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2,2019

눈 없는 동물이 빛은 감지한다

선충, ‘미각 수용기’로 빛을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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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없는데 빛을 감지한다. 자연의 신비한 모습이 여럿이지만, 이번에는 눈이 없이도 빛을 감지하는 동물의 빛 감지 방법이 연구결과 드러났다.

눈이 없이도 빛을 감지하는 동물은 이미 알려진 대로 선충(nematodes)이다. 미국 미시건 대학의 션 수(Shawn Xu)박사팀은 한 발 더 나아가 선충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광수용기(光受容器 photoreceptor)를 발견하고 최근 국제적인 과학저널인 셀(Cell)에 게재했다.

LITE-1 광수용기를 가진 선충 ⓒ 유튜브 사진 캡처

LITE-1 광수용기를 가진 선충 ⓒ 유튜브 사진 캡처

사람을 비롯해서 동물이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기(光受容器 photoreceptor)는 지금까지 단 2개만 알려졌다. 하나는 옵신이고 또 하나는 크립토크롬이다.

그런데 션 수 박사팀은 이번에 동물의 세 번째 광수용기를 발견하고 LITE-1로 이름을 붙였다. 이 광수용기는 사람의 눈보다 50배 이상 효과적으로 빛을 감지하는 것으로 연구됨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될 전망이다.

미시건 대학 연구팀, 광수용기 LITE-1 발견    

그런데 LITE-1은 무척추동물이 맛을 느끼는 미각감각기(味覺受容器 taste receptor) 과(科 family) 중에서 발견됐다. 눈이 없는 선충은 결국 맛을 느끼는 미각감각기를 통해서 빛을 감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빛을 맛처럼 느끼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생기는 것이다.

가느다란 줄 같이 생긴 선충(線蟲)은 선형동물에 속하는 원형 형태의 작은 동물로 체절이 없고 크기는 1mm 정도이다. 선충의 대부분은 자웅이체이며 현재 알려진 선충의 종류는 약 3만 종류이다. 동식물에 기생하거나, 소생물을 먹고 살고, 혹은 토양에서 미생물을 먹고 살기도 한다.

수 박사는 “우리는 단순히 새로운 광수용기를 발견한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형태의 광수용기를 유전적으로 조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수 연구팀은 이미 2008년에 선충이 눈은 없으면서도 빛을 감지해서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에 추가로 선충이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기인 LITE-1을 갖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선충의 광수용기는 더구나 빛을 직접적으로 흡수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존의 광수용기는 빛을 직접 흡수하지 않고 중간자 역할을 할 뿐이다.

LITE-1은 특이하게도 자외선 A(UV-A)와 자외선 B(UV-B)를 흡수하는데 기존에 알려진 동물의 두 가지 광수용기인 옵신과 크립토크롬에 비해 10배에서 100배 효과적이다.

새로 발견한 수용기의 유전정보는 기존에 알려진 식물이나 동물 및 미생물에서 발견된 광수용기와도 매우 다르다. 이 때문에 수 박사는 이번 발견이 ‘새로운 문’을 열었다고 설명하고 매우 다양한 분야로 응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인체에 해로운 광선을 흡수하는 태양차단 스크린을 제작하거나, 인체를 보호하는 크림을 제작하는데 응용될 수 있다.

세 번째 동물 광수용기, 적용 범위 넓어    

지금까지 알려진 동물의 광수용기는 두 가지 요소로 되어 있다. 하나는 기본적인 단백질이고 또 하나는 빛을 흡수하는 발색단이다. 사람의 경우 단백질의 역할을 하는 것은 로돕신이고, 레티놀이나 비타민 A가 발색단의 역할을 한다. 이 두 가지 요소를 따로 떼어놓아도 발색단은 색을 분간하는 기능을 어느 정도 발휘한다.

션 수 교수 ⓒ 미시건 대학

션 수 교수 ⓒ 미시건 대학

사람의 경우 비타민 A가 빛을 흡수하면 그 결과로 특정한 화합물을 발생한다. 그러면 로돕신이 이 화합물을 감지하는 것이 인간이 빛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그러나 새로 발견한 LITE-1 광수용기는 방식이 다르다. 광수용기에서 두 요소를 분리하거나 변성시키면 빛을 흡수하는 작용은 완전히 중단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광수용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빛에 매우 민감한 새로운 형태의 세포를 합성하는 연구의 시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연구팀은 GUR-3 단백질에 트립토판 잔기(residues)를 더하는 수정작업을 벌이자, 자외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팀은 미국과 중국의 협력에 의해 이뤄졌다. 중국자연과학재단, 중국 교육부도 연구비를 지원했다. 연구원도 미시건 대학은 물론, 중국 허베이 성 우한의 화중과학기술대학(華中科技大學)에서 여러 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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