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8,2019

인류는 노화를 극복할 수 있나

‘2017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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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과학, 우리는 왜 늙는가?
“인류는 노화를 극복할 수 있을까?”
“건강수명이 인간수명과 같아질 수 있을까?”

노화극복과 불멸은 만병통치의 약을 만들려 했던 연금술사부터 불노장생을 꿈꿨던 진시황까지 인류가 끊임없이 추구해 왔던 비현실적인 꿈이었으나 21세기 노화는 과학적으로 밝혀내야 하는 과제가 됐다.

이를 위해 지난 30일 노벨상 수상자 5명과 전 세계적 석학들이 머리를 맞댔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스웨덴 노벨미디어가 ‘The Age to Come’을 주제로 ‘2017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을 열고, 우리가 곧 마주하게 될 고령사회를 과학과 사회문화의 측면에서 탐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고령화가 전 세계적인 이슈 중 하나며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석학들과 청중들이 함께 이런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모색하며 과학이 인류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자리로 마련했다”고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노벨 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에 노벨상 수상자와 석학들이'우리는 왜 늙는가'에 대해 패널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철 교수, 리처드 로버츠 교수, 톰 커크우드 교수, 울렌 시에라트 카롤린스카연구소 교수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노벨 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에 노벨상 수상자와 석학들이’우리는 왜 늙는가’에 대해 패널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철 교수, 리처드 로버츠 교수, 톰 커크우드 교수, 울렌 시에라트 카롤린스카연구소 교수 ⓒ 김순강 / ScienceTimes

노화란 체내 손상이 쌓여가면서 진행돼

‘인류가 왜 늙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노인학 창시자로 불리는 톰 커크우드 영국 뉴캐슬대 교수는 “인간이 살면서 체내의 세포나 조직에 여러 손상들이 가해지게 되고 그것을 복구하는 과정이 반복되는데, 그 과정 속에서 복구되지 않은 손상들이 쌓여가면서 인간의 노화가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런 노화를 방지하는 시스템이 진화론적으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 톰 커크우드 교수의 지적이다. 즉 수천 년 전에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에는 인류가 지금처럼 오래 살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이 장수할 때 필요한 내용들, 인류가 오래 살아가면서 몸을 유지하고 보수하는데 필요한 시스템이 진화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는 얘기다.

1993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리처드 로버츠 미국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지금도 진화의 기저는 계속 작동하고 있다며 “어떤 공동체에서 영양실조가 심하면 그것이 유전되기도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후천적으로 유전자에 변화를 가져 올 수도 있고, 그것이 유전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화는 질병이 아니고 자연적인 생명주기의 한 흐름이기 때문에 노화의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나이가 들어도 양질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는 장내미생물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 인체는 체내 활동을 돕는 박테리아로 가득하다”며 “파킨슨병의 원인이 위장 내 박테리아라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에 양질의 고령화를 위해서는 박테리아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노화연구 석학으로 초청된 박상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는 “노화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고령사회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노화의 현상”이라며 “노화 현상을 어떻게 해결하고 완화하느냐 하는 것이 건강수명을 기대수명만큼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젊은 세포와 늙은 세포가 반응성에 있어서 크게 차이를 보이는 만큼 노화현상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반응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최근 연구결과에 체세포 복제술에서 늙은 개체의 핵으로도 복제가 되고, 늙은 세포로도 줄기세포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찾아내 늙은 세포에도 회복시킬 능력이 있다는 것을 학계가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생애주기가 짧은 쥐와 같은 동물을 대상으로 성공한 실험들이기 때문에 이것을 인간을 대상으로 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인간이 노화를 핸드링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노화 연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철 교수와 톰 커크우드 교수가 '인류는 노화를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에 대해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박성철 교수와 톰 커크우드 교수가 ‘인류는 노화를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에 대해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노화연구, 생명연장이 아니라 건강수명을 늘려야

그러나 톰 커크우드 교수는 그에 대한 판타지를 갖지는 말아야 한다고 주의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인류가 평생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과학자들이 만들어 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죽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이란 판타지가 있어왔다”며 “이는 노화가 치매나 통증과 같은 부정적인 부분으로 결부되어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 사회와 인류는 노화 프로세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학습할 필요가 있고 노화를 바라보는 관점이 좀 더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박상철 교수도 “노화에 대한 혁신적 연구가 이뤄지면서 불멸이란 판타지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죽음을 없애는 단계까지 가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그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명 연장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노화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화연구의 미래전망에 대해 톰 커크우드 교수는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냐면 “노화란 굉장히 복잡한 프로세스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죽는 순간까지 건강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알츠하이머나 암, 골다공증과 같은 노화와 함께 진행되는 질병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새로운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성철 교수는 “인간의 노화라는 것은 생물학적인 것뿐만 아니라 환경이나 생활습관과 같은 여러 가지 사회적인 배경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생물학적 노화연구에 더해서 라이프스타일이나 사회적 환경들을 같이 개선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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