 열린 항공우주 종목은 비행체를 날려 과녁에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위해 체육관 공중에 3단으로 된 원형 링이 설치됐다. 3단의 윗부분 링이 가장 좁고 아랫부분 링은 넓다. 비행체는 이 링을 통과한 다음 양궁 과녁 만한 크기의 과녁을 맞춰야 했다.

선수들은 2번의 시험발사를 포함해 모두 4번의 발사를 바탕으로 점수를 받았다.

융합과학·항공우주·기계공학·과학토론 4개 종목 개최

초등 기계공학 종목에 참가한 학생들에게는 2명이 힘을 모아 주어진 키트를 조립하는 비교적 간단한 과제가 제시됐다.

초등학생들은 열심히 만든 키트를 들고 한 팀씩 심사위원 앞에 나가 자신이 만든 키트를 설명했다.

움직이는 키트 만들기 ⓒ ScienceTimes

움직이는 키트 만들기 ⓒ ScienceTimes

이에 심사위원들은 자상하게 원리를 설명하고 관련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은 설명 후 자신이 만든 기계공학 키트를 심사위원 앞에서 시연하기도 했다.

공정한 심사 통해 대회 취지 살려

이렇게 수많은 학생들이 자웅을 겨루는 전국청소년과학탐구대회인만큼, 주최 측 역시 학생들의 실력을 공정하게 파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방침이 매년 출제내용을 바꾸는 것이다.

제주에서 올라온 한 심사위원은 “매년 출제내용은 바뀌기 때문에 참가선수들은 고정된 사고에 빠지지 않고 평소의 기본실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종목이나 다 마찬가지지만, 학생들은 아침에 와서야 문제를 알 수 있다.

올해 대회에서는 시상 방식도 바뀌었다.

지난 대회 때는 대회가 열린 그 날 채점하고 저녁에 바로 대강당에서 화려한 시상식을 열었다.

그러나 올해는 별도의 시상식을 열지 않고, 수상자를 며칠 뒤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좀 더 공정하고 철저한 심사를 위해서다.

참가하는 심사위원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특히 고등부 융합과학 심사를 맡은 한 과학교육학 박사는 대회 내내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그는 “이 어린 학생들을 잘 키우면 우리나라의 첫 번째 노벨상 수상자를 길러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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