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2,2019

손미나의 파랑새 찾아 떠난 여행

"자신에 대한 고민 있어야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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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행가에요. 바로 나 자신을 여행하는 여행가죠.”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영방송의 간판급 아나운서로 활약하다 홀연히 스페인으로 떠났다. 여행책을 내놓는가 싶더니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의 편집인으로 명함을 갈아탔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 드 보통과 함께 서울 이태원에 ‘인생 학교’를 만들기도 했다.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건 손미나앤컴퍼니 대표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이 사람. 바로 손미나 KBS 전 아나운서의 말이다.

안정된 직장과 직업을 박차고 세계의 거리로 나선 손미나 전 KBS 아나운서. 그는 직장을 선택하기 전 자신과의 대화를 충분히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안정된 직장과 직업을 박차고 세계의 거리로 나선 손미나 전 KBS 아나운서. 그는 직장을 선택하기 전 자신과의 대화를 충분히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누구나 부러워 하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어 ‘자신과의 여행’을 선택한 손미나 대표.

그는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에 모인 청년들에게 “우리는 도통 무엇을 목표로 삼고 살아야 하는 지 모르는 체 사회가, 학교가, 부모가 원하는 목표를 제 목표인 양 여기며 살아왔다”며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체 직장에 들어가면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고 해도 후회만 남는다. 지금부터라도 자신과의 대화를 해보라”고 조언했다.

자신과의 대화를 해 본 자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정말 무엇을 원하는 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나 자신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사람들은 종종 안정된 직장인 방송국,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박차고 어떻게 세계를 여행하는 쪽을 택했느냐고 물어보곤 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태에서 떠난 스페인 유학, 그리고 시작된 세계로의 여행. 책을 내고 또 다른 길을 걸어오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선택’이었다.

손미나 대표는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계기를 설명했다. 미국에서 잠시 중학교를 다녔던 때였다. 선생님은 오늘은 ‘시’를 수업하겠노라 했다. 그가 생각하는 ‘시’라 하면 어떤 시인파가 있고 시인이 이런 구절을 쓰게 된 역사적 배경과 의도가 있을 터였다. 한국에서 처럼 선생님이 외우라고 하는 구절에 형광펜을 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놀랍게도 “야, 너희들 오늘 운이 좋아, 교장 선생님이 안계시거든. 야외에 나가서 나무랑 놀다 와서 시를 한번 써보자”라고 제안하는 것이 아닌가. 약간은 미련스러워 보였던 반 아이들은 너도나도 나무를 껴안고 나무와 대화하기 시작했다.

손 대표 눈에 놀라운 일은 계속해서 벌어졌다. 눈을 감고 아까 그 나무를 느끼면서 시를 써보게 한 후 선생님이 한 일은 점수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였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축하해주고 격려해주었다. 너무 멋지다고 하면서.

손 대표는 아직도 그 때가 잊혀지지 않는다. 당시의 충격은 향후 미래를 살아가는 데 있어 큰 용기를 내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 지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의 꿈이 아닌 기업의 꿈을 향해 달려가면 어떻게 될까?

세상을 향해서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어디를 가도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는다. 직장을 떠나 하고 싶은 일을, 혹은 자신의 꿈을 찾을 용기를 가진 후 현실을 도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현실을 도피하고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현재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자신의 위치와 직장에서 ‘파랑새’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손 대표는 자신도 그걸 깨닫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났고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떻게 두려움을 없앨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더 가슴뛰는 일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 한 끝에 결국 현재 이자리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았던 행복, 사람, 대화의 기술이 필요한 이유

좋은 직장과 높은 연봉에 있는 사람은 인생을 만족하며 살아갈까? 손 대표가 지켜본 바로는 그렇지 않았다. 손 대표는 그 이유를 자신이 찾고 있는 목표 지점과 사회 시스템과의 괴리때문이라고 봤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설립한 인생학교의 서울분교장이 된 손미나 대표. 이곳에서는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인생의 수업'이 펼쳐진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설립한 인생학교의 서울분교장이 된 손미나 대표. 이곳에서는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인생의 수업’이 펼쳐진다. ⓒ www.theschooloflife.com

우리는 학교를 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행복한 지를 배우지 못한다. 지식수행만이 있을 뿐이다. 손 대표는 이성과 지성에만 의지한 교육을 하다보면 인간적인 감성을 갖추지 못하고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인간이 되어 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지식을 쌓는 것은 기계가 더 잘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앞으로 지식을 찾고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코디네이션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손 대표는 바로 그런 점에 주목했다. 손 대표는 “이성의 힘을 연료로 하여 감성을 키우는 일, 바로 인간이 사회 속에서 서로 상호연결성을 가지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혹자들은 그에게 어떻게 그렇게 팔자 좋게 여행만 하면서 사냐고 비야냥 거리기도 했다. 숨겨진 속내의 어려움은 그 누구 못지 않지만 그대로 그는 씩씩하게 응대했다. 그는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을 ‘내게 주어진 하루 하루를 여행하는 여행가’라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 자신과의 대화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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