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1,2019

커넥티드카, 해커와의 ‘전쟁’

운전보조 기술로 인해 사망사고 급증 우려도

FacebookTwitter

하만 인터내셔널의 홍보담당인 대런 슈첵(Darrin Shewchuk)은 최근 뉴욕 맨해튼에서 기자들에게 커넥티드카에 설치할 스크린 계기판을 소개하면서 조만간 이 푸른 색 계기판이 자동차의 기술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설명했다.

커넥티드카란 자동차와 IT 기술을 융합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자동차를 말한다. 다른 차량이나 교통·통신 기반 시설 등을 무선으로 연결해 위험 경고, 실시간 내비게이션, 원격 차량 제어 및 관리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

하만의 대런 슈첵은 “이런 기능이 있는 커넥티드카가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전역에 약 2억대 이상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세계 자동차 판매시장 규모가 8500만 대인 점을 감안하면 2배가 넘는 것이다.

IT 기술을 융합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커넥티드카의 본격적인 출시를 앞두고 기술진과 해커들 간의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사진은 자동차 정보공유분석 센터(Auto-ISAC) 사이트.  ⓒAUTO ISAC

IT 기술을 융합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커넥티드카의 본격적인 출시를 앞두고 기술진과 해커들 간의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사진은 자동차 정보공유분석 센터(Auto-ISAC) 사이트. ⓒAUTO ISAC

“무선 접속하자마자 해커 활동 시작”    

하만은 카오디오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기록하던 카인포테인먼트 회사다. 2016년 11월 한국의 삼성이 80억 달러 들여 하만을 인수한 후 삼성 기술과 연계해 새로운 커넥티드카 기술을 개발 중이다.

13일 ‘가디언’ 지에 따르면 하만이 소개한 차량 내 계기판 스크린에는 차량과 전화, 그리고 ‘스마트 하우스’ 기능이 겸비돼 있다. 마치 집안 거실에 있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만의 기술개발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 푸른 색 목가적인 분위기의 계기판은 인간 지능이 있는 것처럼 신기한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 운전자가 누구인지, 운전자가 어디를 드라이브하고 있는지, 운전 그때그때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관계자들은 지금의 기술개발 추세에 비추어 마치 로봇과 같은 놀라운 기능이 커넥티드카에 추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이 놀라운 기술을 기반으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무인 자동차 개발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만병통치약 같은 기술로 인한 부작용도 예고되고 있다. 그동안 판매되고 있던 차량은 반자동제어장치(drive-by-wire) 시스템이었다. 차량 엔진, 트랜스미션, 핸들, 브레이크 등을 유선으로 연결해 내부적 신호를 주고받았다.

반면 커넥티드카 시스템은 인터넷을 외부와 연결돼 있다. 무선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만큼 외부적인 간섭이 가능하다. 이는 해커들이 무선을 주고받는 자동차 컴퓨터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탈레스 이시큐리티(Thales e-Security)의 CTO인 존 기터(Jon Geater)는 “무선을 주고받자마자 해커들의 활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킹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운전자 부주의로 사망사고 급증해 

기업들이 이런 상황을 예상 못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 자동차회사들은 자동차 정보공유분석 센터(Auto-ISAC)을 설립하고, 사이버 보안 위협 등 해결책을 모색해왔다. 이들 그룹은 미 정부, 의회와도 공동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분명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탈레스의 기터 CTO는 “어떤 해킹이 등장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GM에서는 자체적으로 해킹에 대비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외부에서 잠입할 수 없도록 구조적으로 겹겹으로 짜인 지능형 운전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13일 ‘글로브앤메일(globeandmail)’ 지에 따르면 첨단 기술로 인해 오히려 사고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회사들은 차량 운전자가 볼 수 없는 사각지대를 차량 스스로 감지할 수 있는 보조 기술을 개발해왔다.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사고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차량 스스로 안전한 운전상황을 만들어주기 때문. 문제는 이 기술로 인해 차량 운전자가 운전을 게을리 하게 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최악의 드라이버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년간 미 정부 통계에 의하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이 14% 늘어났다. 2016년 한 해 동안 4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충돌사고로 사망했다. 교통안전 당국에서 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과속, 도로혼잡 외에 운전 중 일탈행위가 지적됐다.

미 정부는 특히 최근 등장하고 있는 커넥티드카 기능들이 운전자를 안심하게 하고, 운전자로 하여금 휴대폰으로 문자를 주게 받거나, 정보를 열람하게 하면서 더 많은 충돌사고를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아드리안 런드(Adrian Lund) 소장은 “새로운 기술로 운전을 보조할 경우 운전자들이 운전에 더 작은 신경을 기울이게 되고, 결과적으로 운전을 게을리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운전자들로부터 운전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첨단 기술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이런 우려가 제기된 것은 최근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동차에 커넥티드 기술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점차 무인화 돼가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운전자들의 부주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고율 증가를 자동차 회사들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려가 제기되면서 그동안 커넥티드카 개발에 우호적이었던 워싱턴 정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동차 기술개발, 주행실험 등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 ‘Highly Automated Vehicle Testing and Deployment Act of 2017’이 의회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