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0,2019

“귀뚜라미 먹으면 건강해진다”

장내 미생물 건강해져 각종 질환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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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농촌에서 자란 사람들은 곤충을 잡아먹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 대상은 논두렁에 많이 뛰어다니는 메뚜기다. 메뚜기를 볶아 먹으면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다만 메뚜기 섭취는 잊혀져가는 풍경이 됐다. 농약살포와 각종 육류섭취 증가로 인해 메뚜기를 먹는 습관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곤충을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임상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는 귀뚜라미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과학자들은 사이언티픽 리포츠 (Scientific Reports) 저널 8월호를 통해 귀뚜라미를 먹으면 장내 미생물에 매우 큰 도움을 준다고 발표했다.

관련 논문의 주저자인 발레리 스털(Valerie Stull) 박사후 연구원은 12살  때 처음 먹은 곤충 식사에 대해서 이렇게 회상했다.

“12살 때 부모님과 중앙 아메리카 지역을 여행하고 있었는데 우리 앞에 개미튀김 요리가 나왔다. 처음에는 역겨웠지만, 먹어보니 아주 맛이 좋았다.”

맛있는 메뚜기 요리  ⓒ Pixabay

맛있는 메뚜기 요리 ⓒ Pixabay

이후 곤충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스털 박사후 연구원은 귀뚜라미를 먹는 것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게 됐다.

귀뚜라미 가루 넣은 아침 식단으로 실험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위해 18세에서 48세에 이르는 20명의 건강한 남녀를 모집했다. 이들 중 일부는 6주간 실시된 실험의 처음 2주 동안 아침식사로 귀뚜라미 가루 25그램이 포함된 머핀과 셰이크를 섭취했다. 다른 그룹은 아침식사로 귀뚜라미 음식을 먹지 않았다. 그 뒤 2주 동안은 모두 다 보통 식단으로 식사를 했다.

마지막 2주 동안에는 반대로 식단을 짰다. 처음 2주에 귀뚜라미 음식을 먹은 그룹은 보통 식단으로, 처음 2주에 보통 음식을 먹은 그룹은 귀뚜라미 음식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가 언제 귀뚜라미 음식을 먹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혈액과 대변 샘플을 채취했다. 그리고 연구가 시작하기 직전, 첫 번째 2주 식사 기간이 끝난 뒤, 두 번째 2주 식사 기간이 끝난 뒤 모두 3번에 걸쳐 설문지를 받았다.

연구진은 혈액에서는 혈당, 간 작용과 연관된 효소, 단백질 수준 등을 측정했다. 대변 샘플에서는 미생물 대사의 부산물을 비롯해서 염증을 불러 일으키는 화학물 등과 미생물 집단의 전체적인 비율을 들여다 보았다.

그 결과 귀뚜라미 분말이 장내 비피도박테리움 아니말리스(Bifidobacterium animalis)를 5.7배 늘어나게 했으며, 플라즈마 TNT-α의 감소를 불러왔다. 이는 귀뚜라미 섭취가 장내건강을 좋게 만들면서 구조적인 염증 또한 줄어들게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TNT-α는 우울증이나 암 같은 질병과 연관된 것으로서 이의 감소는 건강의 청신호다. 비피도박테리움 애니멀리스(Bifidobacterium animalis)는 장내 기능을 증진하는 좋은 균주다.

연구진은 귀뚜라미가 지닌 키틴(chitin) 섬유질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과일이나 채소에 함유된 섬유질과는 다르다.

사람의 내장은 엄청나게 많은 박테리아 세포의 고향이다. 장내 박테리아 세포의 숫자는 사람 세포 보다 3배 이상 많다. 장내 박테리아는 인간의 대사나 사람의 면역작용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발현, 에너지, 기분 등에 영향을 준다.

때문에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부족은 건강과도 큰 연관이 있다. 특히 대사관련 질병, 알러지, 천식과 신경정신 질환과 깊은 관련을 갖는다.

그런데 식단은 장내 미생물 집단의 구성을 규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이를 조금만 바꿔도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식이섬유는 장내 미생물의 주요한 에너지원이므로 식이섬유의 섭취는 장내 미생물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은 “식이섬유 섭취는 유방암, 심장질환, 대사증후군 위험을 낮춘다. 식용 곤충은 아주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자 동시에 연구가 많이 되지 않은 섬유질 공급원”이라고 밝혔다.

스털 박사후 연구원은 “ 이번 연구는 아주 작은 규모로 진행된 것으로서 단지 미래에 중요한 것이 있음을 보여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스타트업 기업인 마이티(MIGHTi; Mission to Improve Global Health Through Insects)를 공동설립하고 식용 곤충의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티의 목표는 아프리카 등 곤충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지역에 가정용 곤충 양식 키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가축 보다 곤충 사육이 환경보호에 유리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는 지속가능하면서도 환경 친화적인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식용 곤충에 주목하고 있다.

곤충은 인간에게 안전한 음식이라는 사실은 이미 역사적으로 입증돼왔다. 세계적으로 곤충을 먹는 사람들이 20억 명이 넘는다.

많은 과학자들은 미국에서도 곤충이 주요 음식 메뉴로 자리잡기를 바라고 있다. 식품회사들이 식용 곤충을 자사 식품 라인업에 넣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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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의 식용곤충 판매대. ⓒ 위키피디아

곤충을 식용으로 사용하면 기후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곤충 사육은 가축 사육에 비해서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다. 또 토지, 물, 사료 등과 같은 자원도 적게 소비한다.

효율도 좋다. 곤충의 몸통은 가축에 비해 버리지 않고 식용으로 먹는 비율이 높다. 영양소도 풍부해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과 건강한 지방질이 풍부하다. 덕분에 미국의 식용 곤충 산업은 2015년 3,3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2023년까지 4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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