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6,2018

노년 건강의 지표 ‘점프 능력’

21세기는 신드롬 시대 (38) 거동장애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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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때 아닌 독감에 걸려 지독하게 고생했던 오 모(68) 씨는 요즘 들어 부쩍 기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느낀다. 앉았다가 일어설 때도 책상이나 식탁을 붙잡아야만 겨우 일어날 수 있다 보니 무슨 큰 병이 든 것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병원을 찾은 오 씨가 자신의 증상에 대해 이야기 하자, 의사는 다짜고짜 진료실 구석으로 오 씨를 데려간 뒤 바닥에 놓여 있는 나무토막을 점프해서 넘어 보라고 시켰다.

의사의 지시를 들은 오 씨는 황당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의사가 시키는 대로 점프를 몇 번 했더니 이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점을 알게 됐다. 간단한 점프 동작조차도 과거와 달리 무척이나 힘이 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

오 씨의 점프 상태를 지켜본 의사는 “연세가 있는 분들의 점프 능력이 떨어지면 거동장애증후군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경고하며 “증후군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노년기 건강이 달렸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거동장애증후군을 판단하는 요소로 간단한 점프가 반영되는 추세다

거동장애증후군을 판단하는 요소로 간단한 점프가 반영되는 추세다 ⓒ free image

노년 건강의 지표로 새롭게 꼽히고 있는 거동 장애

노년의 건강을 좌우하는 요소로 전문가들은 흔히 ‘신진대사(新陳代謝)’를 꼽는다. 신진대사는 외부에서 섭취한 영양물질을 몸 안에서 분해하여 생체 성분이나 생명 활동에 쓰는 물질이나 에너지를 생성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말한다.

신진대사가 원활해야 신체는 건강을 유지하게 되는데, 만약 그렇지 못하면 이른바 성인병으로 불리는 대사증후군으로 고생하게 된다. 복부비만은 물론 혈당과 중성지방, 그리고 콜레스테롤 수치들이 높게 형성되면서 모든 질병의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들어 노인 건강 분야에서 대사증후군 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로 거동장애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아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거동장애란 말 그대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뜻이다.

노년 건강의 지표로 거동 장애가 새롭게 꼽히고 있다

노년 건강의 지표로 거동 장애가 새롭게 꼽히고 있다 ⓒ free image

거동이 불편하면 우선 운동량이 감소하면서 근력과 관절에 이상이 발생한다. 또한 근력과 관절에 문제가 생기니 대부분 앉거나 누워서 지내게 되고, 그러다 보니 노화 진행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 악순환이 생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한노인의학회의 관계자는 “노인이 자유롭게 거동할 수 있는 능력은 보통 근육의 양과 뼈의 강도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 예전에는 이런 근육과 뼈의 상태가 노인이 앓는 질환과는 별개의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밝히며 “그러나 ‘거동장애증후군’이란 새로운 주장이 등장하면서 노인의 근육과 뼈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통합적 질병으로 보는 시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1757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2년 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거동장애증후군 환자의 사망률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11.3배나 높았고, 거동장애증후군을 막 앓기 시작한 초기 환자의 사망률도 8.7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CDC의 관계자는 “거동장애증후군 환자들은 주로 나이가 많고, 비만하며, 근육량이 적고, 골밀도가 낮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라고 설명하며 “거동장애는 신진대사와 함께 노인의 건강을 파악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근육량과 근력 높여야 거동 장애 극복할 수 있어

거동장애증후군이라는 용어는 지난 2013년 개최된 국제 골다공증학회에서 발표된 미국의 위스콘신대 논문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이후 거동장애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현재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나름대로의 거동장애증후군 관련 기준을 세우고 있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걷는 속도 △근육의 무게값 △손아귀 힘 △지방 지수 수치 △골다공증 수치 △균형 감각과 같은 항목을 기준으로 내세우면서, 이 중 3개 이상이 기준치를 넘으면 거동장애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렇다면 거동장애증후군을 미리 예방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근육량과 근력을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관계자는 “근육량과 근력이 부족한 노인의 가장 큰 문제는 균형 감각이 떨어져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높이려면 고단백질 식품을 섭취하고 꾸준한 운동을 해야만 한다”라고 덧붙였다.

거동 장애를 극복하려면 근육량과 근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거동 장애를 극복하려면 근육량과 근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 free image

저렴하면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고단백질 식품으로는 두부와 콩이 있고, 근육량을 늘리는 데는 닭 가슴살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들 식품은 무엇보다 살찔 부담이 적기 때문에 거동장애증후군 환자의 특징 중 하나인 비만을 예방하는데도 효과적이다.

고단백질 식품의 섭취와 함께 병행해야 하는 것은 꾸준한 운동이다. 걷는 운동도 좋지만 근력을 높이려면 앉았다 섰다 하는 스쿼트 운동이나 팔굽혀 펴기처럼 팔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 적당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근육 운동을 하루에 10번씩 세 차례 이상 수행하면 거동장애증후군을 예방하거나 극복하는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외에도 근육량 및 근력 외에 거동장애증후군을 판단하는 요소로 최근에는 앞에서 언급했던 점프를 꼽는 전문가들도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물론 점프라고 해서 젊은 사람들이 뛰는 높이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10~20cm 정도의 높이를 살짝 뛰어 넘는 정도의 점프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근육량이나 근력만으로 노인의 근골격계 기능을 평가했지만 변수가 많았다”라고 설명하며 “최근 들어 비록 낮은 높이라도 제자리에서 뛸 수 있는 점프 능력이 노인의 근골격계와 신경계의 종합적 기능을 판단하는 요인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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