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9,2019

더위가 정신 건강 위협한다

기후변화 관련 정신보건정책 재검토 필요

FacebookTwitter

전 세계가 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남은 여름 기간 동안 더위는 더 심해질 전망. 대다수 과학자들은 앞으로 지구 전역에 걸쳐 폭서(暴暑)가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건강이다. 찜통더위 속에서 발생하는 일사병과 열사병, 열실신, 열경련, 열탈진 등 온열 질환과 함께 심리적 질병 역시 심각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도가 올라갈 때마다 자살률 역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로이터’, ‘시카고 트리뷴’, ‘사이언스 얼러트’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마셜 버크(Marshall Burke) 교수 연구팀은  미국 자치주, 멕시코 지자체를 대상으로 기온과 자살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기온이 올라갈 때마다 자살률 역시 함께 상승해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최근 세계가 위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NASA

기온이 올라갈 때마다 자살률 역시 함께 상승해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계속 더워지고 있는 대기온도를 촬영한 위성사진. ⓒ NASA

섭씨 1도 올라갈 때마다 평균 1.4명 자살

그 결과 더위가 심해질수록 자살 빈도가 높아진다는 불편한 진실이 드러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두 나라에서 월간 평균 기온이 1℃ 올라갈 때마다 자살률 역시 함께 상승했다. 상승폭은 미국 0.7%, 멕시코 2.1% 였다.

논문 주저자인 버크 교수는 “특히 고온이 자살률을 높이는 중요하고 위험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위가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심각할 정도로 악영향을 미치면서 삶을 포기하게 하고 있다”며 보건당국에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60년대 이후 수집된 미국과 멕시코 두 나라의 기후 및 보건관련 데이터 수천  건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또한 더위와 관련 트위터에 올라오고 있는 수백만 건의 자살 관련언어 표현 사례를 분석했다.

관련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23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Higher temperatures increase suicide rates in the United States and Mexico’이다.

연구팀은 최근 세계적으로 극심해지고 있는 더위에 직면, 인류의 정신건강 문제(mental health)를 진단하기 위해 이 논문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이번 연구 결과가 더운 지역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또한 시기와도 큰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역, 시기와 상관없이 기온이 올라가면 자살률이 올라간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을 트위터에 올라온 언어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정부 및 학계 등 관련 분야에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온도 올라가면 우울한 용어 더 많이 사용

연구팀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폭서가 향후 자살률을 심각하게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논문은 기상학자들의 예측대로 2050년까지 기온이 2.5℃ 올라갈 경우 미국은  0.7%, 멕시코는 2.3%, 전체적으로는 1.4%의 자살률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를 지금의 인구에 적용할 경우 오는 2050년까지 미국과 멕시코에서 각각 1만4000명과 2만6000명, 평균 2만1000명의 추가 자살이 이어진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버크 교수는 이 수치가 적은 수치가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 23일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 자살률은 1986년 이후 최고치인 10만 명당 13명으로 급증했다. 버크 교수는 “특히 경기침체에 지구온난화까지 겹칠 경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악재가 겹친 최근 상황을 우려했다.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초래할 의도를 가지고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끊는 행위를 자살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사망에 이르는 5가지 요인 중의 하나다. 더 심각한 것은 자살로 인해 주변 사회, 집단 등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가까운 이웃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함께 살던 사람들이 의욕을 잃고 가정, 친구 관계 등이 파되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논문은 “기후변화로 자살율이 증가할 경우 미국은 물론 세계 전역에 걸쳐 정신건강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살의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다. 신경쇠약·실연·병·생활고·가정불화·사업실패·염세 등에 이르기까지 그 원인이 다양한데다 지역, 문화, 성, 연령 별로 세부적인 원인들 역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자살의 상관관계가 이처럼 구체적으로 분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논문 작성에 공동 참여한 버클리 대학의 솔로몬 시앙(Solomon Hsiang) 교수는 “이번 연구가 기후변화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시앙 교수는 이어 “추가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가 인간의 정신세계, 즉 뇌세포나 신경전달물질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통해 최근 기후변화가 사람의 정신건강에 어떤 위해를 가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트위터에서 수집한 600여 만개의 언어 분석에서 온도가 올라갈 때마다 우울증적인(depressive) 단어가 다수 발견됐다. “외로운(lonely)’, ‘함정에 빠진(trapped)’, ‘자살 충동을 느끼는(suicidal)’과 같은 단어들인데 이는 온도와 정신건강과의 상관관계를 말해주는 것이다.

시앙 교수는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와 정신 건강과의 밀접한 관계를 간과하는 것 같다”며 “자살을 비롯한 여러 정신적 행위들과 관련해 세부적이고 포괄적인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