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3,2019

SW 수업이 참여형 교육 이끌다

[기획] SW 최우수 선도학교를 가다 (5) 목포마리아회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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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마리아회고등학교 2학년1반 학생들 ⓒ 김지혜/ScienceTimes

목포마리아회고등학교 2학년1반 학생들 ⓒ 김지혜/ScienceTimes

“소프트웨어 수업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해결 방안을 친구들과 함께 모색하는 것이 재미있고 도움이 많이 됩니다.” 목포마리아회고등학교에서 처음 소프트웨어 수업을 들은 학생의 이야기다. 학생의 이야기 속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교실 안에서 생각을 하는 방법과 협업을 배울 수 있게 함을 느낄 수 있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강의식 수업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협업을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2018년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를 앞두고 선도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목포마리아회고등학교가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선도학교를 운영 중인 목포마리아회고등학교는 정규 수업에 68시간을 편성해, 정보사회와 정보윤리, 언플러그드, 블록형 프로그래밍, 텍스트 프로그래밍, 피지컬 프로그래밍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취재를 간 날에는 목포마리아회고에서 소프트웨어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주현웅 정보 선생님이 컴퓨터의 구성과 동작에 대해 수업했다. 7개 모둠으로 모여 앉은 학생들의 책상에는 컴퓨터 부품들이 놓여있었다. 이론으로 배우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부품들을 하나하나 알아보고 직접 조립하는 수업이다.

수업 내내 학생들은 적극적이었다. 선생님이 평소에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하자 학생들은 자신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경험했던 문제에 대해 손을 들고 발표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컴퓨터가 느려지는 문제, 메모리가 부족한 문제 등등에 대한 학생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선생님은 바로 바로 cpu와 메모리카드를 들고 문제가 무엇인지 설명해 줬고, 학생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 김지혜/ScienceTimes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 김지혜/ScienceTimes

책으로만 보고 외워야 할 컴퓨터 구성 부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조립하는 수업 시간 내내 학생들은 적극적이고 즐거워했다.

이후에 선생님이 학생들 스스로 컴퓨터를 조립해보는 미션을 주자 학생들 모두 모둠안에서 친구들과 협업하며 부품들을 연결했다.

2학년 반영진 학생은 “소프트웨어 수업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정보에 관련된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문제 해결책을 같이 모색할 수 있어 좋은 수업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수업들은 대부분 주입식 수업인데, 소프트웨어 수업만 활동적이라 색다르고 재미있다”고 수업에 대한 흥미를 나타냈다.

또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정보 분야에 대해 조사하고, 문제점을 찾고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어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주 선생님은 학생들이 즐겁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일반화 되어 있는 강의식 수업을 벗어나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는 융합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강의식 수업은 아무리 재미있는 내용이라도 학생들이 재미없게 받아 들인다”며 “선도학교 첫 학기에는 하루에 2,3시간 정도밖에 못 잘 정도로 수업 내용을 구성하는데 많은 공부를 했다. 교과서를 재구성해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스스로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게 가르칠 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직접 컴퓨터 부품을 만져보면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주현웅 선생님 ⓒ김지혜/ ScienceTimes

학생들이 직접 컴퓨터 부품을 만져보면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주현웅 선생님 ⓒ김지혜/ ScienceTimes

또 교과융합을 통한 SW교육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교과목별 학습이 이뤄지며 교과 연계의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인데, 주 선생님은 SW교육의 ‘자료수집’, ‘자료분석’, ‘자료분해’, ‘자료표현’, ‘추상화’, ‘알고리즘’ 부분에서 일반교과와 융합 학습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5개 교과와 옴니버스 형식의 융합 수업을 진행했다.

국어, 과학, 미술, 사회, 정보 등 5개 교과를 선정해 공통된 주제를 선정하고 각 과목별로 주제에 따른 단원을 고르고, 해당 단원에 성취기준을 확인하고 학습목표를 설정했다.

주제는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였고, 국어는 김유정 작가의 ‘만무방’, 사회는 일제강점기와 농촌, 미술은 일제강점기의 미술과 표현, 과학은 시대에 따른 과학기술, 정보는 자료의 수집과 표현을 단원으로 선정해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를 이해하고, 인문학적인 요소들과 결합해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융합 수업을 통해 교과별로 부분적으로 배우고 통합하는 과정을 학생들이 원활하게 이해할 수 있었고, 교과 간 융합적인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 선생님은 “교과들의 융합 과정을 통해 SW교육이 보편 교육과 필수 교육임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협업 능력과 창의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SW교육을 바탕으로 모든 교과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주입식 교육방법에서 새로운 대안의 교육 모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주 선생님은 소프트웨어 수업이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수업이라고 믿고있다.

주 선생님은 “소프트웨어 교육은 학생 역량이 아니라 선생님 역량이 중요하다”며 “소프트웨어 교육의 가장 큰 핵심은 기능적 요소를 잘 하는게 아니라 무조건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수업은 생각하게 만드는 수업이라고 말했다.

몇 년전 소프트웨어 수업을 시작한 선생님은 학생들이 생각하는 아이들로 자라나게 하기 위해 수업을 구성하고 평가하는 방식을 놓고 계속 고민해왔고,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구성하자 강의식 수업에 익숙해져있던 학생들도 점차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2학년 성명원 학생은 “평소에 컴퓨터에 관심이 없었는데, 2학년에 올라와서 처음 소프트웨어 수업을 들으면서, 재미가 생겨서 방과 후 활동도 신청해서 하고 있다”며 “방과 후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에 대한 앱을 만들고 있어 추상적인 것이 구체화되면서 꿈에 대한 생각도 확실해 지고있다”고 말했다.

또 “직접 만지면서 배우는 수업이 재미있고, 앞으로도 계속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반영진 학생, 주현웅 선생님, 성명원 학생 ⓒ 김지혜/ScienceTimes

왼쪽부터 반영진 학생, 주현웅 선생님, 성명원 학생 ⓒ 김지혜/ScienceTimes

선생님과 학생 모두를 변화시킨 소프트웨어 교육

주 선생님은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를 하기 전에는 다른 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강의식 수업을 해왔다. 그러다가 문득 교사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다. 자신의 가르침이 잘 된 가르침인지, 고민하던 차에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에 뛰어들었다. 선도학교를 하면서 교사에 대한 회의감은 사라졌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학생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매일 매일을 바쁘게 보내고 있다.

선생님 뿐 아니라 학생들도 변화하고 있다. 수업을 시작한 지 한 달 반 만에 학생들은 수업에 참여해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주 선생님은 “교사에 대한 회의감으로 고민하고 있던 차에, 선도학교를 하게 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자세와 마음이 변화하게 되었다”며 “소프트웨어 선도학교로 가장 많이 변화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라고 말했다.

또 “학생들도 수업을 시작한 지 한 달 반 만에 많이 변화했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면서 다른 수업과의 융합도 가능해, 수업 전체에 참여하는 태도가 달라지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주 선생님은 올해는 좀 더 학생들 중심으로 운영되는 수업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현재 목포마리아회고에는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와 학생 자율형 동아리(4개반)가 개설되어 ‘프로그래밍 구현’, ‘피지컬 컴퓨터’, ‘앱 제작’, ‘드론과 모델링’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토요 방과후학교(SW심화 학습반)를 운영해 SW심화 학습반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러한 동아리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올해에는 현재 학생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동아리를 멘토-멘티제로 운영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재능기부를 통해 동아리 활동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또 협업 중심 수업 모델을 만들어 팀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협업 및 자기주도 학습, 문제 해결력 수업 모델을 제시하고 학생들이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자료수집 능력, 분석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소프트웨어 교육은 학생 중심의 교육 과정을 통해 오랜 시간 동안 타인의 교수 학습에 의해 생각이 닫혀 있었던 학생들에게 변화의 길을 열어주게 될 것이다. 자율적인 학습이 어려웠던 학생들의 생각을 깨트리고, 자신이 원하는 분야가 무엇인 지 생각할 수 있게 하며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 줄 소프트웨어 교육이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날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창의력을 길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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