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4,2019

암흑물질 존재 밝힐 방법 나왔다

반경 가속관계 시뮬레이션으로 실존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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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물질(dark matter)은 실제로 존재할까? 아니면 뉴튼의 중력법칙을 수정해서 적용해야 할까?

독일 본 대학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어바인) 연구팀이 천체물리학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암흑물질 존재 여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정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물리학 리뷰 회보’(Physical Review Letters) 25일자에 발표된 이 새 연구에서 연구팀은 우리 은하(Milky Way) 주변에서 소용돌이치는 작은 위성 은하들 안에 있는 별들의 움직임에 그 해답이 숨겨져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가운데 하나를 사용해 이른바 ‘난쟁이(dwarf)’ 위성 은하들의 물질 분포를 시뮬레이션했다.

이 은하들은 예를 들면 우리 은하수나 지구에서 보이는 가장 밝은 나선은하 중 하나인 안드로메다 은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작은 은하들이다.

암흑물질(위)과 별들(아래)의 분포를 보여주는 그림. CREDIT: E. Garaldi, C. Porciani, E. Romano-Díaz/University of Bonn for the ZOMG Kollaboration

암흑물질(위)과 별들(아래)의 분포를 보여주는 그림. CREDIT: E. Garaldi, C. Porciani, E. Romano-Díaz/University of Bonn for the ZOMG Kollaboration

반경 가속 관계(RAR) 처음으로 시뮬레이션

연구팀은 ‘반경 가속관계’(radial acceleration relation; RAR)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원반 은하에서 별들은 원형 궤도를 따라 은하의 중심 주위를 움직인다. 이들이 계속해서 방향을 바꾸도록 힘을 가하는 가속은 중심 은하에 있는 물질이 끌어당김으로써 발생한다. RAR은 이 가속과 눈에 보이는 물질에 의해 생기는 힘 사이의 관계로 형성되며, 이는 은하의 구조와 은하 물질 분포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해 준다.

본 대학 아르겔란더 천문연구소 크리스티아노 포르치아니(Cristiano Porciani) 교수는 “우리는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전제 아래 처음으로 난쟁이 은하들의 RAR을 시뮬레이션했다”며, “난쟁이 은하들은 더 큰 은하들의 축소된 형태로 행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암흑물질이 없고 대신 중력이 뉴튼의 생각과 다르게 작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에밀리오 로마노-디아즈(Emilio Romano-Díaz) 연구원은 “그런 경우 난쟁이 은하들의 RAR는 모 은하까지의 거리에 크게 의존하지만,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럽우주국이 2013년에 발사한 가이아 우주탐사선 모습 CREDIT: Wikimedia Commons / ESA–D. Ducros, 2013

유럽우주국이 2013년에 발사한 가이아 우주탐사선 모습 CREDIT: Wikimedia Commons / ESA–D. Ducros, 2013

가이아 우주탐사선 자료 활용

이런 차이로 인해 위성 은하들은 암흑물질이 실제 존재하는지의 여부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강력한 탐색자가 된다. 2013년에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한 가이아 우주탐사선은 그런 해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이 우주선은 우리 은하와 그 위성 은하들에 있는 별들을 전례 없이 세밀하게 탐구하도록 설계됐고 이미 상당량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러나 이 수수께기를 푸는 데는 여러 해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수행한 엔리코 가랄디(Enrico Garaldi) 박사과정생은 “개별 측정만으로는 우리가 시뮬레이션에서 발견한 작은 차이를 시험해 보기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반복적으로 같은 별을 자세히 관찰하면 그때마다 측정치가 향상된다”며, “조만간 난쟁이 은하들이 암흑물질을 가진 우주에서처럼 행동하는지 아닌지의 여부는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이아 우주탐사선이 수집한 자료를 두 번째 배포했을 때의 별들과 다른 물질들의 집계표 (2018년 4월 5일) CREDIT: Wikimedia Commons / European Space Agency

가이아 우주탐사선이 수집한 자료를 두 번째 배포했을 때의 별들과 다른 물질들의 집계표 (2018년 4월 5일)  CREDIT: Wikimedia Commons / European Space Agency

은하를 함께 묶어주는 시멘트

암흑물질의 존재 여부는 오늘날의 우주론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다.

암흑물질의 존재는 80년 전 스위스 천문학자인 프리츠 쯔위키(Fritz Zwicky)에 의해 제안됐다. 그는 은하들이 은하 집단 안에서 너무 빨리 움직여 실제로는 떨어져 나가 표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떨어져서 표류하지 않는 것은 중력을 지닌 보이지 않는 물질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가정을 했다. 이 물질로 인해 충분한 중력이 작용해 은하들이 우리가 보는 궤도를 벗어나지 않을 거라는 것이었다.

1970년대에 그의 미국인 동료 베라 루빈(Vera Rubin)은 우리 은하와 같은 나선은하들에서 유사한 현상을 발견했다.

즉, 이 은하들이 너무 빨리 회전하기 때문에 만약 눈에 보이는 물질만 존재한다면 원심력이 이 은하들을 찢어서 분리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암흑물질이 우주 질량의 80%를 구성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암흑물질은 빛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눈이나 망원경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흑물질이 존재한다고 전제해야 배경 복사의 분포나 빅뱅 이후의 잔광 같은 수많은 다른 관측들이 제대로 들어맞는다.

암흑물질이 우주 공간에 대규모로 그물과 같이 3차원으로 분포한 모습을 나타낸 그림. CREDIT: Wikimedia Commons / NASA/ESA/Richard Massey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암흑물질이 우주 공간에 대규모로 그물과 같이 3차원으로 분포한 모습을 나타낸 그림. CREDIT: Wikimedia Commons / NASA/ESA/Richard Massey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수정 뉴튼 역학이 옳을까?

암흑물질은 또한 우주에서 은하들의 배열과 형성률에 대한 훌륭한 설명을 제공한다.

그러나 수많은 실험에도 불구하고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직접 증거는 아직 없다. 이로 인해 천문학자들은 혹시 중력 자체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작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수정 뉴튼 역학(Mond; MOdified Newtonian Dynamics)에 따르면 두 질량 사이의 인력은 어떤 지점에까지만 뉴튼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본다. 이 가설에 따르면 은하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가속도에서 중력은 상당히 강해진다. 따라서 은하들은 회전속도 때문에 떨어져 나가지 않으며, MOND 이론은 이 신비한 암흑물질 존재론을 해지할 수 있게 된다.

이번의 새로운 연구는 전례 없는 형태로 이 두 가지 가설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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