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9

앞 트럭 운전하면 뒷 차는 따라간다

트럭플랫툰 실용화 눈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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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운전하지 않고도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자동차 연구가 한참이지만, 한쪽에서는 사람의 운전능력을 극대화하는 ‘트럭 플래툰’(truck platooning) 연구도 활발하다. ‘트럭 플래툰’은 맨 앞에서 움직이는 트럭만 사람이 운전하고 뒤를 따르는 트럭은 앞차와 무선으로 연결돼 운전자 없이 움직이는 새로운 개념의 운전방법이다.

앞차에만 운전자가 운전한다. ⓒ European Truck Platooning

앞차에만 운전자가 운전한다. ⓒ European Truck Platooning

유럽에서는 실제 도로에서 시험주행에 성공했으며, 미군도 여러 대의 차량을 한데 묶어 운전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전쟁터에서 이같은 방식은 인명보호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2004년 이라크 전쟁이 한참일 때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이색적인 챌린지를 공모한 적이 있다. 150마일에 이르는 모하비 사막을 ‘운전자 없이 통과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드는 로봇제작 팀에게 1백만 달러의 상금을 걸었다.

그러나 아무도 모하비 사막을 횡단하는 로봇을 만들지 못했다.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팀은 겨우 7마일이었다. 이듬해 열린 대회에서는 무려 5개 팀이 모하비 사막을 횡단하는 기계를 만들었다. 이같은 챌린지는 자율자동차 연구에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현재 미군은 운전자가 전혀 운전을 하지 않는 ‘완전 자율자동차’ 대신, 여러 대의 차량을 한 대가 움직이는 방식으로 연구방향을 바꿨다. 미군은 텍사스 주 포트 블리스(Fort Bliss) 기지에서 완전 자율트럭 대신 ‘리더’ 트럭에만 사람이 운전하고, 나머지 7대 트럭은 운전사 없이 따르는 군용 트럭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미국 과학잡지인 파퓰러 사이언스가 보도했다.

군용 차량에 적용하면 인명피해 줄여

8대의 군용 트럭을 하나로 묶어, 맨 앞 차량에만 2명이 탑승하고 나머지 7대는 운전자 없이 뒤따라 간다. 아니면, 운전자들이 교대로 운전을 하도록 하고, 운전하지 않는 병사들은 엄호를 하거나 적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등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다. 이같은 리더-팔로워 트럭은 병사들의 피로를 덜어주고, 안전을 높여주며 인명피해를 줄여주는 효과를 낸다.

민간 부문에서도 유사한 연구가 활발하다. 도로가 복잡하고 화물수송이 많은 유럽연합은 네덜란드가 중심이 돼서 트럭 플래툰 챌린지(TPC Truck Platooning Challenge)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계획에는 다이믈러 트럭, DAF트럭, 만, 스카니아, 볼보, 이베코 등 유럽의 쟁쟁한 6개 트럭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것 역시 맨 앞의 트럭에만 사람이 운전하고 뒤따르는 트럭은 운전사 없이 앞차가 무선으로 운전하는 방식이다.

유럽의 TPC는 이미 상당히 연구가 진행돼 지난 4월에는 실제 도로에서 시험주행도 성공했다. 스웨덴, 독일, 벨기에에서 2~3대가 한 조를 이뤄 출발한 6개조의 트럭들은 수 백 킬로를 달려 모두 무사히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도착했다.

지난 4월 진행된 트럭 플래툰 시험노선 ⓒ European Truck Platooning

지난 4월 진행된 트럭 플래툰 시험노선 ⓒ European Truck Platooning

이 같은 TPC 방식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차를 몰고 앞차를 뒤쫓아가는 운전을 해 본 사람이면, 이것이 얼마나 피곤한 운전인지 잘 알 것이다. 사람에겐 힘 든 앞 차 따라가기가 기계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앞 뒤 차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일정한 간격으로 움직이면 매우 경제적이고 안전하다.

물론 두 차 사이에 다른 차량이 끼어들어도 된다. 트럭이 여러 대가 움직이는데 트럭 사이의 간격이 일정하면, 연료가 절약되고 교통흐름의 방해가 적어지며 적은 인원으로 많은 물건을 수송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트럭 플래툰이 연료를 10% 정도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며, 교통 흐름을 좋게 한다고 밝혔다. 물론 대부분의 교통사고가 운전자의 피로나 운전 부주의 과속 등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트럭 플래툰 방식으로 화물을 운송하면 교통사고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적은 인력으로 훨씬 많은 화물을 운송하니 생산성이 엄청나게 높아질 것이다.

네덜란드  ”2020년 화물수송에 활용”

네덜란드가 중심이 되고 유럽연합이 함께 하는 트럭 플래툰은 지난 10월 초 열린 ITS총회에서 금상을 수상해서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유니레버, 점보 등 기업에서도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화물수송에 트럭 플래툰의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

10월 26일에는 유럽연합 트럭 플래툰 책임자인 얀 헨드릭 드론커스( Jan-Hendrik Dronkers)가 민간 업체 관계자와 트럭 플래툰 사용에 대한 의향서를 체결했다. 트럭 플래툰은 내년에도 실제 도로에서 화물을 싣고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프실제 실험을 벌이기로 했다. 네덜란드는 2020년까지 실제로 이 시스템을 화물에 사용할 계획이다.

트럭 플래툰은 앞의 차량과 뒤 따르는 차량이 와이파이로 연결된다. 특히 브레이크는 동시에 작용하도록 했다. 유럽 연합은 이 기술이 유럽의 앞선 화물수송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서로 다른 회사에서 만든 차량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려면 다양한 부품과 기술의 표준화를 이룩해야 한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자동차 개발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것에 비춰볼 때 트럭 플래툰 역시 멀지 않은 장래에 여러 나라의 도로에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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