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4,2019

‘인조 고기’ 시대가 온다

미 FDA, 전문가들과 안전기준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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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요리’, 혹은 ‘실험실 고기’라 불리는 배양육(cultured meat)은 세포공학기술로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든 인조고기를 말한다. 상업적인 생산을 허가하고 있지 않지만 새로운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축산 농가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주 미 식품의약국(FDA)이 모임을 가졌다. 15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 시간) FDA는 온종일 이어진 논의를 통해 배양된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해산물에 대한 관할권이 FDA에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배양육에 대한 관할권을 미 농무부에 이관하라는 미 하원 움직임과 상반되는 것이다.  12일 회의가 끝난 후 미국 식품안전·응용영양센터(CFSAN) 수잔 매인(Susan Mayne) 센터장은 FDA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새포배양을 통해 제조한 인조고기, 배양육 시판이 얼마 안 있어 이루어질 진망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시판을 위한 식품안전 등 허가기준을 검토 중이다.  ⓒJUST

새포배양을 통해 제조한 인조고기, 배양육 시판이 얼마 안 있어 이루어질 전망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시판을 위한 식품안전 등 허가기준을 검토 중이다. 사진은 인조고기가 들어간 식품. ⓒJUST

배양육 안전기준 놓고 실무진 협의

매인 센터장의 말대로 FDA는 그동안 배양육과 관련된 다양한 식품안전과 정보를 축적해 왔다. 특히 버섯으로 만든 고기 대용 음식 재료인 퀀(Quorn)의 생산 과정과 관련된 많은 자료를 확보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미 연방 식품안전규정 상 미 농무부(USDA)가 육류. 닭·오리 고기와 달걀류 그리고 일부 어류 등에 대한 식품안전 감독을 집행해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배양육을 시판하게 될 경우 FDA·USDA 간의 관할권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중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배양육 생산 구조가 기존의 가욱 사육장, 도살 및 유통구조와 매우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본 구조는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배양육 안전관리 관할권을 USDA에 부여해야 한다는 것.

12일 있었던 FDA 회의에서는 전문가들이 참석해 배양육의 생산 과정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통해 배양육이 생산·판매됐을 경우 식품안전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할 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교환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동물세포 전문가 폴 모즈디악(Paul Mozdziak)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과학자들은 이미 오래 전에 세포 배양(cell cultures) 기술을 확보하고 다양한 육류를 시험 생산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세포은행(cell bank)을 설립하기 위해 살아있는 동물 생체조직으로부터 세포를 분리해 축적할 것이다”라며 “그 재료들을 어떻게 유리병 등에 담아 포장할 것인지 등 각종 제품화 방안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세포배양과 배양육 포장 과정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모즈디악 교수는 “특히 식품 안전을 위해 거대한 생물반응 장치(bioreactors)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물반응 장치란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분해·합성·변환 등을 수행하는 장치를 말한다. 세포를 배양하기 위한 일종의 비계(cellular scaffolds)라고 할 수 있다. 모즈디악 교수는 이에 대해 철저하게 안전성 위주로 기기가 제작돼야 한다는 의견을 견지했다.

‘미트(meat)’ 용어 사용 놓고 논란 가열

12일 회의에 참석한 식품회사 관계자들은 전반적으로 FDA의 전문성을 신뢰하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인조식품회사 JUST의 피터 리카리(Peter Licari) 기술책임자는 “FDA에서 제시할 배양육 생산설비가 기존의 안전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안도감을 표명했다.

JUST는 인조 달걀과 유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스타트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후 지난 2014년 무려 23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해 세계적인 화제가 된 바 있다. 최근 사업을 배양육으로 확대하고 생산 설비를 개발 중이다.

배양육 시판을 앞두고 제기되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명칭이다. 고기란 의미의 ‘미트(meat)’에는 과학적 의미보다는 식량(food)의 의미가 더 많이 담겨 있다. 육류 섭취가 많은 서구에서 육류라기보다는 식량이란 뜻으로 더 많이 사용돼왔다.

관건은 이 용어를 배양된 세포에 사용해도 되느냐는 것이다.

텍사스 A&M대학의 육류학자 론다 밀러(Rhonda Miller) 교수는 “사실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배양육이 전통적인 육류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배양육이 기존의 육류와 비교해 영양학적으로 동등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인지’, ‘식품안전성에 있어 문제가 없는지’ 등을 꼽았다.

현재 워싱턴 D.C.에 소재한 북아메리카 육류협회(NAMI) 관계자들은 배양육에 ‘미트(meat)’란 용어를 사용하는데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관련자인 마기 너터(Maggie Nutter)는 “그들(배양육 회사들)이 ‘미트’란 말을 도용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용어를 ‘하이재킹(hijacking)’함으로써 기존 육류업자들의 이익을 채가려고 하고 있다”며 제품 판매를 시작하려는 배양육 회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강한 적대감과 함께 경계심을 표명했다.

전체적으로 육류산업 대표자들은 배양육이 새로 시판될 경우 기존의 육류와 똑같은 규격, 식품안전기준 등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배양육을 시판할 경우 기존 육류제품들처럼  FDA뿐만 아니라 USDA 기준을 적용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과학담당 책임자 티파니 리(Tiffany Lee) 는 “배양육 회사들이 제품 판매를 원한다면 최종적으로 의회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유권자들의 영향력에 의해 움직이는 의회가 육류업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육류 생산·소비국인 미국에서 배양육에 대한 허가 기준이 세밀히 검토되고 있다는 사실은 세포를 키워 생산하는 배양육의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음을 말해주고 있다. 기존의 육류와는 다른 새로운 고기를 먹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의견달기(1)

  1. 하주철

    2019년 6월 11일 8:32 오후

    미래의 우리의 주 식량이 밀웜, 바퀴벌레, 메뚜기등의 벌레라고 들었을때 정말 끔찍했는데, 배양육을 먹게될 수도 있다니 이것도 이것데로 소름이 돋네요ㅎㅎ
    그래도 미래 식량난을 대비하여 계속해서 발전을 이루어 나가고 있는 모습들이 정말 좋습니다!!
    배양육이 건강상에는 문제가 없기를~~~
    좋은 정보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