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1,2019

수컷 없이 새끼낳은 표범상어

유성생식에서 무성생식으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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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퀸즈랜드의 한 표범상어(leopard shark)가 생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수족관에서 편안하고 안락하게 수 년 동안 수컷과 함께 새끼를 잘 낳던 암컷 상어 레오니(Leonie)는 수년전 홀로 남게 됐다.

번식력이 너무 좋아 새끼를 많이 낳자, 수족관측은 관리하기가 힘들다며 수컷을 다른 수조로 보낸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수컷 없이 암컷 레오니가 덜컥 새끼를 낳아버린 것이다. 말하자면 ‘유성생식’ 하던 상어가 갑자기 ‘무성생식’으로 변신했는데, 상어가 이렇게 변화한 것을 관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월 암컷 레오니는 호주 퀸즈랜드 타운즈빌(Townsville)의 리프 HQ (Reef) 수족관에서 클레오, 제미니, CC 등 3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그런데 암컷 레오니는 2012년 이후로 한번도 수컷과 함께 있었던 적이 없는 홀몸상태였다.

호주 퀸즈랜드 수족관에서 관찰

레오니는 원래 짝인 레오(Leo)와 함께 20여 마리를 생산한 정상적인 상어였으나, 레오는 다른 수족관으로 옮겨진 상태였다. 이 시기동안 레오니가 있었던 수조에는 어떤 수컷도 들어가지 않았다.

수컷없이 새끼를 낳은 레오니 ⓒ Tourism and Events Queensland

수컷없이 새끼를 낳은 레오니 ⓒ Tourism and Events Queensland

수족관 생물학자들은 레오니가 수컷의 정자를 몸속에 품고 있다가 뒤늦게 수정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상어의 경우 암컷 상어는 최장 4년 동안 수컷에게 받은 정자를 몸 속에 간직한다. 그러나 새끼의 유전자와 암컷의 유전자를 분석해보니, 새끼는 오직 레오니에서 온 세포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수컷없이 새끼를 낳은 셈이다.

보통 생식은 암컷과 수컷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어떤 종들은 수컷없이 새끼를 낳는 단위생식(parthenogenesis)으로 번식하기도 한다. 단위생식은 식물이나 무척추동물에서 주로 벌어지는 번식방법이다. 가끔 척추동물에서도 나타나기도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상어가 수컷 없이 암컷 혼자 무성생식하는 것이 전혀 없는 일은 아니다. 레오니의 새끼인 암컷 롤리(Lolly)는 수컷없이 새끼를 낳았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수컷과 교미를 해서 수정한 경험이 없는 숫 암컷의 경우에만 일어난다.

그러나 레오니의 경우 특이한 것은 수컷이 있는 상태에서 유성생식을 하다가, 수컷 없이 혼자서 번식하는 무성생식으로 전환했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관찰은 과학저널 ‘사이언틱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척추동물 중에서 이번에 레오니처럼 무성생식으로 새끼를 낳다가, 유성생식으로 변화한 것은 이번이 겨우 세 번째에 불과하다. 매가오리(eagle ray)와 보아뱀(boa constrictor)이 이같이 변신한 것이 관찰됐다.

야생상태에서도 변신하는지 궁금증 커 져

매가오리와 보아뱀이 유성생식에서 무성생식으로 변신한 데는 공통점이 있었다. 자연상태가 아니라 생포된 뒤에 이런 변화가 생겼다.  그러므로 과학자들은 이번에 암컷 상어 레오니가 무성생식으로 변신한 것은, 인간에 의해 인공적으로 격리된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레오니가 무성생식으로 낳은 새끼들 ⓒ Tourism and Events Queensland

레오니가 무성생식으로 낳은 새끼들 ⓒ Tourism and Events Queensland

이번 연구를 수행한 퀸즈랜드 대학 생물의학 연구원인 크리스틴 더드전(Christine Dudgeon)은 “레오니는 짝이 없어졌다는 자신의 변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유성생식에서 무성생식으로 변신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야생상태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발생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앞으로의 연구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것은 또 있다. 무성생식으로 태어난 세 마리의 표범 상어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암컷 유전자만 가지고 태어난 새끼들이 과연 성장해서 수컷을 만났을 때 정상적으로 짝을 지어 새끼를 낳을 수 있을지, 혹은 성장하면서 다른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을지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생물이 온갖 역경을 물리치고 생식하고 번성하기 위한 방법은 정말 눈물겹기 이를데 없다.

암컷 상어 레오니는 1999년에 야생상태에서 잡혀 리프HQ 수족관으로 들어왔으며, 2006년 수컷 레오를 처음 만났다. 레오니는 2008년부터 알을 낳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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