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6,2018

저녁 하늘의 ‘개밥바라기’ 금성

이야기가 있는 우주 인문학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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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금성 ⓒ NASA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금성 ⓒ NASA

봄이 되면서 금성이 저녁 하늘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녁 하늘에서 가장 밝고 아름답게 빛나는 별이 바로 금성입니다.

여름까지는 서쪽 하늘에서 금성의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야기가 있는 우주 인문학’ 오늘의 주제는 ‘개밥바라기’ 금성입니다.

금성은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은 아닙니다.

금성은 지구처럼 태양을 도는 작은 행성일 뿐입니다.

금성이 아무리 밝고 아름다워도

태양 같은 항성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작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우리 눈에는 항성이나 행성,

모두가 작은 점일 뿐입니다.

 

가까이 있고,

밝게 빛나는 금성을

더 아름다운 존재로 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세상에는 어떤 존재인가보다는

어떻게 보이는 존재인가가 더 중요한 때가 많습니다.

특히 직접 가볼 수 없는 우주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갈 수 없는 먼 곳에 있는 크고 멋진 별보다는

우리 곁에 있는 작고 볼품없는 행성이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아닐까요?

금성은 보이는 시기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금성이 새벽에 동쪽 하늘에 보일 때는 ‘샛별’이라고 부릅니다.

샛별은 ‘새벽을 알리는 별’, 또는 ‘새롭게 뜬 별’이라는 의미입니다.

저녁에 서쪽 하늘에 보이는 금성은 샛별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저녁 하늘에 보이는 금성은 ‘개밥바라기’입니다.

바라기는 음식을 담는 작은 사기그릇.

결국 개밥바라기는 ‘개의 밥그릇’이라는 뜻입니다..

금성과 개의 밥그릇,

과연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오래 전부터 개는 사람들을 지켜주는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특히 낮 시간 동안

논이나 밭에서 일을 하던 농민들에게

집을 지켜주는 개만큼 고마운 동료도 없었을 것입니다.

주인이 집을 비우고 일을 하는 동안 개는 홀로 집을 지켰습니다.

농사철에는

늦은 시간까지 홀로 굶으며 집을 지키는 개들이 많았습니다.

개밥바라기라는 말 속에는

해가 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밝게 빛나는 금성을 바라보며

홀로 집에서 굶고 있을 개를 생각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던 옛 조상들의 마음이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개를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것입니다.

 

요즘은 이상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늙고 병들었다고

정든 개를 버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반려견을 죽을 때까지 키우는 사람들이 겨우 12%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개는 사람을 지켜주는 고마운 동물입니다.

 

고마움에 보답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입니다.

 

저녁 하늘에 빛나는 금성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개밥바라기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 바랍니다.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다른 기사 보기
  • 저작권자 2018.03.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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