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6,2018

현생인류의 번성 비결 추적

네안데르탈인과의 경쟁 우위 새롭게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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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어떤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할 때 특이한 방법을 시도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상상 속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신화가 그렇다. 그리스 신화에서 손재주가 뛰어났던 프로메테우스는 어느 날 진흙을 빚어 하나의 형상을 만들었다. 아테나 여신이 이 진흙 형상에 생명을 불어넣자, 진흙덩어리는 스스로 움직이면서 인간이 됐다는 이야기다.

어떤 사람들은 이 신화에 과학적 개념을 집어넣는다. 그런데 신화와 과학은 이질적인 영역이다. 신화가 믿음이라는 전제 하에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면, 과학적 개념의 기반은 논증이다.

하지만 때론 서로 다른 영역의 융합이 필요할 때가 있다. 최근 과학자들이 이 방식을 활용해 인간의 초기 역사를 밝혀내려 하고 있다.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 등과 경쟁에서 이긴 원인을  ‘제너럴리스트‧스페셜리스트’ 행위적인 측면에서 밝히려는 생태학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Natural History Museum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 등과 경쟁에서 이긴 원인을 ‘제너럴리스트‧스페셜리스트’ 행위적인 측면에서 밝히려는 생태학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네안데르탈인.  ⓒNatural History Museum

인류 조상, 창조적 생활방식으로 환경에 적응

2일 ‘사이언스 얼라트’에 따르면 두 명의 고고학자들이 과거 시도하지 않았던 신화‧과학적 방식을 통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인류 조상인 호미닌(hominin)이 어떤 식으로 다른 종들을 지배하게 됐으며 또한 번성하게 됐는지 그 원인을 추적 중이다.

이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the Science of Human History)의 패트릭 로버츠(Patrick Roberts) 박사와 미국 미시건 대학의 브라이언 스튜어트(Brian Stewart) 교수다.

두 사람은 신화‧과학적인 추론과 입증을 통해 인류가 ‘제너럴리스트(generalists)’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s)’로서 지구상에서 어떻게 그 능력을 확대해 만물의 주인이 될 수 있었는지 그 기원을 추적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현대적 개념인 ‘제너럴리스트’는 다방면에 걸쳐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만능인간’을 말한다. 또 다른 현대적 개념인 ‘스페셜리스트’는 독특한 생활방식으로 환경에 적응해나가면서 특별한 지식을 발전시켜나간  ‘전문인’을 말한다.

일부 학자들은 인간의 창조적인 성향이 ‘제너럴리스트’ 적인 기질과 ‘스페셜리스트’ 적인 기질의 융합을 통해 발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패트릭 로버츠 박사와 브라이언 스튜어트 교수는 이런 가설을 고고학에 적용하고 있다.

패트릭 로버츠 교수는 “그동안 많은 생태학자들은 인류의 ‘제너럴리스트’적인 특성과 ‘스페셜리스트’로서의 특성을 엄격히 구분해 왔다”고 말하며 “그러나 최근 인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제너렐리스트’ 적인 기반 하에 ‘스페셜리스트’로서 성장했음을 말해주는 증거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화적 방식으로 인류기원 밝히는 최초 시도

스튜어트 교수에 따르면 약 250만 년 전 인류가 처음 탄생할 당시 유전자 다양성(genetic diversity)은 매우 협소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 속(genus)에 속한 종은 오스트랄로피테신(Australopithecine) 등 여섯으로 늘어났다.

이후 6종간 경쟁이 이뤄지면서 하나 둘 사라졌고, 결국 3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Neandertal)마저 멸종의 운명을 맞았다. 결국 호미닌이 최종 승리자가 된 것이다.

그런데 현생인류가 어떤 과정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는 수수께끼였다.

로버츠 박사와 스튜어트 교수는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 번성해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고, 지구 전역에서 인구가 늘어난 이유를 ‘제너럴리스트‧스페셜리스트’ 연구에서 찾고 있는 중이다.

스튜어트 교수는 “새로운 화석과 유전자가 발견되고,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류 조상의 행위적인 측면을 살펴보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학자들은 지적 능력, 말과 기호의 사용,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 등이 현생인류를 지구 지배자로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멸종한 네안데르탈인 역시 불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간 원인에 대해 기후적인 측면이 강조돼 왔다”고 말하며 “멸종한 네안데르탈인 역시 추위를 이겨낼 기술이나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기후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이어 “새로운 연구 관점이 필요하다. 멸종한 다른 종들과 호미닌 사이의 간격을 ‘제너럴리스트‧스페셜리스트’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이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 중이다.

많은 학자들이 이들과 같이 현대적 관점에서 지금의 인류 조상인 호미닌(hominin)의 능력을 분석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기호, 언어뿐만 아니라 소셜 네트워킹(social networking), 기술 경쟁력, 인지발달 과정 등 다양한 조건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관련 연구 논문은 지난 3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r)’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Defining the ‘generalist specialist’ niche for Pleistocene Homo sapiens’이다.

새로운 관점의 연구가 그동안 풀리지 않은 인류 초기의 역사를 밝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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