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0,2019

의사결정시 뇌에선 무슨 일이?

미·EU 21개 연구소, 공동연구팀 IBL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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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에 가면 메뉴를 보게 되고, 무엇을 먹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뇌가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된다. 마치 기계가 움직이듯이 가장 맛있는 음식을 찾아내기 위해 포괄적인 검색 활동을 하게 된다.

이처럼 사람은 크고 작은 ‘의사결정(Decision-making)’을 하면서 살아간다. 인간 삶 자체가 결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결정 과정에 사람 뇌 속에서 어떤 일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었다.

최근 뇌과학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지만 의사결정의 메커니즘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결정 과정에 대해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산발적인 연구로 이어졌고, 해답을 주기보다는 혼란만 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

뇌과학의 난제였던 '의사결정' 과정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미국과 유럽 21개 연구소가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사진은 양전자단층촬영(PET)으로 들여다본 뇌 영상.

뇌과학의 난제였던 ‘의사결정’ 과정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미국과 유럽 21개 연구소가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사진은 양전자단층촬영(PET)으로 들여다본 뇌 영상. ⓒWikipedia

자유의지의 비밀도 밝혀낼 수 있어    

19일 ‘가디언’ 지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21개 연구소는 공동 연구팀을 구성하고 뇌 속의 신경세포들(neurons)이 결정 과정에서 어떻게 정보들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 그 과정을 밝혀낼 계획이다.

공동 연구에는 UCL, 프린스턴, 스탠포드, 컬럼비아, 에꼴 노말 파리(Ecole Normale Paris), 리스본 챔팔리마우드 센터(Champalimaud Centre) 등이 참여하고 있다. 향후 더 많은 과학자들이 참여해 10~15년 간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제네바 대학의 뇌과학자 알렉산더 푸제(Alexandre Puget) 교수는 “뇌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일이 바로 결정하는 일”이라며, “공동연구를 통해 그동안 미지에 싸여 있던 이 결정 과정을 규명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뇌세포 결정과정을 밝혀질 경우, 뇌과학 전반에 획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자들은 삶의 결정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지능(intelligence), 자유의지(free will) 등에 대한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를 후원하고 있는 기관은 자폐증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사이먼 파운데이션(Simons Foundation), 생어 연구소 등을 운영하고 있는 영국 웰컴 트러스트(Wellcome Trust) 등으로 현재 14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재단에서 지원하고 있는 연구 그룹을 IBL(nternational Brain Laboratory)이라고 호칭하고 있는데 그룹 요원 중 절반은 실험을 수행하고, 또 다른 절반은 뇌가 어떤 결정과정을 수행하는지 이론모형(theoretical models)에 주력할 계획이다.

뇌과학계는 그동안 마음의 결정 과정을 밝혀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연구소 개별적으로 이 연구를 수행하기에는 힘이 부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이에 따라 IBL이란 대규모 연구그룹을 구성했으며, 그동안 유례가 없었던 대단위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인식 차원에서 결정과정 연구에 집중  

뇌과학계를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은 IBL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실험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그동안 연구소에서 불가능했던 연구를 수행하고, 인간 뇌 안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실한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콜드 스프링 하버 랩(Cold Spring Harbor Lab)의 뇌과학자 앤 처치랜드(Anne Churchland) 박사는 “그동안 뇌과학자들은 사람의 결정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서로 다른 연구 결과를 발표해왔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연구 방식 때문인데 이로 인해 뇌과학계는 서로 다른 연구 결과로 인해 큰 혼란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IBL의 공동연구 결과를 통해 뇌과학자 모두 신뢰할 수 있는 공통적인 기반을 기축하고, 또한 다양한 실험을 수행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IBL의 연구 모델은 향후 뇌과학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설치류 등을 대상으로 뇌와 관련된 실험을 실시할 경우 동물을 사육하고 테스트해나가는 과정 전반에 걸쳐 뇌과학계가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실험 방식을 정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IBL의 연구 결과는 연구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분석돼 즉시 공개될 예정이다. 이런 연구 방식은 유럽 국가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가속기연구소인 CERN(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연구 방식과 유사한 것이다.

의사 결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연구 영역이다. IBL 연구팀은 이른바 인식차원의 결정 과정에 연구 목표를 집중하고 있다.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시각과 청각 정보가 주요 연구대상이다. 이를 통해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 과정을 정밀 추적해나갈 계획이다.

쥐 실험을 통해 레고 바퀴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신경세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희미한 점을 보았을 때 뇌세포가 어떤 실수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인식 차원의 실수가 발생하는지 등 다양한 사례를 분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뇌과학자 마테오 카란디니(Matteo Carandini)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내려는 인식 차원의 결정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람들이 차 운전을 하면서 신호등의 초록 빛을 보게 되면 가고, 붉은 빛을 보면 멈추게 된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도 초록, 붉은 빛을 보게 된다. 그러나 신호등을 보듯이 반응하지 않는다. 연구팀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같은 빛을 보면서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그 메커니즘을 밝혀내자는 것이다.

현재 뇌과학 교과서에서는 이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확실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공동연구를 시작한 IBL 과학자들이 미지에 싸여 있던 이 과정에 대해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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