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0,2019

고객은 ‘욕망’과 ‘인간다움’을 산다

전통기업의 디지털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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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여년동안 사람들은 사진은 인화지로 현상해 사진첩에 보관하는 방법 외에는 사진을 남기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필름’으로 사진을 남기던 시대 ‘코닥(Kodak)’은 사진의 대명사로 통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130년 역사를 가진 기업을 몰락하게 만들었다. 코닥 필름은 지난 2012년 법정관리(파산보호신청)를 신청했다.

130년 역사를 가진 코닥은 디지털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변화의 패러다임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 Wikimedia Commons

130년 역사를 가진 코닥은 디지털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변화의 패러다임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 Wikimedia Commons

전통기업들의 몰락, 디지털 시대 생존전략

코닥의 실패는 기존 전통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닥은 단순히 디지털 기술을 등한시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디지털카메라를 만들었고 수많은 디지털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패러다임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했던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요소였다.

코닥만이 아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수많은 전통기업들이 디지털 혁명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도태되거나 사라져야 했다. 전통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도태되지 않으려면 어떤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할까.

김성희 교수는 전통기업들이 변신해야한다고 생존할 수 있다고 조언하며 기술 보다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 김은영/ScienceTimes

김성희 교수는 전통기업들이 변신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조언하며 기술에 소비자들의 욕망을 더해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 김은영/ScienceTimes

김성희 카이스트 교수는 ‘올바른 디지털 패러다임과 기술에 대한 제대로 된 융합 정책’을 전통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전략으로 꼽았다.

김성희 교수는 29일(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주최로 열린 ‘전통산업과 SW네트워킹데이’ 컨퍼런스에서 이와 같이 밝히고 디지털 시대를 대응하기 위한 전통기업들의 비지니스 기회에 대해 논했다.

김 교수는 전통기업이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기 힘든 요인 중 가장 큰 요소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변화된 디지털 환경을 꼽았다. 전통기업은 그동안 효율에만 초점이 맞쳐있었다. 원료를 어떻게 줄일까 임금을 어떻게 줄일까 등 대량생산 시대에 꼭 필요했던 최적의 가치가 효율성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혁명 시대에 이러한 방식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김성희 교수는 심지어 ‘위험한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와비 파커(Warby Parker)는 안경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매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깼다. 고객에게 온라인에서 직접 5개의 안경을 고르게 하고 무료 체험할 수 있도록 택배로 보내줬다. 온라인 판매로 매장 임대료가 필요없어지니 파격적인 가격도 가능했다. 2015년 와비 파커는 애플을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1위로 선정되었다.

“효율만 생각하면 고객이 도망가게 된다. 과거 대량생산시스템 하에서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단품종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갔다. 소비자들은 이제 ‘나’만을 봐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완벽한 스파게티 소스의 맛을 만들어달라

소비자들의 개별적인 욕망을 제대로 알아준 사람은 정신물리학계의 대가 하워드 모스코비츠이다. 그는 모스코비츠제이콥사(Moskowitz Jacobs Inc.)의 회장이자 최고 경영자로, 실험심리학자인 동시에 시장조사기술 분야의 창시자이다.

1980년 캠벨사는 완벽한 스파게티 소스를 찾기 위해 모스코비츠를 찾는다. 모스코비츠는 전문가들이 원하는 맛의 포인트를 찾는 대신 45개의 소스 시제품을 만들어 직접 소비자들을 만나 실험을 강행했다. 소비자들은 직접 맛을 보고 개인 취향에 맞게 소스를 골랐다. 이는 소비자들이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미지의 영역의 맛을 선호한다는 결과로 이어졌다. ‘프레고’는 그렇게 탄생했다.

스파게티 소스의 스테디셀러 '프레고'는 소비자들의 개별 취향을 직접 터치해 히트 친 역작이다.

스파게티 소스의 스테디셀러 ‘프레고’는 소비자들의 개별 취향을 직접 터치해 히트 친 역작이다. ⓒ prego

김성희 교수는 미국의 심리학자 마슬로우 교수의 ‘욕구의 제 1단계’로 설명했다. 자아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가장 인간에게 큰 욕망인 것 처럼 성공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 본연의 욕구를 알아내야 한다. 김 교수는 이를 ‘뷰티(Beauty)’라는 용어로 정의했다.

혹자는 ‘감성’이라고 말하지만 ‘감성’이라는 말보다는 ‘뷰티’라고 말할 수 있다. 시장에 완벽한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 냈는데 반응이 없다. 열광이 없다. 왜 그럴까? 사람들의 아픔을 읽어내는 공감이 제품과 서비스에 투영되어야 한다. 공감이 없으면 그저 그건 하나의 ‘what’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기술이 아니라 욕망을, 물건이 아니라 인간다움을 산다

이제는 ICT 기술과 서비스는 밑바탕이 되고 그 위에 무언가를 더 씌워 플러스 요인을 발생시킬 때이다. 기술의 진보는 고객의 모든 행동 경로를 축적시켰다. 모든 곳에 로데이터(raw data)가 있다. 김 교수는 바로 이 로데이터가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봤다.

예를 들면 고급 레스토랑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단골 고객이 어떤 경로로 레스토랑에 왔고 어떤 상태인지 로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다. 가령 고객이 5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힘들게 와야 한다면 공항에서 기다렸다가 바로 스테이크를 대접한다. 김 교수는 전통기업이 바로 그런 수준까지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전통기업이 디지털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 기존의 전통적인 서비스와 물건을 무조건 버리고 혁신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었다. 기존이 제품의 매력을 충분히 살리면서 기존 관념을 버리고 모든 역량을 고객에게 맞추는 프로세스를 정립해가는 것이 바로 전통기업이 새로운 소프트웨어 시대에 앞서나갈 수 있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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