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9

비만자 장내 미생물이 우울과 불안 유발

박테리아 활용한 인슐린 저항성 신약 개발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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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들과 마찬가지로 2형 당뇨 환자나 비만한 사람들도 우울증과 불안으로 고통을 겪는다. 그런데 비만자 등이 겪는 이런 부정적 느낌이 놀랍게도 인체 장내에 있는 박테리아 즉 장내 미생물군 때문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조슬린 당뇨센터 과학자들은 고지방식을 섭취해 비만해진 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고지방식을 먹은 쥐들이 정상적인 식이를 한 쥐들에 비해 불안과 우울 및 강박행동 징후를 현저하게 많이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논문 시니어저자인 로널드 칸(C. Ronald Kahn) 하버드의대 교수 겸 조슬린 연구소 통합 생리 및 대사 부문 공동책임자는 “그러나 장내 미생물군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항생제를 고지방 먹이와 함께 투여하자 이런 모든 행동들이 역전되거나 개선됐다”고 말했다.

장과 뇌기능 사이의 발달관계를 나타내는 장-뇌 축.  CREDIT: Wikimedia Commons / National Cancer Institute

장과 뇌기능 사이의 발달관계를 나타내는 장-뇌 축. CREDIT: Wikimedia Commons / National Cancer Institute

음식은 어떻게 뇌기능에 영향 미치나

칸 교수는 “내분비학자로서 종종 사람들이 다른 음식들을 먹었을 때 느낌이 다르다고 말하는 소리를 듣는다”며, “이번 연구는 우리가 먹는 음식의 많은 것들이 뇌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그 중 하나는 식이가 장박테리아나 장내 미생물군을 변화시키는 방식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식이 항상 혈당을 높이거나 낮추지는 않으며, 장내 미생물로부터 나오는 수많은 신호를 음식이 변화시키고 있고 이 신호들이 뇌로 가는 모든 신호들을 만들어낸다”고 덧붙였다.

칸 교수 연구실에서는 오랫동안 실험용 쥐를 이용해 고지방식을 먹었을 때의 비만과 당뇨 및 관련 대사질환 발생과 관련한 연구를 해왔다. 올 초 연구팀은 적어도 이런 대사성 문제의 일부는 장내 미생물군에 있는 박테리아를 바꿈으로써 촉발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쥐가 먹는 물에 항생제를 투여하자 상태가 역전돼 장내 미생물군이 바뀌었다.

고지방 식이군 비교 연구

연구팀은 가장 최근의 연구에서 실험용 쥐들에게 고지방식을 주고 실험실에서 네 종류의 고전적인 동물행동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 테스트는 종종 불안과 우울증 약을 선별하는데 사용된다. 각각의 경우에서 고지방식을 먹은 쥐들은 정규 먹이를 먹은 쥐들에 비해 높은 불안과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쥐들에게 항생제를 투여하자 행동이 정상으로 돌아갔다.

연구팀은 이것이 장내 미생물군의 효과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고지방 먹이를 먹은 쥐들의 장내 미생물을 장 속에 미생물이 없는 무균 상태의 쥐들에게 옮겨 넣어보았다. 그러자 장내 미생물을 옮겨받은 쥐들은 불안과 강박행동과 관련된 활동수준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지방 먹이와 항생제를 함께 투여한 쥐들의 장내 미생물을 옮겨받은 쥐들은, 이들 쥐에게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았어도 그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칸 교수는 “이는 이런 행동들이 장내 미생물군에 의해 어느 정도 의미있게 촉발된다는 사실을 증명해 준다”고 말했다.

연구를 수행한 C.로널드 칸 조슬린 당뇨병센터 CAO(Chief Academic Officer) 겸 하버드의대 교수.  CREDIT: John Soares

연구를 수행한 C.로널드 칸 조슬린 당뇨병센터 CAO(Chief Academic Officer) 겸 하버드의대 교수. CREDIT: John Soares

뇌의 인슐린저항성, 장내 미생물에 의해 매개돼

그렇다면 이 미생물들은 정확히 무슨 역할을 한 것일까. 연구팀은 뇌의 두 영역, 즉 전신의 대사 조절에 도움을 주는 시상하부와, 기분과 행동에 중요한 중격의지핵에서 단서를 찾았다.

칸 교수는 “우리는 이 뇌 영역들이 다른 신체 조직과 마찬가지로 고지방 먹이를 먹은 쥐들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고지방에 대한 이러한 반응은 실험용 쥐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부분적으로 또 어떤 경우에는 거의 완전하게 반전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시 말하면 고지방 식이를 한 쥐의 장내 미생물군을 무균 쥐들에게 옮기면 그 반응은 전이될 수 있고, 따라서 뇌에서의 인슐린 저항성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장내 미생물 요인에 의해 매개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군 변화가 어떤 신경전달물질, 즉 뇌 전체에 신호를 전달하는 화학물질 생성과 관련이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칸 교수팀은 현재 이 과정에 관련된 특정 박테리아군과 이들이 생성하는 분자들을 식별해 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뇌에서의 건강한 대사가 수행되는데 도움이 되는 약이나 보충제를 찾는 것이다.

장내 박테리아에 영향 미쳐 우울과 불안 개선”

칸 교수는 “항생제는 많은 박테리아를 매우 극적인 방법으로 변화시키는 무딘 도구”라며, “연구를 계속해 어떤 박테리아가 뇌와 다른 조직에서의 인슐린 저항성에 관여하는지 더욱 정확하게 알아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테리아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더 많은 유익한 박테리아를 투여하든지 아니면 유해한 박테리아를 줄여 우울증이나 불안 등의 행동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칸 교수는 여러 분야의 전문지식을 활용한 기초 연구가 어떻게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이번 연구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뇨나 대사 같은 생물학의 한 영역을 이해하면 종종 정신의학이나 행동장애 같은 다른 영역에 대한 새롭고도 색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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