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5,2019

미세먼지로 345만 명 조기 사망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 피해 매우 심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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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등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공기 중에 대량 존재하는 것을 공기 오염(air pollution)이라고 한다. 공기 오염의 피해는 심각하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오염 물질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 오염원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사람들의 건강을 해친다.

최근 이를 입증할 논문이 발표돼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30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베이징에 있는 칭화대학교의 대기과학자인 장즈 치앙(Zhang Zhi-Qiang)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간 345만여 명이 공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 동안 공장, 자동차 등으로 인해 공기가 오염된다는 보고서는 자주 발표돼 왔다. 공기 오염원으로 인한 조기사망 원인을 이처럼 상세하게 분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초미세물질이 국경을 넘나들면서 연간 345만 명이 호흡기 질환, 심혈관계 질병 등으로 조기사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 Wikipedia

초미세물질이 국경을 넘나들면서 연간 345만 명이 호흡기 질환, 심혈관계 질병 등으로 조기사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 Wikipedia

산업화로 공기오염 상황 더 악화돼  

한국을 비롯 아시아 지역의 공기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논문은 공기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인용, 서울과 중국 베이징, 인도 델리가 공기 오염이 가장 심한 3대 도시라고 보도했다.

한국의 경우 올해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수준인 85차례였다고 전했다. OECD는 대기 오염이 그대로 지속될 경우 오는 2060년까지 한국인 900만 명이 조기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칭화대 연구팀의 공기오염에 대한 논문은 심각한 피해를 예고하고 있는 OECD 보고서를 뒷받침하고 있다. 장즈 치앙 교수팀은 그동안 심각해지고 있는 공기오염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기 위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왔다. 그리고 지난해 독특한 자료를 발견했다. 2007년 세계 13개 지역에서 수집한 오염물질 배출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연구팀은 특히 ‘PM2.5’라 불리는 물질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였다. ‘초미세먼지’라고 번역되는 이 물질은 입자의 크기가 2.5μm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아황산가스, 질소 산화물, 납, 오존, 일산화탄소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미세입자에 대한 세부적인 배출 기준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0여년이 지난 2015년 1월에 연평균 25μg/m3, 24시간 평균 50μg/m3의 기준을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공기오염 피해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공기오염은 심각한 상황이다. 칭화대 연구팀은 그 실태를 추적했고, 공기오염 물질이 사람의 허파 등 호흡기관 깊숙이 머무르면서 호흡기, 혹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런 질병들은 사람이 조기 사망하게 되는 원인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심각한 질병들이다. 연구팀은 이런 질병들이 생산과 소비, 농업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로 인해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공기오염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2007년 한 해 동안 초미세먼지로 인해 345만 명이 사망했다는 수치를 뽑아냈다. 이 중 73%인 252만 명의 죽음은 제조업과 농업, 그리고 무역거래로 인한 것으로, 나머지는 바람에 날리는 미세먼지, 화재, 산불 등에 의한 것으로 집계했다.

수출과 함께 오염물질도 함께 이동   

연구팀은 조기 사망한 사람들 가운데 12%인 41만1100명이 국경을 넘어온 공기오염 물질로 인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또 조기사망한 사람들 가운데 22%인 76만2000명이 무역거래로 국경을 넘어온 상품과 서비스로 인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결과적으로 무역 거래를 하고 있는 국가들 사이에 오염물질 이동이 가중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하고 있는 국가에서 이를 수입하고 있는 국가로 오염물질이 이동하고 있으며,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고 있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특히 중국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가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7년 한 해 동안 유럽과 미국의 3100명을 포함, 다른 나라에서 6만4800명이 조기 사망했다는 것.

특히 인근에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목했다. 3만900명이 조기 사망했다며 공기를 타고 국경을 넘어간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즈 치앙 교수는 “국제 경제구조 안의 공기오염 문제를 지목하기 위해 이 논문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나라에서도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해 공기오염 억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특히 새로 출현하고 있는 개도국들이 공기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오염물질 배출을 강력히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논문은 29일자 ‘네이처’ 지에 게재됐다.

논문이 발표되면서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의 다니엘 모란(Daniel Moran) 교수는 이 논문이 “국가 간의 생산공급 과정(supply chain)이 사람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규명한 최초의 자료”라며 놀라움을 표명했다.

호주 과학산업 연구기구(CSIRO)의 조셉 카나델(Josep Canadell) 박사는 이 논문이 “국제 거래로 인해 공기오염이 발생하고 있으며, 또한 오염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조기 사망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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