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2,2019

목재 수송도 자율주행 트럭으로

운전석 없는 완전 무인 차량… 엔비디아 본격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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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미래의 자동차 시장은 자동차제조사가 아니라 IT기업들이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던 미래학자들의 시각이 맞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글로벌 IT 분야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엔비디아(NVIDIA)도 자율주행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컴퓨터용 그래픽 처리 장치 개발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엔비디아는 최근 들어 인공지능 컴퓨팅 분야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첨단기술 전문 매체 뉴아틀라스(Newatlas)는 엔비디아가 스웨덴의 자동차 전문 벤처기업과 손을 잡고 자율주행 트럭을 공동으로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뉴아틀라스에 따르면 이 자율주행 트럭은 ‘자율주행차 기준’ 중에서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인 레벨 4에 해당하는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 (관련 기사 링크)

IT 분야의 신흥 강자인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자율주행 트럭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트럭 ⓒ Einride

운전석 없는 완전한 의미의 무인 트럭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자율주행 트럭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는 스웨덴의 아인라이드(Einride)다. 이들은 최근 프로토타입의 자율주행 전기트럭인 티로그(T-Log)를 선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티로그는 목재 수송을 위해 개발됐다. 울창한 산림으로 인해 목재가 많이 생산되는 스웨덴에서는 목재를 수송하는 일이 하나의 산업으로 분류될 만큼 중요한 분야다. 따라서 티로그는 스웨덴의 산업 환경에 적합하도록 개발된 목재 수송용 오프로드 트럭이라 할 수 있다.

자율주행 트럭이라고 하면 생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티로그 이전에도 자율주행 트럭을 개발하는 곳은 비교적 여러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계가 티로그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 운전석 부분을 없앤 완전한 의미의 무인 트럭이기 때문이다.

목재배송에 최적화된 티로그는 운전석 부분이 없는 완전한 의미의 무인 트럭이다

목재배송에 최적화된 티로그는 운전석 부분이 없는 완전한 의미의 무인 트럭이다 ⓒ Einride

아무리 자율주행차라 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시범적으로 운행하고 있는 모델들은 모두 운전석이 갖춰져 있다. 이는 자율주행기술의 불완전함과 인간이 느끼는 불안감을 고려한 조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티로그는 다른 차량보다도 자율주행기술에 더욱 기댈 수밖에 없는 모델인데, 바로 이 부분에서 엔비디아의 뛰어난 기술이 빛을 발하고 있다.

티로그 운전은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담당하고 있다. ‘페가수스(Pegasus)’라는 코드명이 부여된 이 인공지능 자율주행 시스템은 초당 320조 회의 연산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레벨4’ 수준의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엔비디아 측의 설명이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은 미리 정해진 도로 같은 특수 환경에서 사람의 직접적인 감독 없이 자율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공항 셔틀 버스, 전용 도로에서 화물을 실어 나르는 트럭 등이 이에 해당된다.

장거리이면서도 단순 업무인 물류는 자율주행에 적합한 분야

티로그는 레이더와 카메라 그리고 4G 네트워크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지할 수 있다. 특히 4G 네트워크는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일 외에도 위급 상황 시 원격조종을 가능하게 해준다.

티로그의 기본 스펙을 살펴보면 300kWh 수준의 배터리로 한 번 충전 시 약 200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람이 탑승하는 공간이 아예 없어서 그만큼 더 목재를 실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 면에서도 탁월한 장점을 갖고 있다.

그래도 사람이 탑승하지 않으면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거나 도로가 막힐 때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로버트 폴크(Robert Falck) 아인라이드 CEO는 “목재라는 화물을 수송하는 물류 분야는 오히려 티로그 같은 자율주행 트럭에 적합한 업무”라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물류분야의 수송은 장거리이면서도 단순한 고속도로 형태를 달리는 경우가 많다. 또 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운전이 단조로워서 졸음 등 사고의 위험성도 높다. 그렇기에 자율주행 기술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것이 폴크의 주장이다.

그는 “목재는 일단 화물의 크기가 커서 주로 고속도로나 넓은 국도를 이용하여 수송할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하며 “따라서 복잡한 시내에 비해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티로그 이전에 선을 보인 자율주행 트럭 '티팟'

티로그 이전에 선을 보인 자율주행 트럭 ‘티팟’ ⓒ Einride

이처럼 아인라이드와 엔비디아가 티로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가 있다. 이전에 선보였던 티팟(T-pod)이 기대이상의 성능과 안전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티팟은 길이 7m, 최대 무게 20톤의 전기트럭이다. 티로그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겉모습만 보면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티팟과 티로그는 비슷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아인라이드는 오는 2020년까지 티팟 200대를 실제 도로에서 운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티팟이 예테보리(Gothenburg) 지역에서 헬싱보리(Helsingborg) 지역까지 약 220km 정도의 구간을 별도의 충전 없이 화물을 실어 나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티팟은 한번 충전으로 대략 2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는 “자율주행 기술로 사업자에게 큰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차량은 승용차가 아니다. 티팟이나 티로그 같은 수송용 트럭일 것”이라고 전망하며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인건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 휴식이나 휴일도 없이 365일 24시간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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