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4,2019

소금이 장내 미생물에 영향 준다

소금 많이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에 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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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군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하나 둘씩 밝혀지고 있다. 장내 박테리아가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발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는가 하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최근 베를린 막스 델브뤼크 센터와 베를린대의대 샤리테(Charité) 의료원 연구진은 일반 소금이 실험용 쥐와 사람의 장내에서 특정 유산균 수를 감소시켜 자가면역질환 및 고혈압과 일부 관련이 있는 면역세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이런 증상을 보인 실험용 쥐에 유익한 활생균(probiotics)를 주입했더니 증상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15일자에 발표됐다.

연구를 이끈 막스 델브뤼크 분자의학 및 베를린의대 샤리테 의료원 산하 ‘실험 및 임상 연구센터’(ECRC) 도미니크 뮐러(Dominik Müller) 교수는 “우리는 매일 소금을 먹는데 때로는 적게 먹기도 하고 어떤 때는 너무 많이 먹기도 한다”며, “이번 연구는 이렇게 매일 먹는 소금이 장내 박테리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본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 들어있는 소금의 양은 장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Th17 면역세포(빨강) 수가 늘어나는 반면 유산균(파랑) 수는 줄어든다.  Illustration: Russ Hodge, MDC

우리가 먹는 음식에 들어있는 소금의 양은 장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Th17 면역세포(빨강) 수가 늘어나는 반면 유산균(파랑) 수는 줄어든다. Illustration: Russ Hodge, MDC

락토바실러스가 소금의 해로운 영향 상쇄

음식에 소금이 너무 많으면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고, 다발성 경화증(MS)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발병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뮐러 교수팀은 소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장내 유산균을 죽이고 혈압이 오르며, Th17 도움(helper) 세포 수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Th17 면역세포는 고혈압 및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고염 식이에 락토바실러스 활생균을 주입하자 Th17 도움 세포 수가 다시 줄어들고 혈압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활생균은 또한 실험상으로 만든 다발성 경화증의 질병 모델인 자가면역 뇌척수염의 증상을 완화시켰다.

이 같은 실험 결과에 따라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군이 질병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소금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논문 제1저자로 ‘실험 및 임상 연구센터’(ECRC) 과학자인 니콜라 빌크(Nicola Wilck) 박사는 “장내 박테리아는 서식하는 숙주 생물에 영향을 미치며, 면역 시스템도 또한 장내에서 매우 활동적”이라고 말했다.

뮐러 교수와 빌크 박사는 이번 학제간 연구를 여러 나라 연구팀과 함께 수행했다. 이 연구에는 FAU 뉘른베르크-에를랑겐의 랄프 링커 교수를 비롯해 미국 MIT, 유럽 분자생물학 실험실(EMBL),  레겐스부르크대와 벨기에 플람스 생명과학기술 연구소(VIB)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장 박테리아의 하나인 락토바실러스 무리누스(Lactobacillus murinus)를 촬영한 현미경 사진.  Credit: Lisa Maier, EMBL Heidelberg

장 박테리아의 하나인 락토바실러스 무리누스(Lactobacillus murinus)를 촬영한 현미경 사진. Credit: Lisa Maier, EMBL Heidelberg

인체 대상 시험 연구

연구팀은 쥐 대상 실험과는 별도로 12명의 건강한 남성에게 2주 동안 매일 6g의 소금을 투여한 뒤 소화관 안의 미생물군 상태를 조사했다. 또 이와 달리 평소의 식습관대로 소금 섭취량을 두 배 가량 늘려서 2주 동안 먹도록 하고 두 가지 실험을 비교해 봤다.

여기서도 락토바실러스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소금 섭취량이 2주 동안 늘어난 뒤에는 락토바실러스가 장에서 더 이상 검출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혈압이 상승하고 Th17 도움 세포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저자인 ECRC 소속 니콜라 빌크 박사. 빌크 박사팀은 대규모 인체 시험과 활생균의 치료 효과에 대해 실험할 예정이다.  Credit : Müller lab, MDC

논문 제1저자인 ECRC 소속 니콜라 빌크 박사. 빌크 박사팀은 대규모 인체 시험과 활생균의 치료 효과에 대해 실험할 예정이다. Credit : Müller lab, MDC

치료를 위한 획기적 발견

매우 다양한 질병들에서 차지하는 장내 박테리아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한 연구의 초점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유기체가 장내 미생물군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가는 상당부분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뮐러 교수는 “우리 연구는 단순히 소금에 의한 변화를 서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상호관계의 과정을 고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정확한 상호작용을 완전히 규명하지는 못 했다. 뮐러 교수는 “염분에 민감한, 중요한 다른 박테리아가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독일식의 소금에 절인 양배추나 요구르트 및 치즈와 같은 발효식품에서 발견되는 락토바실러스의 치료 효과를 실제로 확인하지는 못 했다. 신경면역학자인 랄프 링커(Ralf Linker) 교수는 “다발성 경화증은 앞으로 표준 면역요법에 개인 맞춤형 활생균을 추가해 치료할 수 있는 소금-민감형 질병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종류의 락토바실러스 활생균은 치료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빌크 박사는 이와 관련한 실험이 ECRC에서 곧 진행될 것이라며, “성별과 위약 대조군을 대규모로 늘려 인체 시험 대상자들에게 이중 맹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실험 이후에는 활생균을 이용한 치료 시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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