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2,2019

아라비아사막서 인류조상 뼈 발견

호모 사피엔스 ‘탈 아프리카’ 이동경로 밝힐 단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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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 동안 고고학자와 인류학자로 구성된 한 연구팀이 이집트, 아라비아 반도 내륙에 있는 아라비아 사막을 탐사해왔다. 이들은 아프리카에서 이주한 초기 현생인류(Homo Sapience)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 새 소식이 전해졌다.

10일 ‘사이언스’, ‘가디언’ 지 등에 따르면 2016년 아라비아 사막에서 발견한 현생 인류의 손가락 뼈 화석이 약 8만8000년 전의 것임이 밝혀졌다. 이는 아프리카를 떠난 인류 조상이 아라비아 사막을 거쳐 유라시아로 퍼져나갔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인류학자 마이클 페트라글리아(Michael Petraglia)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아프리카에 살고 있던 현생인류의 이동시기와 이동경로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인류 조상이 해안을 따라 이동했다는 가설과 달리 내륙을 통해 남아시아 주변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또한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 나와 인근 이스라엘에 머물렀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아라비아 사막에서 발견한 현생인류의 손가락 뼈 화석. 8만5000년 전의 것임이 밝혀지면서 아프리카에 거주하던 현생인류가 아라비아 사막을 거쳐 다른 유라시아 지역으로 퍼져나간 경로가 밝혀지고 있다.  ⓒIan Cartwright

아라비아 사막에서 발견한 현생인류의 손가락 뼈 화석. 8만5000년 전의 것임이 밝혀지면서 아프리카에 거주하던 현생인류가 아라비아 사막을 거쳐 다른 유라시아 지역으로 퍼져나간 경로가 밝혀지고 있다. ⓒIan Cartwright

아라비아 사막 거쳐 이스라엘 인근에 거주

그동안 과학자들은 인류 조상의 ‘탈 아프리카’ 시기와 이동경로를 밝혀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과학자들은 인근에서 발견된 화석들을 대상을 유전자 분석을 실시했으며, 호모 사피엔스의 ‘탈 아프리카’ 시기를 약 6만 년 전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연구팀이 이스라엘에서 17만7000년 전 턱뼈 화석을 발견함으로서 인류 조상의 ‘탈 아프리카’ 시기를 훨씬 앞당겼다. 이스라엘에서 오래된 현생인류 화석이 발견됨에 따라 인류 조상의 이동에 대한 새로운 가설이 가능해졌다.

17만7000년 전에 아프리카를 벗어난 현생인류가 인근 이스라엘 지역에 정착했으나 생존하지 못했다는 것. 이후에도 계속 아프리카로부터의 이동이 이어졌고 약 6만 년 전에는 대규모 이동을 통해 중국 등 세계 전역으로 인류가 퍼져나갔다는 것.

그러나 이런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인류 조상의 이동을 확인할 수 있는 이동경로를 입증해야 했다. 옥스퍼드 대학의 고고학자 휴 그로컷(Huw Groucutt) 박사는 그동안  아프리카와 이스라엘의 중간 지점인 아라비아 사막에서 화석을 찾고 있었다.

지난 2008년 탐사를 시작한 연구팀은  2014년 사우디 아라비아의 네푸드 사막에서 한 유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유적을 ‘알 우스타(Al Wusta)’로 명명했다. 그리고 유적을 탐사하면서 이곳에 거대한 제방을 발견했다.

제방의 흔적은 그곳에 거대한 호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연구팀은 호수로 추정되는 곳의 침전물을 발굴했으며 그 안에서 수십 개의 날카로운 돌연장들과 함께 작은 뼈 화석을 발견했다.

6만 년 전에 현생인류 세계 전역으로 이동

이번 연구에 참여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생물학자 이야드 잘무트(Iyad Zalmout) 박사는 “이 뼈가 3.2cm 길이의 중간 크기 손가락 뼈였다.”고 말했다. “사람의 뼈 화석이라는 것을 확신한 후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박사는 “3D 영상분석 기기 등 첨단 장비를 통해 이 뼈를 스캔한 후 또 다른 인류조상이었던 네안데르탈인이나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아니라 지금의 인류인 조상 호모 사피엔스의 손가락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대측정은 ‘우라늄 시리즈(uranium series)’란 기술을 통해 이루어졌다. 레이저 광선을 통해 화석 뼈 안에 매우 작은 구멍을 낸 후 그 안에서 방사성 금속원소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즉 우라늄과 토륨의 비율을 분석한 후 연대를 추정해나가는 방식이다.

‘알 우스타’의 손가락뼈 화석이 약 8만8000년 전의 것이라는 사실을 기재한 연구 논문은 10일자 ‘네이처 생태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Homo sapiens in Arabia by 85,000 years ago’이다.

발굴이 이루어진 유적에서는 약 9만 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하마 뼈도 발견됐다. 그로컷 박사는 “동물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하마 유적을 현생인류 손가락뼈가 발견된 돌 연장 유적들 사이에서 함께 발견했다.”고 말했다.

하마 화석이 발견됐다는 것은 인간이 사막이 아닌 물이 있는 녹지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박사는 “이곳에 사람을 비롯해 많은 동물들이 살 수 있을 만큼 신선한 물과 함께 많은 식물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로 아프리카에 살던 인류 조상이 약 9만 년 전부터 12만 년 전 사이에 ‘탈 아프리카’를 시도했으며, 6만 년 전을 전후에서는 유사한 경로로 대규모 거주지 이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위스콘신 대학의 고생물학자 존 호크스(John Jawks) 박사는 “이 손가락뼈가 네안데르탈 인과 같은 다른 그룹들과 혼돈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확연한 차이를 증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추가 탐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독일 튀빙겐 대학의 고생물학자 카터리나 하바티(Katerina Harvati) 교수는 “인류 조상이 어떤 장소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렀는지 밝혀내기 위해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뉴욕대학의 인류학자 존 쉐(John Shea) 교수는 “국제연구팀이 무려 10년간의 탐사와 연구를 거쳐 놀라운 업적을 성취했다.”며, 고전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데 대해 놀라움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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