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0,2019

“4차 산업혁명 개념 정립 서둘러야”

국회입법조사처, 4차혁명 위한 정책과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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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으로 명명된 이 거대한 변화를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정책과제’란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국가적으로 추진해야 할 4가지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첫 번째 과제로 4차 산업혁명의 정책적 개념을 서둘러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과 그 정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개념이 모호해 그것에 바탕을 둔 정책을 통해 국민적 이해와 지지를 얻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개념은 아직 명확한 정립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초기에는 ‘인더스트리 4.0’과 같은 제조업 혁신 과정에서 논의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산업혁명의 범위와 핵심 기술이 확대되는 추세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더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적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개념 정립과 더불어 한국적 비전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influentialsoftware.com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더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적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개념 정립과 더불어 한국적 비전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influentialsoftware.com

개념 정립해야 한국적 비전 수립할 수 있어

그러나 기본적인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표현의 타당성과 그 실제적 개념은 별도로 하더라도 관련 정책과 입법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개념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협의와 광의의 개념 구분을 제안했다.

협의의 개념은 ‘인간·만물·가상공간이 디지털로 상호 연결된 상황에서 스스로 현상을 인지·분석하고 대응하는 디지털 시스템이 초래하는 포괄적인 변화’, 광의의 개념은 협의의 개념에 ‘생명과학·우주과학·나노과학 등 과학기술의 자체적인 발전과 상호 연계를 추가하는 개념이다.

두 번째 과제로 4차 산업혁명에 걸 맞는 고유한 비전과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 자체를 정책 목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미래를 포괄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정책 비전이나 목표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대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달성하고자 하는 고유한 국가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고유한 비전 하에 정책 영역을 제조·운송·도시·생명 등 하위 분야로 체계화하고 각 분야별로 책임 있는 기관이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해 전략을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이 자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더스트리 4.0’이라는 국가 비전을 수립하고 역량을 결집했듯이 우리나라도 스마트공장, 스마트도시, 스마트헬스케어 등과 같은 독특한 전략을 수립, 추진해나갈 수 있다는 조언이다.

세 번째 과제로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술개발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은 기술이지만 한국의 기술수준이 높지 않아서 자력으로는 선진국과 경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기술인 디바이스,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수준이 선진국과 비교해 8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전의 정부주도형 추격자 전략(fast follower), 하향식(top-down) 기술개발로 자칫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기술개발 환경, 사회적 갈등조정체계 마련해야

무엇보다 민간이 자율적으로 기술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주거나 불활실성을 기회로 생각하고 도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기술혁신이 대기업보다는 창업 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대해 공정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라며 기술혁신 환경 개선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주문했다.

네 번째 과제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조정체계를 마련하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자원배분 구조를 해체하거나 재편성할 수 있어 독점적 지대를 보장받고 있거나 반사적 이익을 누리던 이해 관계자들의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량 공유서비스업체인 우버(Uber)가 한국에 진출했을 때 기존 택시 사업자들과 마찰이 일어났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앞으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등이 확산될 경우 대중의 심리적 거부감과 일자리 상실 우려 등으로 인해 다양한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보았다.

갈등 해소 차원에서 이해관계자들이 혁신의 거부점이 되지 않도록, 또한 혁신을 이유로 반대론자들이 지나친 희생을 당하게 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는 갈등 조정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의 미래가 점차 구체적이고 견고한 실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간 실생활에서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 이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기보다는 유연하게 흐름을 따라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특히 민간 기업은 이윤 극대화와 효율성 중심주의에서 한 발 양보해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미래에 투자하고 혁신과 도전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수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정부는 정책 과정을 민간에 공개하고, 정부와 민간이 자유스럽게 정보를 교환하면서 현실에 맞는 규칙을 만들고, 또한 4차 산업혁명의 과제인 혁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대한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정부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공장 등을 포괄하는 종합계획을 수차례 발표하는 등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왔다. 지난해 8월에는 ‘제 2차 과학기술전략회의’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위한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선정한 바 있다.

국회 역시 ‘디지털기반 산업 기본법안’, ‘지능정보사회 기본법안’, ‘국가정보화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제 4차 산업혁명 촉진 기본법안’을 상정하는 등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위한 입법화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미국의 ‘산업인터넷 전략’, 중국의 ‘중국제조 2025’처럼 장기간에 걸쳐 강력한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적 상황에 맞는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정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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