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6,2019

개도 자아인지 능력이 있어

거울시험 대신, 냄새시험으로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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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자기 자신을 다른 것과 구분하는 자아인지 능력이 있을까?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유인원이나 돌고래 등 일부 동물에서만 ‘자아인지’ 능력이 있음을 확인했다.  사람들은 반려동물이면서 총명하기 이를 데 없는 개는 왜 자아인지 능력이 없을까를 매우 궁금하게 생각했다.

이 같은 희망과 궁금증을 해소하기라도 하듯, 개도 자아인지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자아인지 측정을 ‘거울테스트’로 하지 않고 ‘냄새테스트’로 했다는 점이다. 개는 사람이 생각하는 만큼 시각적인 자극에 민감하지 않고 냄새에 훨씬 민감하다.

미국 버나드대학 (Barnard College) 심리학과는 개가 자기 자신을 인지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냄새시험(sniff test)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최근 비해이버럴 프로세시스(Behavioural Processes) 저널에 발표했다.

개는 냄새로 자아를 인지한다

지난해 러시아 톰스크 국립대학(Tomsk State University) 생물학연구소의 로베르토 카졸라 가티(Roberto Cazzolla Gatti) 박사는 ‘개가 자기 자신을 구별하는 자아인지 능력이 있다’는 가설을 제기했다. 이번 연구는 그 가설을 확인하는 실험이다.

당시 연구 책임자인 알렉산드라 호로비츠(Alexandra Horowitz) 박사는 연구보고서에서 “가정용 개는 사회적 인지나 메타 인지 임무는 능숙한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거울을 이용한 자기인지(MSR mirror self-recognition)는 통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진지하게 냄새를 맡는 개 ⓒ Pixabay

진지하게 냄새를 맡는 개 ⓒ Pixabay

호로비츠 박사는 카졸라 가티 박사가 2016년에 제안한 냄새를 이용한 자기인지 실험(Sniff test of self-recognition STSR)이라는 탐험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이 자기인지 냄새실험(STSR)을 활용해서 36마리의 가정용 개에 적용하고는 마침내 개도 자기인지능력이 있다고 발표한 것이다.

스니프(sniff)는 냄새를 맡을때 킁킁거리는 것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카졸라 가티 박사는 “ 개와 다른 동물들이 사람이나 다른 유인원과는 달리 시각적인 자극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거울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을 뿐, 자아인지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졸라 가티 박사는 작년 논문의 제목을 루이스 캐롤(Lewis Carroll)이 쓴 소설 ‘자아의식 : 개들이 유리너머 발견한 것’ (Self-consciousness: beyond the looking-glass and what dogs found there)이라는 소설 제목을 따라 붙였다.

거울테스트(MSR)는 사람이나 동물이 거울에서 자기 모습을 비춰보면서 자기 자신을 인지하는지 알아보는 시험이다. 보통 얼굴이나 머리 또는 신체에 붉은 점을 찍어서 표시한다.

이는 두 존재 사이에서 ‘자기’와 ‘다른 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하는데 사용된다. 개는 이 거울테스트에서 자기 자신을 인지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에비해 미국 버나드 대학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박사는 ‘자아인지 냄새실험’ 방법을 활용해서 36마리의 가정용 개를 가지고 연구를 수행, 개는 냄새로 자기를 인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화학적, 청각적 방법으로 ‘자아인지’ 실험해야

연구팀은 개에게 자기 오줌을 넣은 작은 통을 제시하고, 개가 그 냄새로 자기를 인지하는 것을 발견했다. 놀라운 것은 오줌에 다른 첨가물을 넣어서 냄새를 변형시켜도 자기 냄새를 구분했다. 다만 더 오래 동안 킁킁거렸다.

호로비츠 박사는 “이같은 행동은 개는 냄새를 가지고 자기인지를 하는 것을 암시한다”고 발표했다.

고전적인 자기인지 거울시험은 고든 갤럽주니어(Gordon Gallup Jr)가 1970년에 개발한 방법이다. 거울테스트는 동물 앞에 거울을 놓아두고, 동물이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구분하는 지를 가지고 자기인지 여부를 측정한다.

특히 냄새가 나지 않는 붉은 점을 찍어서, 그 동물이 자기 몸에 있는 점을 인식하는지를 관찰한다. 침팬지는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주면 사람처럼 자기 얼굴을 쓰다듬는 것 같은 행동을 한다.

사람방식 말고, 동물방식으로 ⓒ Pixabay

사람방식 말고, 동물방식으로 ⓒ Pixabay

동물에게 자기인지 능력이 있다면 동물은 점이 더 잘 보이도록 몸을 돌리거나 혹은 거울을 보면서 손가락으로 자기 몸에 있는 점을 쿡 찌르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한다.

이 거울테스트를 통과한 동물은 침팬지, 보노보, 오랑우탄, 돌고래, 코끼리, 인간 그리고 비둘기 등이다.

놀랍게도 고릴라는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으며 다만 코코(koko)고릴라만 이 시험을 통과했다. 과학자들은 아마도 고릴라가 눈 맞추는 행동을 공격적인 제스추어로 인식하므로, 보통 서로 얼굴보는 것을 피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인간은 1.5살이나 2살이 되기 전에는 이 실험을 실패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동물의 자아인지 능력을 실험할 때 인간의 방식으로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카졸라 가티 박사는 “우리는 두더쥐나 박쥐가 거울에서 자기 자신을 인식하리라고는 결코 기대하지 않지만, 영장류 이외의 동물에 대해서는 화학적이나 청각적인 방식을 가지고 시험한다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실험방법이 개발되면 더 많은 동물이 자기인지 능력이 있음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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