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1,2019

“인공지능 발전해도 판사는 존재”

‘사법의 미래’ 대법원 국제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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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사이트에서 쇼핑하듯, 변호사는 법원 웹사이트에 클릭해서 소송을 제기하고 비용을 낸다. 배심원들은 원격 영상으로 판결을 내린다.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법원의 모습이 먼 이야기가 아니다.

18일 대법원에서 ‘4차 산업혁명의 도전과 응전, 사법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법률심포지엄에서 발표자들은 법정의 변화를 실감나게 발표했다.

이혼소송으로 붐비는 네덜란드 온라인 소송

네덜란드에서는 이미 변호사가 법원에 가지 않고 웹사이트에서 소송하는 온라인 소송이 적용됐다. 헤이그 법률혁신연구소 진호 베르돈스코트(JIn Ho Verdonschot) 본부장은 “가장 많이 이용되는 분야는 바로 이혼소송”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민사소송 온라인 시스템을 설명하는 도리 레일링 시니어 판사 ⓒ 심재율 / ScienceTimes

네덜란드의 민사소송 온라인 시스템을 설명하는 도리 레일링 시니어 판사 ⓒ 심재율 / ScienceTimes

갈라서는 두 남녀가 마주치기 싫은 현상을 반영하듯 벌서 4000쌍이 온라인 소송제도를 이용해서 이혼했다.

웹 사이트에는 이혼소송의 5개 단계가 한 눈에 잘 들어온다. 소송 당사자는 실제 이해관계를 토대로 각 구성원이 궁금해 하는 내용들을 입력하도록 했다.

레시트바이저(Rechtwijzer)라는 이 프로그램은 자녀 양육, 주택의 분할, 재산분할, 양육 수당 등을 나눠서 동그라미로 표시했다. 레시트바이저 사이트를 이용하면 이혼판결이 나기까지 3개월 정도 걸릴 정도로 빠르다.

개인의 악성채무 해결,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갈등 등도 온라인 소송의 주요 항목이다.

도리 레일링(Dory Reiling) 암스테르담 법원 시니어 판사는 네덜란드 법원에서 개발중인 온라인 민사소송 시스템인 Kel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변호사가 이 프로그램에 사건을 접수하면 2시간 만에 사법절차가 시작된다. 현재 상당히 개발이 진전돼 내년쯤 시스템 구축이 완료될 전망이다.

온라인 민사소송 사이트는 법률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구축이 중요한 개발과제이다.

개발단계에서 2만5000건의 사용경험사례가 쌓이면서 체득한 원칙은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 온라인 소송사이트는 민원인 뿐 아니라 법원에서 일하는 이해관계자들도 참여해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도리 레일링 시니어 판사는 “소송 당사자는 6주안에 변론을 입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판사의 판결문 역시 디지털 기록으로 저장되고 판사와 법원 직원들의 전자서명이 날인된다. 이 시스템은 법원 서기를 위한 시스템도 들어있고 판사를 위한 별도의 공간도 마련했다.

미국 윌리엄 & 메리 로스쿨의 사법 및 법원기술센터 소장인 프레드릭 레더러(Fredric Lederer)는 현재 미국에서 시험적으로 이뤄지는 소송의 기술적인 변화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발표했다.

프레드릭 레더러 교수는 변화하는 미국 법정을 소개했다. ⓒ 심재율 / ScienceTimes

프레드릭 레더러 교수는 변화하는 미국 법정을 소개했다. ⓒ 심재율 / ScienceTimes

레더러 교수는 법원 기술을 연구하면서도 대전제로 “우리가 하는 일은 사람을 위한 사법제도를 만드는 일이며, 국민들이 원하는 기술만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판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법정 기술을 개발한다고 해도 국민들이 원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심원들은 원격 영상으로 판결 내려

이 연구소는 적절한 기술을 사용해서 판결을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고 삼는다. 예를 들어 원격에서 증인들이 영상으로 증언한 것에 대해 법률적인 효력을 부여하고, 장애인들이 증언하기 쉽도록 법정에 간이 리프트를 설치하고, 컴퓨터를 이용해서 속기를 하는 식의 기술적인 변화로 좀 더 편리하고 쉬운 법정을 만드는 것을 지향한다.

3명의 판사가 결정하는 3심 재판의 경우도 서로 다른 곳에 떨어져 있는 판사들이 영상을 통해서 합의심판결을 하기도 한다. 어떤 통역사는 은퇴를 하였지만, 원격으로 피고인의 발언을 통역하기도 한다.

레더러 교수는 “전세계 법정의 변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세션에는 세계적인 미래학자들이 인공지능의 발전이 얼마나 많은 직업을 없애고 인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진지한 발표와 질문이 있었다.

인공지능이 사법제도도 크게 바꿔줄 것이라는데 이의는 없었지만, 과연 인공지능이 미묘한 윤리적인 문제도 잘 해결할 수 있을지, 인공지능이 자기 학습능력을 통해서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그렇지만 앨런 인공지능 연구소자인 오렌 에치오니(Oren Etzioni)는 이렇게 말했다.

“미래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할수록 두려움은 없어질 것이다. 두려움은 과민반응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없어서 사고로 죽는 사람이 많다고 그는 주장했다.

"미래를 알아야 두려움이 없어진다"는 오렌 에치오니

“미래를 알아야 두려움이 없어진다”는 오렌 에치오니 ⓒ 심재율 / ScienceTimes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인 영역을 완전히 빼앗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으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오렌 에치오니는 이렇게 말했다.

“알파고가 포커를 칠 수 있는지, 길을 건널 수 있는지, 게임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지?”

범위가 좁은 특수 분야에서 초인적인 성능을 발휘했을 뿐 일반적으로 인간과 동등하다고 해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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