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19,2019

가짜뉴스가 확산되는 이유

불완전한 인지과정, 확증 편향이 주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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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라이브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인디애나 대학 컴퓨터과학자들은 그동안 스스로 메시지를 생산할 수 있는 ‘소셜 봇(social bot)’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가짜정보들을 생산·유포한 후 이런 정보들이 SNS 등을 통해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그 원인을 추적, 분석해왔다.

그리고 최종 연구 결과를 통해 진·위 식별에 한계를 보이는 사람의 불완전한 인식 능력이 가짜뉴스 범람에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터넷상에 정보가 범람하면서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생산한다는 것.

또한 이 가짜 뉴스에 또 다른 거짓말이 추가되면서 가짜 뉴스에 또 다른 가짜 뉴스가 추가되고 인터넷 상에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원인으로 사람의 불완전한 인지 과정(cognitive processes)을 지목했다.

사람의 불완전한 인지능력이 가짜 뉴스를 생한, 유포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누구나 가짜 뉴스의 생산자가 될 수 있으며,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향후 관련 법안 제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ScienceTimes

사람의 불완전한 인지능력이 가짜 뉴스를 생한, 유포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누구나 가짜 뉴스의 생산자가 될 수 있으며,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향후 관련 법안 제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vocative

주의집중력의 한계로 가짜 뉴스에 익숙해져   

가짜뉴스 확산과 관련된 이번 연구 결과는 26일(미국 현지 시간) 온라인 저널 ‘자연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r)’에 게재됐다. 그동안 가짜뉴스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가 있었지만 사람의 인지능력과 관련된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논문 공동저자인 인디애나 대학의 컴퓨터 과학자 필리포 멘체(Filippo Mencze) 교수는 “새로운 프로그램 소셜 봇을 통해 수많은 가짜 정보 사례를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사람의 불완전한 인지 능력이 가짜 뉴스 양산의 핵심 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인 것처럼 행세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의 불완전한 ‘주의집중 범위(attention span)’ 때문이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수의 글자 혹은 숫자가 제시되었을 때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글자 혹은 숫자의 수를 말한다.

뇌 활동을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지 그 집중력을 측정할 때 쓰이는 용어인데 특기할 것은 사람이 주의력을 집중하는 만큼 그 강도에 따라 주의집중 범위는 오히려 줄어드는 반비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양산하면서 또한 인터넷을 떠도는 가짜 뉴스를 가짜 뉴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사람이 지니고 있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습성도 가짜 뉴스 범람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확증 편향’이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말한다. 연구 결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믿고 있는 사실과 부합하면 가짜 뉴스라도 믿어버리고, 그렇지 않은 경우 진실한 뉴스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현재 이들 원인 외에 또 다른 심리적인 원인을 찾고 있는 중이다. 멘체 교수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사람의 불완전한 인지 과정을 보완할 경우 인터넷 문화를 파괴하는 가짜 뉴스 범람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짜뉴스 식별 프로그램 서둘러 개발해야    

인디애나 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밈(meme)이라는 개념을 활용했다. 영국의 생물학자 도킨스(Richard Dawkins)가 1976년 출간한 저서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에서 만들어 낸 개념이다.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유전자처럼 복제역할을 하는 중간 매개물이 필요한데 이 역할을 하는 정보의 단위·양식·유형·요소를 말한다. 모든 문화현상들이 밈의 범위 안에 들어가며 한 사람의 선행 혹은 악행이 여러 명에게 전달돼 영향을 미친다는 것.

연구팀은 이 개념을 활용해 ‘소셜 봇’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뉴스의 진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양질의 밈과 그렇지 못한 저질의 밈이 모두 포함돼 있는 프로그램으로 이 밈들을 통해 양산된 정보를 인터넷에 유포했다.

그리고 이들 정보들이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분석한 결과 진짜와 가짜 뉴스 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인터넷상에 유포되고 있는 수많은 정보들의 진위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채 마구 유포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연구팀은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원인을 분석했다. 그리고 사람의 진위를 식별할 수 있는 불완전한 상태에서 너무 많은 정보가 유포되면서 한계점에 도달한 사람의 인지 능력이 가짜 뉴스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멘체 교수는 가짜 뉴스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가짜 뉴스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상에 뉴스의 진위 파악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동될 경우 이로 인한 피해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았다.

현재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있는 곳으로 SNS가 지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대선 때 페이스북이 가짜뉴스 확산의 진원지로 밝혀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비난에 직면한 바 있다. 네티즌들이 허위뉴스임을 신고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세계적으로 가짜뉴스 피해가 늘어나면서 미국과 독일 등에서는 가짜뉴스 방지를 위한 법안들이 발의돼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SNS 등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법이 제정됐거나 추진되고 있다.

주별로 개별 입법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워싱턴 주는 디지털기술을 바르게 이용하자는 ‘디지털 시민의식(Digital Citizenship)’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학교 교육과정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포함하도록 하는 법안이 올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올해 9월 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는 독일은 지난 4월 연방 대연정 내각이 증오 콘텐츠나 가짜뉴스를 방치하는 소셜미디어 기업에 최고 5000만 유로(약 600억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한 법안을 의결했다.

지금까지의 법안은 가짜 뉴스의 범람을 강제적으로 차단하는 법안들이었다. 그러나 사람의 인지능력의 한계성을 지적한 인디애나 대학 연구 결과 가짜 뉴스 확산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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