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2,2019

해양 불법조업 모두 색출한다

CSIRO, 글로벌 해양 감시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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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산업과 달리 어업에는 불법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돼 있다. 호주 정부 통계에 따르면 세계 어업 현장에서 연간 230억 달러(한화 약 26조원) 어치의 불법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마약, 무기에 이어 세 번째 순위다.

폐해도 심각하다. 허가 없이 행해지는 조업이 세계 곳곳에서 무분별하게 성행하면서 해양 자원이 급속히 고갈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어업을 주업으로 삼는 영세 어업인, 약 1억2000만 명의 삶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과학자들이 불법 조업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리고 최근 성과를 거두고 있다. 2일 ‘허핑톤 포스트’는 호주 연방과학원(CSIRO)이 불법 조업은 물론 암거래를 소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불법조업으로 세계 해양 자원이 고갈될 위기에 처해 있는 가운데 불법 조업을 하고 있는 어선들을 정밀 추적해 감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새우를 잡고 있는 트롤어선. 기사 내용과는 관계없음. ⓒWikipedia

불법조업으로 세계 해양 자원이 고갈될 위기에 처해 있는 가운데 불법 조업을 하고 있는 어선들을 정밀 추적해 감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UN식량기구 등 관련 단체는 물론 해양국가들의 도입이 잇따라고 있다. 사진은 새우를 잡고 있는 트롤어선.  ⓒWikipedia

선박들의 수상한 움직임 모두 포착할 수 있어

대다수 어선들은 다른 선박과의 충돌 방지(anti-collision)를 위해 안전장치를 설치해놓고 있다. 이 장치들은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에 위성으로부터 정보 추적이 가능하다. 때문에 각국 기관에서는 이 신호를 감지해 불법 조업을 감시해왔다.

허가받지 않은 해역으로 이동하거나 그곳에서 행해지는 무허가 조업을 막기 위해서다. 문제는 선박으로부터 수집·분석되고 있는 정보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선박 한 대로부터 오는 정보량이 하루 평균 1테라바이트에 달한다.

세계적으로 약 10만대의 선박이 조업을 하고 있는데 이들 선박 활동을 모두 파악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분석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 분석 장치로는 그것이 불가능했고, 불법조업 어선은 늘어만 갔다.

이 문제를 CSORO에서 해결했다. CSIRO의 수석연구원인 크리스 윌콕스(Chris Wilcox) 박사연구팀은 특정 수역에서 너무 천천히 움직이거나 오래 머무르는 선박, 심지어 충돌방지 장치로부터의 신호를 꺼버리는 선박을 추적할 수 있는 알고리듬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선박 개별적으로 데이터 세팅이 가능하다. 조업관리 당국에서는 개별적인 선박 운행정보를 분석해, 특정 시간에 특정 해역에서 특정 선박이 다른 선박들과 비교해 유별난 움직임을 보인 사실을 밝혀낼 수 있다.

호주어업관리청(AFMA)과 같은 조업관리 기구에서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선박들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한 후 이들 선박이 입항할 경우 불법조업을 했는지 조사를 수행할 수 있다. 윌콕스 박사는 “이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불법조업 어선을 대부분 적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불법조업을 감시하기 위한 장치가 가동되고 있었다. 특히 구글에서는 지도제작 업체 인 스카이트루스(Skytruth), 해양보호단체 오세아나(Oceana) 등과 협력해 ‘글로벌피싱워치(Global Fishing Watch)’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UN식량기구, NOAA, 글로벌피싱워치 등 도입 예정    

인공위성이 수집한 선박 자동추적장치(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 AIS) 데이터를 분석해 세계 곳곳의 어로 현황을 표시해주는 웹사이트다. 브라우저를 통해 어선의 이름, 항로와 속도 등 구체적인 선박 이동 자료가 표시된다.

속도가 느리거나 멈춰있으면 현재 조업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분석할 수 있는 정보량이 한정돼 있어 조업 중인 약 10만 대의 어선가운데 10만대가 채 안 되는 적은 수량의 어선들만 감시할 수 있었다.

CSIRO에서 이런 약점을 보완했다. 윌콕스 박사는 “새로운 통계방식을 활용한 이 시스템을 통해 세계 전역에서 조업하고 있는 불법 어선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세세하게 모두 추적해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통상적인 방식과는 달리 이상한 방식으로 연료를 공급받고 있는 선박을 구별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이 개발될 수 있었던 것은 MS 공동창업자 폴 알렌(Paul Allen)이 미국에 설립한 벤처기업 벌컨(Vulcan)의 도움이 있었다.

이번 개발에 참여한 벌컨의 마크 파월(Mark Powell) 박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전 해역에서 조업활동을 하고 있는 어선을 정밀하게 감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해역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시스템을 움직이는 플랫폼은 3개월 후인 오는 10월 가동될 예정이다. 현재 UN 식량농업기구,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립해양대기국(NOAA), 구글이 운영하는 글로벌피싱워치 등 국제기구들이 이 시스템 도입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호주처럼 방대한 해역을 관리하고 있는 국가들 역시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호주의 경우 약 900만 평방킬로미터의 해역을 관리해왔다. 지난해 불법조업을 하고 있는 외국 선박을 20여대 적발했지만 불법조업이 더 늘어나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특별한 감시 장비가 없는 개도국, 특히 인구 수가 2만 명에 불과한 섬나라 팔라우와 같은 경우는 60만 평방킬로미터의 해역을 단 한 척의 경비정이 감시하고 있는 중이다. 취약한 감시 상황에서 해양 환경을 황폐케 하는 불법조업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일부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 온 커다란 그물을 끌고 다니는 대형 저인망 어선들이 곳곳에 출몰하면서 어족자원의 씨를 말리고 있다. 그리고 암거래를 통해 수산물을 거래하면서 세계 어업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

CSIRO의 윌콕스 박사는 “취약했던 불법조업 감시체제에 첨단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그동안 세계 각지에서 성행했던 불법조업을 규제하는 것은 물론 황폐해졌던 어족 보존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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