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2,2019

뇌 비밀을 풀 열쇠, 진화

카오스재단 ‘뇌과학 강의’ (9) 전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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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전중환 교수가 카오스재단의 뇌과학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황정은/ ScienceTimes

지난 18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전중환 교수가 카오스재단의 뇌과학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황정은/ ScienceTimes

신경과학은 현대사회에 이르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인간행동의 근간인 뇌 작동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면서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던 것이다. 최근 신경과학은 신경미학, 신경경제학, 신경윤리학, 뉴로마케팅, 신경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로 세분화되며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연구가 세세하게 이어질 수 있던 것 역시 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대되면서다.

카오스재단 아홉 번째 강의를 맡은 전중환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신경과학이 다양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하나로 통합하는 이론적 틀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이번 강연에서는 뇌에 대한 진화적 관점을 바탕으로 신경과학의 풍부한 발견을 하나로 통합하는 이론적 틀을 알아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강의의 주제는 ‘진화, 뇌를 여는 열쇠’ 였다. 진화 관점에서 뇌를 들여다본 전중환 교수는 “마음은 뇌에서 나오고 뇌는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의 산물”이라고 운을 떼며 뇌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근접설명’과 ‘궁극설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근접설명’ 은 ‘어떻게(how)’에 대한 질문을 건넨다면 ‘궁극설명’은 ‘왜(why)’라는 질문을 건넨다.

“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뇌가 무엇을 하기 위해 설계됐는지,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이죠. 먼저 뇌는 정보를 처리하는 장치입니다. 외부의 환경 정보를 받아들여 적절한 행동을 만들어냅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적절한 행동’ 일까요?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신경회로가 특정한 환경에 반응해 어떠한 반응도 만들어 낼 수 있죠. 헌데 여기서 뇌의 ‘기막힌 설계’가 돋보이게 됩니다.”

전 교수에 따르면 뇌는 마치 누군가 설계한 것처럼 특정 외부 상황에 같은 반응을 내보인다. 전 교수는 “조상들이 줄곧 살아온 외부 환경에 맞춰온 심리적 적응이 ‘적응적 행동’을 만들어낸다”고 이야기 했다. 신경회로나 호르몬 체계가 과거 환경에서 번식에 더 유리했던 것을 택해 심리적으로 적응한 후 적절한 행동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었다.

“인간 진화 역사를 살펴보면 대부분 수렵과 채집생활이었습니다. 인류는 출현 후 역사의 95% 이상을 수렵·채집으로 보냈습니다. 이 가운데 포식을 피하고, 근친상간을 피하고, 질병을 피하고, 자녀 양육 등 다양한 문제와 환경에 직면했습니다. 이를 일컬어 ‘적응적 문제’라고 합니다. 적응적 문제에 잘 적응해야 종족이 번식될 수 있었던 것이죠. 인간의 마음은 수렵·채집 생활을 한 조상들이 적응적 문제에 잘 적응하면서 생겨난 산물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적응적 문제가 뇌과학과 어떻게 연결될까. 전 교수는 앞서 언급한 ‘근접원인’과 ‘궁극원인’을 언급, “신경과학은 신경회로가 ‘어떻게 그러한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규명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왜 하필이면’ 그러한 신경기제가 작동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를 추구하는 근접설명은 행동을 촉발한 원인을 고찰합니다. ‘어떻게 그 시스템이 작동하는지’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죠. 하지만 근접원인은 우리가 초콜릿 케이크를 왜 달콤하게 느끼는지 답해주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답은 궁극원인으로부터 들을 수 있습니다. ‘왜’를 추구하는 태도는 특정한 현상을 만들어내는 유전자가 어떻게 개체군에 널리 퍼지게 됐는가를 알게 해줍니다.”

두 가지 접근법이 상호 배타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간 행동을 일으키는 신경적 토대에 대한 온전한 설명을 얻기 위해서는 두 방식 모두 필요하다는 게 전 교수의 설명이었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진화적 시각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전 교수는 “진화적 관점은 심리적 적응이 과거 적응적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인류의 앞날 역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한다”고 이야기 했다.

강의 이후에는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패널 토론에는 구자국 한국 뇌연구원 책임연구원과 김태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이 참여, ‘머리 크기와 지능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마지막 한 강의를 앞두고 진행된 이번 시간에는 이전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다. 이날 참석한 윤성욱(23세) 씨는 “진화와 관련된 뇌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했다”며 “그동안 꾸준히 참석하며 도움을 얻었다. 이제 마지막 강의를 남기고 있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25일에 진행될 마지막 10강은 6월 1일에 진행된다. 재단 내부 사정으로 25일은 휴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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