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2,2018

자외선 염증엔 도라지가 특효

쪘을 때 사포닌 함량 증가… 기능성 화장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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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더위로 인하여 벌써부터 한 여름 날씨가 펼쳐지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 자연스럽게 산이나 바다를 찾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야외활동도 증가하기 마련인데, 이럴 때일수록 자외선에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뜨거운 자외선에 피부가 장시간 노출되면 염증이 생기거나 노화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현장 근로자나 운동선수들처럼 불가피하게 야외활동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노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부에 염증이 생겼다면 앞으로는 도라지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진은 최근 증숙(蒸熟)한 도라지가 자외선으로 손상된 피부 염증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하면서, 안정성 검사 등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화장품 등에 적용하는 등 본격적인 상용화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도라지(좌)와 증숙 도라지의 형태 비교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생도라지(좌)와 증숙 도라지의 형태 비교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항산화 활성도가 높아질수록 항노화와 항염증 증가

태양빛은 가시광선과 자외선, 그리고 적외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자외선은 체내에서 비타민D를 합성하고 살균작용을 하는 등 건강을 유지하는데 있어 필수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피부노화나 염증을 일으키는 등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물론 이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만, 지속적으로 태양빛에 노출되는 경우라면 차단제만으로 피부노화나 염증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자외선에 의해 발생한 염증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피부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필수적이다.

도라지의 사포닌 성분이 자외선으로 발생한 피부 염증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라 판단한 농촌진흥청 연구진은 본격적인 세포 적용에 앞서 도라지의 항산화 기능을 파악하는 실험에 착수했다.

도라지를 90∼95℃에서 2∼5시간 동안 찌는 과정과 건조 과정을 반복하며 증숙도라지를 제조했다. 그리고 70% 알코올을 이용하여 사포닌을 추출한 후 항산화 활성도를 측정했다.

증숙 횟수가 증가할수록 세포 증식율도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숙 횟수가 증가할수록 세포 증식율도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증숙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도라지와 비교한 결과, 1차 증숙한 도라지의 항산화 활성도가 1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차와 3차 증숙 시에는 각각 25배와 28배가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관계자는 “증숙 과정에서 도라지의 사포닌 함량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항산화 활성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항노화와 항염증의 정도가 높아지면서 백내장 등 질병의 주요 원인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발표에 따르면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 세포는 산화적 손상을 초래하기 때문에 항산화 활성은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염증 억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능성 화장품 등의 활용으로 농가 부가가치 높여

항산화 활성도 검사에 이어 본격적으로 진행된 세포 실험에서 연구진은 자외선으로 염증을 일으킨 사람의 피부 세포에 증숙도라지 추출물을 주입했다. 그 결과 추출물을 주입하지 않은 세포에 비해 2차 증숙한 도라지의 추출물을 주입했을 때 세포 증식률이 12%나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는 염증인자인 ‘사이클로옥시게나제-2(COX-2)’ 효소가 증가하는데, 이 효소의 발생을 증숙도라지가 막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차로 증숙한 도라지 추출물을 처리했을 시 사이클로옥시게나제-2 효소의 억제율이 90%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관계자는 “도라지는 일반적으로 높은 온도에서 찌면 사포닌 함량이 늘어 기관지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라고 언급하며 “이번 연구는 도라지를 기능성 식품이나 화장품 소재로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효능을 밝히고자 진행됐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인 증숙도라지의 피부 세포 염증 보호 효능을 특허 출원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도라지의 기능성을 활용하여 자외선에 의한 피부 염증을 줄이는 화장품 개발로 이어진다면 도라지 소비 확대로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농촌진흥청은 전망하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관계자는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약용작물의 기능성을 밝히고 또한 기능성 화장품의 새로운 소재를 적극 발굴하여 약용작물 재배 농가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라고 전했다.

자외선으로 인한 염증인자는 2차 증숙 시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외선으로 인한 염증인자는 2차 증숙 시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다음은 이번 연구의 실무를 담당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이용팀의 서경혜 연구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자외선으로 발생한 염증 치료에 도라지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궁금하다. 구전(口傳)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정보였는지?

구전은 아니고 천연물을 활용하여 피부 질환을 치료하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소재를 연구하는 정책과제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 과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당시 과제 수행을 위해 100여개가 넘는 천연물을 탐색했는데, 그 중에서 도라지가 가장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본격적인 실험에 착수하게 됐다.

- 도라지보다 인삼의 사포닌 함량이 더 높은 것을 고려하면 인삼이 피부 염증 치료에 더 효과적이 아닌지?

사포닌은 일종의 통합 명칭이다. 인삼의 사포닌 성분은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계인 반면에 도라지의 사포닌은 트리테르페노이드(triterpenoid)계다. 진세노사이드계는 피부염증 치료에 별다른 효과가 없지만, 트리테르페노이드계는 효과가 좋다. 다시 말해 사포닌 함량이 높다고 해서 피부 염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포닌의 구조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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