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1,2019

화산 폭발 예측하는 방법

소금 알 크기 결정체에 분화과정 기록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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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새벽 필리핀 알바이주에 있는 마욘 화산이 분화를 일으켜 용암과 화산재를 내뿜자 필리핀 정부는 화산 폭발을 우려해 현지주민 등 3만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또 이날 10시 경에는 일본 군마현에 있는 시라네산에서 화산이 분화해 인근 스키장이 피해를 입고, 사상자가 발생했다.

일본에서는 2014년 9월 후지산 다음으로 높은 온타케산이 분화를 일으켜 등산객 등 50여명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 같은 화산 피해 사례들은 화산의 분화나 폭발을 현대 과학으로도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반증해 준다.

근래에는 지진학을 이용해 화산활동 예측에 도움을 얻고 있고, 위성 자료를 통해 화산 분화나 폭발로 방출된 가스와 화산재가 바람 방향에 따라 어디로 갈지를 알려준다. 그러나 지진이나 지표 변화, 가스 검출 같은 화산 현상 관측에만 의존하는 시스템으로는 예측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탄성파 등을 포함한 첨단장비를 이용해 화산 내부의 마그마 활동 등을 예측하고 있다.

화산 번개를 동반한 인도네시아 롬복 린자니 화산 폭발 모습. 1994년. CREDIT: Wikimedia Commons / Oliver Spalt

화산 번개를 동반한 인도네시아 롬복 린자니 화산 폭발 모습. 1994년. CREDIT: Wikimedia Commons / Oliver Spalt

“이태리 에트나 화산, 10㎞ 깊이에 마그마 채워지면 2주 안에 분출”

호주와 아일랜드 연구팀은 최근 화산 깊숙한 곳에서 형성되는 소금 알 크기의 작은 결정체를 분석하면 화산 폭발을 미리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결정체들은 용암, 즉 마그마가 지하 30㎞ 깊이에서 지표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화산 내부에서 만들어진다. 분출하는 마그마를 통해 운반되며, 운반되는 동안 계속 자라기도 한다는 것. 중요한 점은 지표면으로 운반되는 도중에 구성이 변한다는 사실이다.

호주 퀸즈랜드대 테레사 유바이드(Teresa Ubide) 박사와 아일랜드 더블린의 트리니티대 벌즈 캠버(Balz Kamber) 교수는 레이저 기술을 이용해 이 결정들의 내부를 새로운 방식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이 결정들이 나무의 나이테와 비슷한 성장층 형태의 ‘기억’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각층들의 ‘역사’를 판독하면 휴화산을 포함해 더욱 효과적인 화산 위험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복합 화산(Stratovolcano)의 횡단면.  1.Large magma chamber 2.Bedrock 3.Conduit (pipe) 4.Base 5.Sill 6.Dike 7.Layers of ash  emitted by the volcano 8. Flank 9.Layers of lava emitted by the volcano 10.Throat 11.Parasitic cone 12.Lava flow 13.Vent 14.Crater 15.Ash cloud CREDIT: Wikimedia Commons / MesserWoland

복합 화산(Stratovolcano)의 횡단면. 1.Large magma chamber 2.Bedrock 3.Conduit (pipe) 4.Base 5.Sill 6.Dike 7.Layers of ash emitted by the volcano 8. Flank 9.Layers of lava emitted by the volcano 10.Throat 11.Parasitic cone 12.Lava flow 13.Vent 14.Crater 15.Ash cloud      CREDIT: Wikimedia Commons / MesserWoland

“마그마의 재충전 깊이와 주기 및 분출 효율과의 관계 설정 필요”

유바이드 박사는 “이 결정체들은 기본적으로 분출이 시작되기 직전에 그 과정을 ‘기록’한다”며, “우리는 이태리 에트나 화산에서 새로운 마그마가 지하 깊은 곳으로부터 지표 아래 10㎞ 깊이까지 도달하면 2주 안에 분화가 촉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 경우에는 마그마 재충전 깊이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급격한 분출이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징후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바이드 박사는 “다른 화산들에서는 마그마가 재충전되는 깊이와 재충전 주기 및 분출 효율과의 관계가 설정되면 재충전의 물리적 징후를 분화 폭발과 잘 연결시키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이 기존의 분화 위험 화산들에 적용되면 “활화산 100㎞ 이내에 살고 있는 전세계 10명 중 한 명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유바이드 박사의 설명. 그는 “우리 연구는 화산 분출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성배’에까지 이르지는 못 했지만 화산 분출이 일어나는 과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연구를 수행한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에트나 산에 오른 연구진.  CREDIT: Dr Teresa Ubide.

연구를 수행한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에트나 화산에 오른 연구진. CREDIT: Dr Teresa Ubide.

전세계 화산으로 확장해 정보를 마그마 운동과 결합시킬 계획

이번 연구는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 활동을 보이고 있는 이탈리아의 시실리 에트나 산에서 이루어졌다. 유바이드 박사팀은 현재 이 방법을 전세계의 다른 화산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이 정보를 마그마 운동의 지구물리학적인 징후와 결합시킬 계획이다.

화산 분화 예측은 화산마다 특성이 다른데다 급속하게 진행되기도 해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실정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아궁 화산은 전조 지진이 일어난 지 2개월 뒤인 지난해 11월에 분출이 시작됐다. 이 화산 분화로 7만 명 이상이 대패해야 했다. 화산 분화 예측을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항공 교통과 관광산업에 큰 혼란이 일어나 10만 명 이상의 여행객들이 피해를 입었다.

트리니티대 지질학 및 광물학 교수인 캠버 교수는 “이 새로운 접근법은 현재 파푸아 뉴기니의 카도바섬에서 분화 중인 화산처럼 휴화 상태에 있는 화산을 연구하는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화산들에 대한 분출 기록이 존재하지 않지만 지질학자들은 과거의 분출에서 나온 용암석을 수집해 그 결정체를 연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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