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6,2019

“침팬지 지능, 사실이 아니다?”

유인원에 대한 고전적 연구방식 전면 개편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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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년간 많은 과학자들이 침팬지 등 유인원의 지능을 정확히 측정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서섹스대 데이비드 리븐(David Leavens) 박사, 영국 포츠머스대 킴 바드(Kim Bard) 교수, 미국 조지아대 빌 홉킨스(Bill Hopkins) 교수는 최근 ‘동물인지 저널(journal Animal Cognition)’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유인원의 지능 연구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31일 ‘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보고서는 우리들이 유인원의 지능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실제 증거로 뒷받침된 것이 아니라 과학자들의 희망사항(wishful thinkng), 잘못된 연구풍토에 의한 오류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했다.

원숭이, 침팬지, 오랑우탄 등 유인원의 지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내려는 연구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객관적이지 않은 사람 우선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Wikipedia

원숭이, 침팬지, 오랑우탄 등 유인원의 지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내려는 연구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객관적이지 않은 사람 우선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Wikipedia

‘지혜로운’ 사람 우선의 편향된 연구 성행    

연구자들이 특히 주목한 것은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이다. 이란 사회적 관계 혹은 인간관계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동시에 그 관계 속에서 적절하게 대응하고 행동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원숭이 지능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다.

서섹스 대학의 데이비드 리븐 교수는 “지난 수십 년 간 과학자들이 아무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인간의 사회지능을 진화계보 상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았으며, 그로 인해 원숭이와 같은 유인원과 지능 수준을 정확히 평가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왔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가정이 잘못된 연구 결과를 양산케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숭이의 사회적 지능이 사람을 뛰어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그 원인에 대해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인간의 인지적 결함 정도로 판단해왔다”는 것.

제스처(gesture) 연구를 예로 들었다. 사회심리학자 미이드(G. Mead)에 따르면 ‘몸짓’, ‘손짓’ 등으로 표현되는 제스처는 내면적인 심리적 과정의 표현이다. 사람, 그리고 동물 사이에 사회적 관계를 성립시키는 중요한 수단이다.

리븐 교수는 “그러나 사람과 원숭이 간의 이 제스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연구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우를 범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 수준을 너무 높게 책정해놓고 단순 비교를 거듭한 결과”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이런 연구 관행을 ‘우월 콤플렉스(superiority complex)’의 결과라고 불렀다.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하기보다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면서 연구를 이끌어나가는 편향된 자세를 말한다.

연구팀은 비교심리학 연구에서 연구 결과를 왜곡시키는 이런 ‘우월 콤플렉스’는 배제돼야 한다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4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첫 번째 방안은 사람이 유인원을 직접 양육하는 ‘교차육성(cross fostering)’이다.

유인원 연령, 문화, 생애이력 등 고려해야    

인간이 유인원을 직접 양육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동안 윤리적인 문제를 불러일으켰던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을 통해 그동안 과학자들이 주장했던 것처럼 유인원들이 많은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사람을 통해 양육된 유인원들이 야생 유인원들과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이는 유인원의 언어구조의 새로운 면을 말해주는 것이다. 두 번째 해결책으로 ‘지식변형(operationalisation)’에 대한 연구 필요성을 제기했다.

어떤 사람의 지식이 언어, 제스처 등을 통해 전달되면, 상대방은 전달받은 지식을 또 다른 지식, 행위 등으로 변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리븐 박사는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이 과정을 설명해오지 못해왔다”며, 연구 필요성을 제기했다.

세 번째 해결책은 ‘트레이닝(training)’이다. 킴 바드 박사는 “만일 유인원 지능을 인간과 비교하려 한다면 인간이 자녀를 교육하듯이 유인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그 기술을 어떻게 습득해 활용하는지 실험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의 높은 지능이 자연스러운 결과이며, 훈련(training)과 경험(experience)의 결과임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평한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유인원에 대한 트레이닝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 번째 해결책으로는 샘플링(sampling) 방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사람과 유인원 지능을 비교하는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샘플링 방식이 획일화돼 있다고 말했다. 사람의 경우 서구에 살고 있는, 부유하고 민주적인 지식인이 핵심 모델이었다.

그러나 유인원에 경우는 부모를 잃은 고아로 살균 소독된 연구소에서 살고 있는 비참한 모델을 비교실험에 투입해 왔다고 말했다. 이런 불공평한 상황에서 인간과 유인원을 비교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공평한 샘플링을 촉구했다.

바드 교수는 “최근 비교심리학, 발달심리학에 있어 사회적 지능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면서 “유인원에게 어떤 언어능력이 있는지,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어떤 독특한 경험을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인지능력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인원 연구에 있어서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고답적인 방식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사람과 유인원을 비교할 때는 유인원의 나이, 살아왔던 환경, 생애 이력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방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인원이 문화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지, 사람과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한지, 사람과 유인원의 동일한 나이에서 어떤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명확한 연구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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