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09,2019

여왕개미와 일개미 ‘신분’, 어떻게 나뉠까

인슐린 농도, 자연선택에 의해 차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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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개미인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한 개체는 여왕개미로, 또다른 개체는 일개미로 ‘신분’이 구분되는 것일까.

일개미들은 부지런하게 일을 해서 신분이 상승되는 사회이동성은 거의 없다. 많은 개미 종들의 구성원은 엄격한 계급사회에서 주어진 역할을 고수한다. 여왕개미는 알을 낳고 일개미는 새끼 양육을 포함해 온갖 뒤치닥거리를 다 하는 것이다.

미국 록펠러대 연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27일자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서 이 노동분업을 통제하는 생체 분자적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대니얼 크로나워(Daniel Kronauer) 부교수는 “우리는 어떻게 해서 여왕개미들은 알을 낳고, 일개미들은 불임이 되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크로나워 교수팀은 인슐린 유사 펩타이드인 ILP2를 만들어내는 유전자 코딩이 생식을 증진하거나 억제하는 수단 역할을 한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는 한 특정 계급제도가 진화하는 궤적을 조명해 준다.

많은 개미 종들에서 일개미들은 여왕개미보다 작고 생식을 할 수 없다. 연구팀은 ‘이런 육체적 및 행동적 차이는 어떻게 진화되었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다.  CREDIT: Daniel Kronauer

많은 개미 종들에서 일개미들은 여왕개미보다 작고 생식을 할 수 없다. 연구팀은 ‘이런 육체적 및 행동적 차이는 어떻게 진화되었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다. CREDIT: Daniel Kronauer

인슐린과 영양상태가 ‘신분’ 갈라

크로나워 교수는 대학원생인 비크람 찬드라(Vikram Chandra) 연구원과 잉그리드 페터-프루네다(Ingrid Fetter-Pruneda) 박사후 연구원과 함께 다양한 개미 종에서 번식 가능 개미와 비번식 개미들 사이의 유전자 발현 차이를 조사했다.

이들은 ILP2 펩타이드를 부호화하는 단일 유전자가 알을 낳는 번식자들에게서는 일관되게 상향 조절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ILP2는 말하자면 인슐린의 개미 버전으로서 인체 인슐린과 마찬가지로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크로나워 교수는 번식과 음식 섭취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영양상태가 매우 낮으면 후손을 생산할 여력이 없다”는 것.

연구팀은 다음으로 무성생식 침입자 개미 종(Ooceraea biroi)을 살펴봤다. 이 종들은 여왕개미와 일개미의 명확한 구분이 없고, 새끼들을 돌보는 양육단계가 지나면 모든 개미들이 동시에 번식단계에 접어든다.

단계 사이의 전환은 유충의 존재에 따라 조절된다. 신생 유충이 있으면 개미들은 번식을 중지하고 양육상태로 들어간다.

연구팀이 양육단계에서 유충을 제거하자 성충 개미들의 인슐린 생산이 크게 증가했다. 반대로 번식상태에 있을 때 유충을 들여놓자 인슐린 생산이 감소했다. 이 같은 결과는 유충의 존재가 인슐린 생산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그리고 이 펩타이드가 충분치 않으면 개미들은 번식할 수가 없다.

또다른 실험에서 연구팀은 개미가 양육상태에 있는 동안 합성 인슐린을 주입했다. 그러자 유충이 가까이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난소가 활성화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인슐린이 고조된 개미는 유충 신호를 무시하고 언제든지 번식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찬드라 연구원은 “양육단계에서 유충이 존재하면 전형적으로 성충 개미의 인슐린 수치가 감소하고 따라서 이들의 난소가 비활성화돼 유충을 돌보게 된다”며, “실험적으로 인슐린을 주입하면 이 주기가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클론 레이더 개미들이 유충을 돌보는 모습. 유충과의 상호작용은 성충 개미의 인슐린 생산을 억제하고 인슐린 수치가 낮으면 알을 낳을 수가 없다.  CREDIT: Video by Daniel Kronauer

클론 레이더 개미들이 유충을 돌보는 모습. 유충과의 상호작용은 성충 개미의 인슐린 생산을 억제하고 인슐린 수치가 낮으면 알을 낳을 수가 없다. CREDIT: Video by Daniel Kronauer

개별적 변이를 자연선택이 증폭시켜

이 연구는 개미가 홀로 생활하는 유기체에서 어떻게 특별한 계급사회를 가진 사회적 종으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 준다.

크로나워 교수는 첫째로 인슐린 신호가 유충의 존재에 반응해 개미(O. biroi) 종에서 관찰된 것을 연상시키는 번식 주기를 초래한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적응은 유충을 양육하는 개미들이 알을 낳는 것보다 먹이를 찾는 일에 우선권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타당한 일이며, 두 가지 행동은 모두 인슐린에 의해 조절된다.

크로나워 교수는 이런 진화단계에 이어 “개미들은 어떻게 이 주기를 벗어나는가?”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적인 변이에 따라 어떤 개미들은 높은 수치의 인슐린을 갖게 되고 다른 개미들은 낮은 수치를 갖게 되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연구팀은 특히 이런 종류의 변이를 O. biroi 종에서 정확하게 관찰했다.

크로나워 교수는 인슐린 수치가 높은 개체는 인슐린을 주입한 개체와 같이 유충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번식을 하는 반면, 인슐린 수치가 낮은 개체들은 유충의 존재에 매우 민감하고 따라서 양육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크로나워 교수는 “일단 무리에 비대칭성이 있고 집단이 잘 운영되면 자연선택은 인슐린 수치를 더 크게 벌어지도록 할 것”이라며, “이 같은 결과 궁극적으로 일개미와 여왕개미로 계급이 나뉘게 된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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