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6,2018

포항 지진 어떻게 일어났나?

‘불의 고리’ 영향… 한반도 안전지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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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규모 5.8 경주 지진에 이어 40여 km 떨어진 포항시 북구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이 계속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16일 6시 현재 본진 이후 38차례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여진 가운데 규모 4.0 이상 5.0 미만은 1차례 발생했고 3.0 이상 4.0 미만은 두 차례, 나머지 30차례는 모두 3.0 미만인 것으로 파악되던 중 오전 9시 2분 또 다시 규모 3.8의 여진이 발생해 주민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지진 규모가 경주 지진 때보다 0.4 낮은 이번 지진 충격이 경주 지진 때보다 더 큰 것으로 느껴지고 있는 것은 지진이 발생한 진원지가 지하 9km 부근으로 경주 지진의 14~15km 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시간으로 지진 상황을 전달하고 있는 '어스퀘이크 트렉(Earthquake Track)'에서 한반도를 비롯한 환태평양지진대 '불의 고리' 영역 내 지진발생 상황을 고시하고 있다. 15일 현재 한반도의 지진발생 상황이 고시되고 있다.

실시간으로 지진 상황을 전달하고 있는 ‘어스퀘이크 트랙(arthquake Track)’에서 15일 기준 한반도를 비롯한 환태평양지진대 ‘불의 고리’ 영역 내에서 발생한 지진 상황을 고시하고 있다.   ⓒearthquaketrack.com

일본 지진 여파가 경주, 포항으로 전달    

지진 규모가 0.1 차이가 날 때마다 지진 강도는 2배 차이를 보인다.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김광희 교수는 “그러나 이번 지진이 발생한 포항시 북구 흥해읍 지역이 지진 에너지 분출이 일어난 지하 영역과 매우 가까워 경주 지진 때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진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의 원인을 놓고 정밀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나 명확한 진원지가 어디인지, 또한 이번 지진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 또 다른 지진을 몰고 올 것인지 등에 대해 명확한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15일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이 장사단층일 가능성이 있다고 중간조사 결과를 밝혔다. 이미선 지진화산센터장은 “(지진이 발생한 곳이) 포항 지진단층인 장사단층으로 추정되는데 추가 정밀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층이란 지하에서 땅이 갈라진 곳을 말한다. 장사단층은 부산서부터 포항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양산단층의 끝자락에 있는 단층을 말하는데 포항에 가까운 만큼 이번 지진의 진앙지로 보이지만 추가 정밀분석이 필요하다는 것.

부산대 김광희 교수는 “현재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이 부근의 설치한 지진계를 통해 여진을 계속 관측하고 있다”며 “수개월 간 정밀 분석을 통해 이번 지진이 어디서 발생했는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질학계에서는 경주 지진이 일어난 곳과 비슷한 위치에서 다시 큰 지진이 발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규슈 지진(규모 7.0)이 경주 지진을 불렀고, 그 여파로 다시 포항 지진이 일어나는 ‘지진 도미노 현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보면 한반도가 세계 주요 지진대·화산대 활동이 중첩된 ‘불의 고리(ring of fire)’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포항에서의 지진 발생 24시간 전까지 태평양판을 중심으로 지진이 잇따르고 있다.

한반도는 ‘불의 고리’와 연결된 지진 지역    

‘불의 고리’ 인근 아시아 지역에서만 24시간 동안 규모 4.5 이상 지진이 9차례나 발생했는데 포항 지진이 발생하기 1시간 30분 전에 인도네시아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5시간 전에 괌과 파푸어 뉴기니에서 각각 5.8과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불의 고리’는 80~90%의 지진이 발생하는 위험 지역이다. 한반도가 이 불의 고리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은 한반도가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또 다른 대형 지진이 한반도 내에서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사실은 과거 역사서에 나타나고 있다.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홍태경 교수는 “조선왕조실록에 규모 7.0 내외로 추정되는 지진이 여러 차례 일어났다”며 “한반도에서 규모 7 내외의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려사 역시 지진으로 인해 불국사와 석가탑 등이 붕괴됐다는 기록을 전하고 있다. 불국사와 같은 튼튼한 기와집 구조물이 파괴된다는 것은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홍 교수는 “한반도의 지진 환경이 과거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언제든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지진 에너지가 한반도 동남권에 누적돼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진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것은 한반도 동남권의 또 다른 지진 가능성이다. 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연구원은 “동남부는 양산단층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역으로 연약한 신생대 퇴적암층으로 이루어져 있다”며 “이 일대의 건축물이 안전한지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한반도 내 지진 발생률은 1990년대 들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1980년대 연간 20~40회 발생했던 것이 2010년대 들어 연간 60~70회로 늘어났으며 지난해 경주 지진이후 그 수가 급증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과거 일본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던 지진 에너지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은 지질학자들 역시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국천문연구원 박필호 박사는 “다만 큰 지진 에너지를 일본이 막아주고 있을 뿐이지 우리나라가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각 변동에 따라 경주, 포항 지진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한편 외신들은 이란·이라크 지진에 이어 인도네시아,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연이어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며, 포항 지진에 큰 주목을 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특히 포항 인근에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다는 소식을 전하며, 지진 관련 소식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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