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3,2019

“작가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

김창규 SF작가가 상상하는 미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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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작가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우리가 추방된 세계’로 지난해 열린 ‘제3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SF(Science Fiction)작가 김창규씨는 ‘특이점’ 이후의 미래사회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그는 2015년에는 ‘뇌수’로 우수상을,  2014년엔 ‘업데이트’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창규 작가는 16일(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서울국제도서전 책 문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 작가 강연에서 SF작가로서 본 ‘특이점 이후의 미래사회와 SF’를 주제로 독자들과 만났다.

16일 김창규 작가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김은영/ ScienceTimes

16일 김창규 작가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김은영/ ScienceTimes

SF작가의 관점에서 본 ‘특이점과 미래사회’

사실 특이점은 물리학 용어지만, 여러 과학자들이 다른 영역에서 인용해 왔다. 김창규 작가가 말하는 ‘특이점(Singularity)’이란 미래학자이자 구글의 엔지니어링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 주장한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게 되는 시점’을 의미한다.

SF문학은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 소수의 마니아들이 선호하던 장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발전하고 있다. 적은 좌석이지만 시간 전 부터 사람들이 몰려 많은 사람들이 서서 작가의 말을 경청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SF문학은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 소수의 마니아들이 선호하던 장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발전하고 있다. 적은 좌석이지만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 많은 사람들이 서서 작가의 말을 경청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SF 장르는 우리에게 ‘공상과학’으로 알려져 있다. ‘공상’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자체가 실제와는 다른 환상 속의 이야기를 뜻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사람들은 SF 소설에 대해 비과학적이고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SF 작가들의 상상력은 매우 구체적으로 현실에 그대로 반영되어 왔다. SF작가 아서 C. 클라크는 통신위성과 인터넷, 우주정거장 등을 반세기 전 자신의 소설에 등장시켰는데 현실로 재현되었다.

필립 K. 딕은 1956년 발표된 자신의 소설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통해 빅데이터를 통한 범죄예측시스템, 홍채인식, 플렉시블(flexible) 투명 디스플레이 등을 상상했다. 허무맹랑한 소설 속 상상이라고 웃으며 넘어갔던 부분들이 60년이 지난 지금은 이미 실현 가능한 기술이 되었다.

김창규 작가는 가까운 미래에 신체의 일부분을 쉽게 결합하고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한 시점이 되면 인공심장을 3D프린터로 찍어서 동네 병원에서 로봇이 수술을 하고 나노로봇을 통해 미리 병을 알아내고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가능해지면 인간의 뇌도 복제할 수 있다. 인간의 뇌를 다운로드 받고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현실과 다른 세상과 접속해 살 수도 있다. 성별도, 나이도, 신체의 유무도 의미가 없게 된다.

그가 말한 뇌와 육체의 분리는 ‘사이버스페이스’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한 윌리엄 기브슨(William Gibson)가 1984년에 발표한 ‘뉴로맨서(Neuromancer)’에 잘 나타난다. 윌리엄 기브슨은 미래에 인간은 신체는 다른 곳에 두고 뇌만 사이버공간에서 독립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다.

김창규 작가는 ‘복제 인간’을 만들어 내는 미래를 상상한다. 그는 “현재 유전공학으로 사람의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것이 신의 영역이라고 금기시하고 있지만 언젠가 복제인간을 만들어낸다면 인간은 진정한 의미의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는 자유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인공지능이 나타나면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김창규 작가는 미래사회에는 인공지능 자체가 의식을 갖고 판단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과학기술 때문이다.

강인공지능을 논할 때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 영화 ‘터미네이터’이다. 인간의 지능을 초월한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과 전쟁을 벌인다는 소재는 SF작가들의 단골소재이다.

아서 C 클라크 작가는 동명의 영화를 만들기 전 소설을 완성했다. 그가 50여년전 꿈꾸었던 상상력은 현실로 실현되고 있다. ⓒhttp://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10684#79101

아서 C. 클라크 작가는 동명의 영화를 만들기 전 소설을 완성했다. 그가 50여년전 꿈꾸었던 상상의 세계는 현실로 실현되고 있다. ⓒhttp://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10684#79101

강인공지능은 자신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인간을 말살시킬지도 모른다.

현재의 과학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던 SF 작가 아서 C. 클라크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도 했다. 그가 1968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함께 작업한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2001: A Space Odyssey)’ 소설을 통해 우주선의 인공지능 ‘Hal 9000’이 사람들을 유인해 죽이려고 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하지만 진짜 인간보다 높은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이 지능이 낮은 인간을 상대로 싸울까요?”

김창규 작가는 반문했다. 그에 말의 의하면 ‘에너지 낭비’라는 것. 그는 인간 지능보다 높은 이들은 인간과 싸우기 보다 더 좋은 행성을 찾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상상을 많이 한다며 자신이 가장 많이 상상하고 좋아하는 소재라고 소개했다.

그가 전망하는 ‘특이점’은 입자수준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시점이다. 그것이 가능하게 되면 사람의 정신을 디지털화하는 기술이 구현될 것이다. 사람의 감정, 기억이 데이터화 될 수 있다는 것은 사람의 정체성도 디지털화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자기 정신은 백업해 놓고 현재의 육체는 다른 복제인간에 담을 수도 있게 되겠죠.”

진화는 생물에 적용되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특이점’이 도래한 사회는 생물학적인 진화가 의미가 없어지는 시점이다. 새 환경이 필요하면 신체 구조를 바꾸면 되니까 자연적 의미의 진화는 더 이상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진화의 끝에는 인간이 신이 되고자 욕망이 있다고 지적했다. 50년 전 SF작가의 상상력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처럼 이 후 50년 뒤 이들의 상상력이 진짜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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