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6,2019

공룡 피 먹은 진드기 발견

9900만년 전 호박에서 화석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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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붙어 흡혈하는 곤충으로 모기, 벼룩, 이, 빈대 등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들판에 나가면 진드기를 무서워해야 한다. 특히 흡혈 진드기류는 일단 사람은 물론 소나 말, 너구리와 같은 야생동물 피부에 기생하면서 계속해서 피를 빨아먹는다.

진드기는 동물의 분류 단계 중 절지동물에 속하며, 거미강에 속한다. 더듬이 · 겹눈 · 날개 등이 없고 걷는 다리는 네 쌍이다. 간단한 구조로 된 눈이 한두 쌍 있다. 이 진드기가 살아온 역사도 매우 오래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6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발견한 호박(amber) 화석 안에서 이 진드기가 발견됐다.  분석 결과 9900만 년 전에 공룡 깃털 사이에 끼어 피를 빨아먹다가 갑자기 떨어진 나무 진으로 인해 호박 속에 갇혀버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9900만년 전 살았던 진드기가 공룡 깃털과 함께 호박(amber) 속에서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진드기가 공룡 피를 빨아먹으며 살고 있다고 호박 속에 살아있는 모습 그대로 갇혀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Nature Communications

9900만년 전 살았던 진드기가 공룡 깃털과 함께 호박(amber) 속에서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진드기가 공룡 피를 빨아먹으며 살고 있다고 호박 속에 살아있는 모습 그대로 갇혀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Nature Communications

“진드기들이 둥지 속에서 공룡 피 먹고 살았다”

공룡 피를 간직한 진드기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옥스퍼드대학 자연사박물관의 고생물학자 리카도 페레스(Ricardo Pérez)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고생물학자들의 꿈’이 이루어졌다.”며 기뻐했다.

호박(amber)은 나무에서 나오는 진의 화석을 말한다. 오래 전부터 아름다운 것은 장신구로 사용되었는데 그 안에 특히 벌레가 들어 있는 것을 값진 것으로 여겼다. 놀라운 것은 그 안에 매우 오래 전의 벌레들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무에서 나오는 진이 9900만 년 전 공룡 깃털 사이에 끼어 살았던 이 흡혈 진드기 위에 떨어졌다. 그리고 늘어난 무게로 인해 땅에 떨어져 호박이 되었고, 그 안에 공룡 피를 머금은 진드기의 모습을 보존할 수 있었다.

공룡 털을 분석한 결과 수각아목 공룡(theropod dinosaur)인 것으로 밝혀졌다. 두 발로 걸어다니는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지닌 공룡을 말하는데 티라노사우르스, 벨로시랩터와 같은 사나운 공룡도 있지만 육식 공룡으로부터 진화한 새의 조상들도 포함돼 있다.

이번에 발견된 진드기는 2마리로 시조새 깃털들과 함께 발견됐다. 또한 공룡의 피도 함께 머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진드기 몸에는 시조새 둥지 안에 살고 있었던 딱정벌레 유충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미세한 털들이 붙어 있었다.

고생물학자들은 흡혈 곤충이 공룡의 피를 머금은 채 공룡 깃털화석 등과 함께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표명하고 있다. 페레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오래 전부터 진드기기 공룡의 피를 먹고 살았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한 “새와 진드기 간의 오래된 기생관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진드기와 새 간의 기생관계가 매우 오래됐다고 주장해온 일부 과학자들이 이번 호박 속의 진드기 발견으로 인해 힘을 얻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진드기 2마리와 함께 딱정벌레 유충 털도 발견

페레스 교수 연구팀이 작성한 논문은 6일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parasitised feathered dinosaurs as revealed by Cretaceous amber assemblages’이다.

연구팀은 그동안 박물관에 기증된 호박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왔다. 호박 기증자는 미국 펜실베이니어 주에 거주하는 스콧 앤더슨(Scott Anderson) 씨다. 그는 개인적으로 호박 거래상들로부터 벌레가 들어있는 호박들을 수집해왔다.

그는 “수년 전 고고학자들과의 미팅을 통해 자신이 수집한 호박 속에 0.5mm 길이의 피로 가득 차 있는 진드기가 들어있다고 말했고, 고고학자들이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그 호박을 박물관에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앤더슨 씨는 “호박 속에 들어있는 진드기 안의 피 속에서 고대 생물의 DNA를 복구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실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증자인 앤더슨 씨는 페레즈 교수팀과 함께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진드기와 함께 발견된 작은 털들이 일부 딱정벌레 유충의 털들과 유사하다는 점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지금도 딱정벌레 유충들이 새와 포유류 서식처에 흩어져 있는 피부조각이나 깃털을 갉아먹으며 살고 있는 중이다. 오래 전부터 이런 기생관계가 시작됐음을 말해주고 있다.

연구팀은 시조새의 뻣뻣한 깃털이 포식자의 공격을 막기 위해 진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둥지 속에 떨어져 뻣뻣한 매트가 되고 그 안에 딱정벌레 유충들이 다수 기생하고 있었음을 이번 호박 연구에서 말해주고 있다.

페레스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진드기를 통해 그동안 의문에 가려져 있던 공룡 생태계 모습은 물론 진드기와 새 간의 기생관계, 딱정벌레와 새 간의 기생관계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고생물학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과정을 깊이 지켜본 로얄 서스캐처원 박물관(Royal Saskatchewan Museum)의 고생물학자 리안 멕켈라(Ryan McKellar) 박사는 “호박 속의 진드기가 발견되면서 그동안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딱정벌레 유충의 기생관계는 물론 고대 시조새 공룡들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연구결과로 인해 사실이 확인됐다.”며, 페리스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높이 평가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연구 대상이었던 진드기의 이름을 라틴어로 ‘데이노크로톤 드라쿨리(Deinocroton draculi)’라고 명명했다. 영어로 ‘드라큘라의 무서운 진드기(Dracula’s terrible tick)’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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