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3,2019

블록버스터 속에 숨겨진 과학기술

첨단 시각 효과, 'VF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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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만 되면 극장가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상영관을 가득 메운다.

블록버스터의 묘미는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실제와 같이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시각적 특수효과(VFX)다. 손가락 하나를 튕기면 전 우주의 생명체 절반이 죽는다는 설정도, 거미줄을 내뿜어 빌딩 사이를 누빈다는 설정도, 눈앞에 닥친 거대한 비행접시도, 대규모 전쟁 장면도 모두 VFX를 통해 이뤄진다.

최근에는 국내 영화들도 진일보한 시각효과를 통해 관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괴물, 해운대, 부산행, 신과 함께 등 잘 만들어진 VXF 영화들은 천만 관객몰이를 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신과 함께 2는 첨단 시각 특수 효과를 통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지난해 1편에 이어 천만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 리얼라이즈픽쳐스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신과 함께 2는 VFX를 통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1편에 이어 천만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 리얼라이즈픽쳐스

할리우드 특수효과 실력, 국내 영화에서도 구현

사실 영화는 수많은 과학기술이 집적된 영상미디어 작품이다.

하지만 과거 국내 영화의 특수효과들은 몇 가지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이 확연히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반면 할리우드의 특수효과를 보면서는 감탄사를 흘린 관객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특수효과가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금’이다. 종합 VFX 제작회사 Dexter Studios의 최완호 창작 연구소장은 “국내 영화와 할리우드 영화의 절대적인 차이는 바로 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6월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문화예술, 과학기술의 날개를 달다’ 심포지엄에서 국내 영화 환경에 대해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특수효과가 실제 같아 보이도록 하는 절대적 기준은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자했는가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이제 국내 블록버스터들은 할리우드 대작들과 대결해도 밀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천만 관객 몰이로 국내 영화의 손을 들어줬다.

이러한 국내 블록버스터들의 약진에 대해 최 소장은 최근 비약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특수효과 (SFX, Special Effects)’와 ‘시각적 특수효과 (VFX, Visual Effects)’를 그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영화 신과함께2의 VFX 작업 전. ⓒ 리얼라이즈 픽쳐스

영화 신과함께2의 VFX 작업 전. ⓒ 리얼라이즈 픽쳐스

VFX 작업 후 배우들 뒤로 현실 배경이 실제같이 입혀졌다. ⓒ 리얼라이즈 픽쳐스

VFX 작업 후 배우들 뒤로 현실 배경이 실제같이 입혀졌다. ⓒ 리얼라이즈 픽쳐스

‘SFX (Special Effects)’는 영화 속 특수효과를 뜻한다. 보통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물리적으로 만든 후 특수 분장, 미니어쳐와 같은 특수소품에 컴퓨터 그래픽을 입혀왔던 작업이다.

‘VFX (Visual Effects)’는 시각적 특수효과로써 영화 속 가상공간, 캐릭터, 배경, 가상물체 등을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VFX는 SFX의 부분집합이라 할 수도 있지만, 최근 현장에는 두가지 작업을 별개의 건으로 따로 떼놓을 수 없이 융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VFX의 발전이 눈부시다. 이제 VFX는 괴물이나 외계인을 만드는 판타지뿐만 아니라 수백, 수천 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해야 하는 대규모 전투 장면, 차량 추격 장면, 수중 장면 혹은 현실 배경 화면에도 사용된다.

최근 발전한 기술은 관객들로 하여금 강한 몰입을 하게 했다. 영화 신과 함께 중 허공을 가르며 저승을 오가는 장면들이나 공중의 케이블카에서 떨어지는 배우의 손을 붙잡아 구출하는 장면 등은 모두 3D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통해 완성됐다.

영화 속 화려한 기술 효과, 뜨거운 감동으로 두 배 효과

영화 ‘명량’은 세트로 지은 건물에서 배를 타는 장면을 찍으면 위에 CG를 입혀 마치 바다에서 항해하는 효과를 냈다.

지난 2016년 여름 개봉한 영화 ‘부산행’에서는 더미(인체 모형)와 후면 영사 기술을 도입해  기차에 몰려오는 대규모 좀비 떼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영화 부산행. 좀비 떼들을 실제 모습과 같이 VFX 촬영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 ⓒ 빅스톤픽쳐스

영화 부산행. 세트장에서 VFX 작업을 위해 모션 캡쳐 장비를 찬 연기자들이 좀비를 연기하고 있다. ⓒ 빅스톤픽쳐스

이러한 특수효과를 기반으로 하는 장면들이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으려면 배우들의 연기가 관건이다. 배우들은 초록색 스크린 무대 혹은 스튜디오 세트장에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과 상대를 대상으로 연기해야한다.

최 소장은 “아무 것도 없는데 배우들은 연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 특수효과가 들어간 장면은  촬영 전 배우들과 연기 방향을 공유하는 사전시각화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 찍고 있는 장면이 실제 영화로 완성되면 어떤 모습이 될 것이라는 것을 담은 간단한 데모영상 등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계는 있다. 사전시각화 작업을 거쳐도 시선 처리 등의 문제가 생긴다.

또 과거와는 달리 영화관에서 개봉한 후에도 계속 VOD로 감상을 할 수 있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최 소장은 “컴퓨터 그래픽이 많이 들어간 영화는 반복적으로 보면 결국 ‘CG’ 티가 날 수 밖에 없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 명량의 전투 장면도 정교한 VFX 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 (주)영화사레드피터

영화 명량의 전투 장면도 정교한 VFX 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 (주)영화사레드피터

한편 영화를 제외한 영상미디어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음향 및 스크린 효과다. 덕분에 집에서 TV만 봐도 마치 영화관에 온 것처럼 실감나는 몰입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가 전 세계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은 국내 영화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넷플릭스의 성공 이유 중 하나로 영화와 같은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이에 대해 ‘신과 함께’를 제작한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최근 영화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상대로 해야 하는 상황에서 예전과 같이 영화가 ‘메시지’에만 집중해서는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대안은‘VFX’다. 원 대표는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문화포럼 ‘문화기술,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다’에서 “최근 관객들은 영화관에서 볼 영화인가, 핸드폰이나 TV로 볼 영화인가를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원 대표는 이어 “관객들이 극장에서 기대하는 것은 화면을 압도하는 특수효과다. 기존 영화가 주는 감동적인 ‘메시지’에 더해 화려한 ‘볼거리’가 충족되어야 극장으로 올 것”이라고 관객 트렌드를 분석했다.

원 대표는 또 “영화는 특수효과를 통한 시각적 즐거움을 통해 관객들에게 보상을 줄 수 있다. 이것이 앞으로 우리 콘텐츠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시각효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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