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09,2019

‘드론 특허’,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

로봇과 미래 기술(9) 드론 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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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나온 3D프린팅 기술이 왜 최근 몇 년새 급격히 대중화됐을까. 이유는 특허에 있다. 스트라타시스가 보유했던 압출적층방식의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특허가 2009년 만료된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기술 특허가 풀리면서 신제품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진 덕분이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100만원대 제품이 과거 수천만원하는 제품보다 성능이 더 나은 것도 있다. 하지만 뒤집어서 만약 특허가 풀리지 않았다면 특허 보유업체들은 여전히 고가의 장비를 판매하며 안정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는 말이 된다.

현재 드론 분야는 1980년대 3D프린팅 분야와 흡사하다. 안전 문제, 비행 규제 등으로 기호품 이외 상용 서비스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지만 특허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만큼은 보이지않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특허를 확보하면 이후 드론 시장에서 20년간 선점이 가능하며 불필요한 특허 분쟁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드론 서비스에 관련한 특허 출원 및 등록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사진은 매장 내 드론 이미지. ⓒ 로봇신무

드론 서비스에 관련한 글로벌 업체들의 특허 출원 및 등록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사진은 월마트 매장 내 드론 이미지. ⓒ 로봇신문

드론 기기와 기본 기능에 대한 특허는 DJI 등 상용 제작업체들이 많이 갖고 있지만 드론을 활용한 서비스 특허는 단연 아마존이 으뜸이다. 아마존은 드론을 물류와 배송의 첨단 병기로 쓸 태세인만큼 기술 개발과 특허에 집중하고 있다. 쇼핑 라이벌 월마트와 기술 기업인 IBM, 퀄컴, 구글도 드론 특허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해당 산업 분야의 신기술 확보는 물론 방어전략 차원에서도 움직인다.

낙하산 배송, 공중 물품 릴레이, 공중배송 기지국, 특수효과 드론 등등… 특허로 선보인 기술 아이디어와 시나리오는 매우 다양하다. 시장에서는 살벌한 경쟁이지만 신기하고 재미난 특허들이다. 물론 특허 출원이나 획득이 모두 제품, 서비스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드론 기술이 가져온 상상력의 확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마존이 획득한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드론 충전 특허. ⓒ 미 특허청

아마존이 획득한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드론 충전 특허. ⓒ 미 특허청

아마존의 드론 특허는 전방위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하늘, 지상, 스테이션, 모바일 등 위치를 가리지 않고 이착륙, 수리, 충전, 상품 관리 등 내용을 가리지 않는다.

아마존은 10월 자율주행자동차에서 드론을 충전하는 기술에 관한 특허를 획득했다. 2014년 출원해 3년만에 특허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현재 드론은 무게, 속도 등을 감안해 배터리 용량이 한번 충전으로 30분 정도만 가능해 원거리 배송에는 한계가 있다. 이같은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율주행자동차의 지붕에 도킹 스테이션을 부착하고 드론이 가장 가까이 있는 자동차에 착륙해서 충전을 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이다.

지난 8월에는 드론 배송시 고객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술 특허도 획득했다. 상품 도착 사실을 고객들에게 알려주거나 드론과의 충돌을 경고하는 음성 안내가 가능한 기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드론에 인공지능 음성비서 알렉사를 탑재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이 특허에서 음성과 함께 동영상도 주고받을 수 있는 내용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진다.

아마존의 음성 지원 드론 특허. ⓒ 미 특허청

아마존의 음성 지원 드론 특허. ⓒ 미 특허청

드론 배송 홍보 영상에서 종종 낙하산 택배가 등장하는데 지난 2월 이와 관련된 특허를 획득했다. 아마존은 특허 명세서에 배달지 상공의 적정한 고도로 이동하고 정확한 지점에 상품이 착지하도록 모니터링하는 방법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자석, 낙하산, 스프링코일이 드론에서 분리되면서 낙하하며 바람이 불어 포장박스가 전선, 나무 등에 걸리는 것이 우려되면 드론은 압축공기통, 보조날개 등을 가동하도록 지시한다.

이와 함께 대량의 배송 드론을 작동시키는 공중배송센터(AFC)에 대한 시나리오도 제시하고 있다. 비행 풍선 모양의 AFC는 아마존 예측에 따라 특정 품목에 대해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지역의 상공에 위치한다. 가령 큰 스포츠 경기가 있을 경우 상공의 아마존 AFC는 스포츠 팬들이 원하는 스낵과 기념품을 싣고 있다가 필요한 경우 드론을 날려 바로 충당한다.

아마존은 이외에도 해킹과 재밍으로부터 드론을 보호할 수 있는 기술, 사람의 어깨에 내려앉을 수 있는 미니 드론, 레고 장난감처럼 스스로 조립하는 드론, 날개를 접었다 펴면서 수직 비행에서 수평 비행으로 바꾸는 드론 특허도 획득했다. 특히 이 가운데 수직수평 날개 전환 드론 특허의 발명가 리스트에는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와 구르 김치 부사장도 포함돼 있어 흥미롭다.

다량의 드론이 내려앉을 수 있는 아마존의 시설 개념도 ⓒ 미 특허청

다량의 드론이 내려앉을 수 있는 아마존의 시설 개념도 ⓒ 미 특허청

아마존이 가장 최근 신청한 특허는 움직이는 ‘모바일 드론 스테이션’이다. 미 특허청이 8월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 기술은 기차, 콘테이너, 선박,트럭 VAN 등 운송 수단에서 드론의 이착륙 및 위치 추적, 드론 재충전 및 고장 수리 등 작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스테이션이다. 가장 핵심적인 업무는 드론의 유지보수로 모바일 스테이션에 설치된 로봇 팔이 모터, 전원공급기, 회로 기판 등의 부품을 교환한다.

지난 6월에는 대량의 배송용 드론이 이착륙할 수 있는 시설에 관한 특허를 신청했다. 아마존이 제출한 신청서에 따르면 수많은 배송드론이 이착륙할 수 있도록 고층 빌딩형태의 벌집 모양을 갖추고 있다. 수직적인 구조물이기 때문에 드론이 비행 도중 보행자에게 상해를 입힐 우려가 줄어든다는 것이 아마존의 설명이다.

확장팔을 통해 드론끼리 물건을 공중에서 전달할 수 있는 IBM의 특허 ⓒ 미 특허청

확장팔을 통해 드론끼리 물건을 공중에서 전달할 수 있는 IBM의 특허 ⓒ 미 특허청

IBM은 연구법인인 IBM 리서치를 통해 드론 특허 획득에 적극 나서고 있어 어떤 전략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지난 5월 IBM 리서치는 배송용 드론이 공중에서 다른 드론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기술에 관한 특허를 획득했다. 드론에는 확장용 팔이 장착돼 있어 다른 드론의 확장용 팔과 연결되면 물건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하는 일종의 릴레이 시스템이다. 공중에서 드론끼리 물건을 전달한다는 놀라운 발상으로 고객들이 자신의 드론을 날려 물건을 수령하는 내용도 포함한다. 드론에는 커뮤니케이션 장치가 내장돼 있으며 IBM 왓슨 기반의 공급망관리 시스템이나 물류 시스템, 위성 시스템, 지상관제센터 등과도 긴밀히 접속돼 있다.

드론이 비상시 이동통신망의 공중기지국 역할을 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도 IBM은 지난해 관련 특허를 획득했다. 공중 무인기지국이라는 이름의 이 특허는 드론을 상공에 띄워 통신 기지국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지상 기지국은 모바일 기기 신호 세기를 모니터링해 통신 커버리지와 신호가 부족한 지역을 파악하고 이후 제어센터는 송수신기와 중계기 등 통신장비를 탑재한 드론을 보내는 식이다.

IBM은 이외에도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돌봐주는 드론 기술 특허도 신청한 상태다. 주인이 외출했을 때 애완동물에게 음식을 주고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 장난감을 투척해 놀도록 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면 목소리로 경고음을 내기도 한다.

드론이 비상시 통신망 연결을 위한 공중 기지국이 되기도 한다. IBM이 획득한 특허 개념도. ⓒ 미 특허청

드론이 비상시 통신망 연결을 위한 공중 기지국이 되기도 한다. IBM이 획득한 특허 개념도. ⓒ 미 특허청

월마트는 매장 안에서 비행하는 드론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드론이 점포 내부의 다른 부서 간에 제품을 셔틀하는 시스템에 관한 특허이다. 이 아이디어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넓은 매장을 헤매이거나 직원들이 멀리 떨어진 창고를 다녀올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매장 내 물건이 있는 위치에서 드론을 날리면 원하는 고객이나 직원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구글은 텔레프레즌스 드론에 대한 특허를 신청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텔레프레즌스 로봇은 바퀴달린 지상 로봇 형태를 띤다. 그러나 지상 로봇은 계단을 올라가거나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 힘들다. 사무실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원격지에 있는 회사 동료와 회의를 하거나 프리젠테이션 공유가 가능하도록 이 기술을 개발했다. 드론에 적용된 프로젝션 시스템을 통해 사무실 벽이나 테이블 표면에 프로젝트 이미지를 투사할 수 있다.

퀄컴은 아마존이 획득한 특허와 유사한 특허를 출원 중이다. 드론이 자동차 지붕위에 마련된 도킹 스테이션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장애물을 피한다는 개념이다. 도킹 스테이션은 차량에 탈부착할 수도 있어 참여하는 자동차 소유주에게 비용을 지불하거나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등의 응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출원한 놀이공원 퍼포먼ㅅ를 위한 드론 특허 ⓒ 미 특허청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출원한 놀이공원 퍼포먼스를 위한 드론 특허 ⓒ 미 특허청

테마파크 기업인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놀이동산 특수효과를 위한 드론 특허를 신청했다. 유니버설이 출원한 특허는 테마파크에서 드론을 활용한 증강현실 특수효과로 유원지나 놀이동산에서 드론을 활용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목적이다. 드론 여러 대를 활용해 물, 눈, 연기, 거품, 색종이 등 특수효과에 필요한 재료를 담고 체험을 원하는 관람객들에게 이들 물질들을 방출하는 형태다.

특허 분석 매체인 IP노믹스가 발간한 ‘글로벌 드론 특허 집중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특허상표청에 등록된 드론 특허는 총 500개로 이 가운데 130건이 핵심 특허인 것으로 알려진다. 드론 핵심 특허는 드론 기능 향상 기술과 플랫폼, 드론 활용 서비스, 드론을 위한 도시 인프라/프라이버시/인증 등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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