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5,2018

‘나폴레옹 콤플렉스’는 과학이다?

키 작으면 공격적이라는 연구결과 발표

인쇄하기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스크랩
FacebookTwitter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등의 곡으로 유명한 ‘사이먼과 가펑클’은 당대 최고의 듀오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고교 동창이던 폴 사이먼과 아트 가펑클은 그리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성격 차이가 크고 워커홀릭이었던 폴 사이먼 덕분에 사이가 한창 좋지 않았을 때는 듀오임에도 서로 다른 녹음실을 사용할 정도였다.

결국 둘은 정식 데뷔한 지 6년 만인 1970년 최고 히트곡인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를 발표한 후 팀을 해체했다. 그 이유에 대해 가펑클은 2015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이먼의 나폴레옹 콤플렉스 때문이라고 밝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나폴레옹 콤플렉스는 키가 작은 사람들이 보상심리로 공격적이고 과도한 행동을 하는 콤플렉스다. 유럽을 평정하며 전쟁의 천재 반열에 올랐던 나폴레옹은 사실 콤플렉스 덩어리였다.

부검 기록에 의하면 나폴레옹의 키는 157.5㎝(5피트 2인치)에 불과했는데, 공교롭게도 폴 사이먼의 키와 똑같다.

유럽을 평정하며 영웅으로 칭송되던 나폴레옹은 사실 콤플렉스 덩어리였다. ⓒ Public Domain

유럽을 평정하며 영웅으로 칭송되던 나폴레옹은 사실 콤플렉스 덩어리였다. ⓒ Public Domain

또한 나폴레옹은 변방의 섬 코르시카의 소귀족 출신이라 프랑스 본토의 귀족에게 항상 열등감을 느꼈으며, 평생 동안 프랑스어의 철자법에 서툴렀다. 그가 태어난 곳은 당시 프랑스의 영토가 아니어서 나폴레옹에게 프랑스어는 외국어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그는 항상 화려한 것을 좋아하고 지나치게 자신감이 넘치는 행동을 보이곤 했다.

지난 2014년 미국의 한 스포츠 전문매체에 미국프로농구(NBA) 심판들의 키와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한 편 소개됐다.

4년간 NBA 정규리그 4천여 경기를 분석한 결과, 키가 183㎝ 이하인 심판들은 190㎝ 이상인 심판들보다 경기당 선수 한 명에게 지적하는 반칙의 수가 0.1회 더 많았다는 내용이다.

남자의 키는 곧 권력이다

당시 연구진은 그 결과에 대해 키가 작은 그룹의 심판들이 키가 큰 선수들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려는 의식 때문에 반칙을 더 많이 지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키가 작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나폴레옹 콤플렉스’를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설명하는 가설로 제시한 것이다.

정치인들 중에서도 나폴레옹 콤플렉스의 좋은 사례로 지목되는 이들이 많다.

시장주의 경제를 도입한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은 키가 150㎝에 불과했다. 또한 일본 통일을 이룩한 후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키는 약 140㎝로 추정된다.

그런데 최근 나폴레옹 콤플렉스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을 끈다.

네덜란드 자유대학(VU) 연구진이 42명의 실험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한 결과, 키가 작은 남성일수록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이 연구결과는 미국 ‘심리과학협회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자유대학 연구진이 실험참가자들의 공격적 성향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독재자 게임’이다. 이 게임은 두 명으로 이뤄진 게임 참가자 중 분배자가 된 이가 정해진 자원의 분배량을 결정해 수령자로 된 다른 이에게 일방적으로 분배하는 방식이다.

즉, 인간이 한정적인 경제 자원을 독재자적인 위치에서 어떻게 분배하는지 알 수 있는 게임인 셈이다.

실험 결과 키가 약 170㎝ 전후의 남성 그룹은 자신을 위해 남겨둔 게임 칩이 평균 14개였지만, 키가 2m 전후의 남성 그룹은 평균 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키가 작은 남성들은 키가 큰 남성들에 비해 더욱 공격적으로 자신의 것을 취하고 지키려는 경향이 강했다.

실제로 키가 작은 남성들이 키가 큰 남성들에 비해 교육, 소득, 직업 수준 등에서 불리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 결과들이 많다. 이를 바탕으로 프랑스의 사회학자 니콜라 에르팽은 ‘남자의 큰 키는 곧 권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키 작은 남성이 더 가정적

하지만 키가 큰 남성들이라고 해서 반드시 최고의 신랑감은 아니다.

미국 뉴욕대학의 아비가일 웨이츠만 박사는 남자 키에 따른 연인들의 행복도를 조사하기 위해 약 3000쌍의 커플과 5000여 가구의 결혼 가정을 조사했다.

그 결과 키 작은 남자들의 결혼 후 이혼율은 키 큰 남자들보다 32% 더 낮았으며, 가사 노동에 할애하는 시간도 1주일 기준으로 1시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내의 수입보다 더 높은 소득을 올리는지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키 작은 남자들이 키 큰 남자들보다 8%나 그 비율이 높았다.

즉, 키가 작은 남성일수록 이혼율이 낮고 가사 노동을 많이 하며 아내보다 높은 수입을 올리는 이들도 많았던 것이다.

사실 사이먼의 작은 키를 불화 원인으로 지목한 가펑클의 경우 마약 복용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는 등 말썽이 잦았다. 그에 비해 사이먼은 특별히 사생활에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으며 2009년 버클리 음대 이사가 되는 등 사회적으로 명성이 높다.

나폴레옹의 키가 작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그의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행해진 부검에서 밝혀진 157.5㎝(5피트 2인치)는 프랑스의 옛 길이 단위인 5피에 2인치가 영국식 피트 단위로 잘못 알려지면서 비롯된 해프닝이기 때문이다.

5피에 2인치를 지금의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약 167.6㎝다. 당시 프랑스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보다 나폴레옹의 키가 3.5㎝나 컸던 셈이다.

그럼에도 나폴레옹의 키가 유난히 작은 것으로 알려진 이유는 그가 항상 전쟁터에서 데리고 다녔던 척탄병 때문이다. 정예 중의 정예였던 이들의 키는 평균 180㎝가 넘어 그들 속에 서 있었던 나폴레옹의 키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였다. 또한 나폴레옹의 신화를 깎아내기 위해 영국인들이 퍼뜨린 가짜 뉴스도 ‘나폴레옹 콤플렉스’를 부풀리는 데 일조했다.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