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19,2019

“안면인식 기술이 세상을 지배할 것”

첨단기술 적용 놓고 기업·소비자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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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티켓을 끊는 일이다. 어떤 때는 줄에 서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해야 해서 짜증이 난다. 그러나 이 귀찮은 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전망이다. 과학자들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기발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톨 로봇 연구소(Bristol Robotics Laboratory)는 2개의 보이지 않는 근적외선을 이용해 사람의 얼굴 이미지를 놀라운 속도로 상세하게 3D 프린팅 한 다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안면인식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얼굴 위의 작은 점이나 주름까지 모두 기억한다. 누가 안경을 쓰고 있거나 플랫폼을 빨리 움직이고 있어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본다. 기차역 부근에서 그 사람이 어디 있든지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 수많은 승객의 얼굴 이미지 정보가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돼 있기 때문이다. 어떤 승객이든 한번 얼굴 이미지를 입력하게 되면 그 승객이 누구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티켓 예약 역시 얼굴이미지 확인을 통해 가능하다.

온라인 계좌를 통해 대금을 지불하고 얼굴을 확인하면 그 얼굴을 지닌 사람만 탑승이 가능하다.

3D 입체영상을 통해 사람의 언굴을 인식하는 첨단 안면인식 기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사생활 침해를 놓고 기업, 소비자 간에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google

3D 입체영상, 증강현실 등 첨단 기술을 통해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안면인식 기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놓고 기업, 소비자 간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google

3년 후에는 ‘개찰구 없는 기차역’ 실현 

이 기술을 적용할 철도회사는 영국 최대의 민영 철도회사인 RSSB(Railway Safety and Standards Board)로, 연구소에 연구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브리스톨 로봇 연구소 린든 스미스(Lyndon Smith) 교수는 “개찰구가 없는 기차역의 모습을 3년 안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SSB에서는 이 개찰구 자동화 시스템을 서둘러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이 안면인식 시스템은 기차역 외에 공항 티켓 발행, 호텔 예약, 은행 ATM(현금자동입출금기)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ATM의 경우 신용(혹은 체크) 카드와 비밀번호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다.

여권, 주민등록증 등 공적인 활용도 가능하다. 얼굴 이미지가 등록돼 있으면 세계 어디서든지 신원확인이 가능한 만큼 지금처럼 지갑 안에 자신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많은 종류의 카드를 지니고 다닐 필요가 없다.

안면인식 시스템이 유용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스미스 교수의 말대로 신분 확인이 필요한 곳에 브리스톨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3D채널의 근적외선 시스템을 설치할 경우 개개인의 신분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보안이다. 이 기술을 잘못 활용할 경우 사생활 침해는 범죄도 가능하다. 개인정보가 유출되듯이 안면인식 정보가 외부에 유출될 경우 다른 정보들처럼 수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달 영국의 게임제작업체인 블리파(Blippar)는 모바일 앱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영상으로 표현되고 있는 가상의 디지털 세계 속에 실제 얼굴 이미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첨단기술 개발에도 사생활 침해 논란 가열    

게임에 참여하려는 네티즌의 신분을 즉시 확인하기 위해서다. 블리파에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처럼 얼굴 이미지 외에 이름과 나이, 직업, 경제력, 학력과 경력, 친구 관계 등 개인 성향과 관련된 정보를 입력하기를 원하고 있다.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네티즌들은 가상현실과 실제 현실이 결합된 증강현실(AR) 세계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에 몰입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쁜 마음을 먹고 개인정보를 빼내 인터넷상에 모두 공개할 수도 있다.

이런 우려 속에서 안면인식 시스템을 적용하는 소프트웨어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이 시스템이 IT기업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신분을 확인하는데 있어 얼굴 이미지만큼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특별히 성형 수술을 하지 않는 한 얼굴의 특징을 바꾸는 일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주요 국가들은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 안면인식 기술을 다양하게 보급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미국 정부는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소비자 단체들과 함께 안면인식 시스템을 법으로 허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적절한 규제를 통해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강력히 반발한 측은 소비자 그룹이다. 이를 허용할 경우 수많은 기업들이 이 강력한 신분확인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를 통제하려 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개인생활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업들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페이스북, MS, 구글 등 주요 기업들은 첨단 안면인식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자금을 퍼붓기 시작했다. 사용자들 간의 외부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더 밀접한 연결성(connectivity)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첨단화된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은행, 전자상거래업체, 백화점 카지노와 같이 특별한 고객을 관리하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블리파처럼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스라엘의 새빗 미디어(Seabit Media)는 처치익스(Churchix)라는 색다른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대규모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의 안면을 일일이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에어본 그룹(Airborne Biometrics Group)에서는 페이스퍼스트(FaceFirst)라는 기술을 선보였다.

강력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행사장 등에 등록된 안면을 보유한 사람들만 통과시키는 접근 통제 기술이다. 경찰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해 공개 수배자 등 ‘원하는’ 안면이 나타났을 때 수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같은 첨단 기술 역시 또 다른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지타운 법학센터의 알바로 베도야(Alvaro Bedoya) 교수는 “안면인식 시스템이 익명(anonymity)이 없는 세상을 창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택시를 타면 택시 운전사가, 백화점을 가면 백화점 점원이 당신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는 사회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개인 신분이 모두 노출되는 분기점인 안면인식 시스템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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