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2,2019

배아줄기세포 초기 분화 과정 밝혀

한인과학자 장지원 박사 '셀'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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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신경세포는 어떻게 신경세포가 되는 것일까. 이 세포들은 처음에는 모두 하나의 줄기세포로 시작돼 여러 조직이나 기관들로 분화될 수 있는 가능성만 열려있는 상태다.

언뜻 보면 단순한 듯한 이러한 의문은 지금까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하나의 과학적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주립대(UCSB)의 한인 연구자를 포함한 신경과학자들은 줄기세포가 신경세포나 다른 형태의 세포로 분화하기 전 최초의 변화 양상들을 밝혀내 이 분야 연구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

이 대학 박사후 과정 연구원인 장지원 박사는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해 수행한 연구에서 세포 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새로운 경로를 발견하는 성과를 올려 생명과학 저널 ‘셀’(Cell)지 24일자에 발표했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케네스 코식( Kenneth S. Kosik) UCSB 분자 세포 발달생물학부 신경과학 석학교수는 “장지원 박사의 연구는 줄기세포가 작동하는 방식과 분화를 일으키기 시작하는 방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연구”라며, “이 분야 연구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근본적인 지식의 한 부분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림에서 안테나처럼 생긴 초기 섬모가 줄기세포 고속도로를 따라 나타나는 방향신호를 읽고 인간 배아줄기세포가 신경세포 전구체가 될지를 결정하게 된다.  illustration by Peter Allen ⓒ UCSB

그림에서 안테나처럼 생긴 초기 섬모가 줄기세포 고속도로를 따라 나타나는 방향신호를 읽고 인간 배아줄기세포가 신경세포 전구체가 될지를 결정하게 된다. illustration by Peter Allen ⓒ UCSB

새로운 경로 설명 위해 ‘PAN 축’ 개념 도입

줄기세포는 처음 분화를 시작할 때 먼저 전구체(前驅體)를 형성한다. 이 전구체는 뉴런과 같은 뇌세포가 될 수 있는 신경 외배엽이거나 혹은 우리 몸의 각종 기관과 근육, 피와 뼈가 될 수 있는 중내배엽이다.

장박사는 코식 교수와 함께 이름 붙인 ‘PAN(Primary cilium, Autophagy Nrf2) 축(axis)’과 연관되는 여러 단계들을 발견해 냈다. 이렇게 새로 확인된 경로는 줄기세포의 최종 형태를 결정짓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PAN 축에서 primary cilium은 운동성이 없는 초기 섬모, 오토파지는 쓸모없는 세포 내 물질을 처리하는 생체 메커니즘, Nrf2(Nuclear Factor, Erythroid 2-Like 2)는 세포 내 항산화 방어시스템의 활성화에 중심적 역할을 하는 전사인자를 뜻한다.

장박사는 PAN 축이 “세포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세포분열 주기의 첫 단계인 G1(Gap 1) 기간 연장이 섬모 돌출을 유도하고 세포 안테나인 섬모가 오래 노출될수록 더 많은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세포 분열 네 단계 중 첫 단계인 G1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줄기세포 분화에서 G1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었다. 장박사의 연구는 G1 단계 기간이 늘어나면, 신경세포가 되게 결정된 줄기세포가 신경외배엽으로 변형되도록 촉발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를 수행한 장지원 박사(왼쪽)와 케네스 코식 교수 ⓒ UCSB / SONIA FERNANDEZ

연구를 수행한 장지원 박사(왼쪽)와 케네스 코식 교수 ⓒ UCSB / SONIA FERNANDEZ

G1 기간이 늘어나는 동안 줄기세포는 주변환경을 감지할 수 있는 안테나 같은 초기 섬모를 발달시키고, 이 섬모는 오토파지로 불리는 과정에서 세포 내 쓸모 없는 물질을 처리하는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

주변환경 신호로 세포 분화 결정”

또다른 중요한 요소는 Nrf2로서 활성산소 같은 위험 분자들을 감지해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코식 교수는 “Nrf2는 세포의 수호자 같은 일을 맡아 세포가 적절하게 기능하도록 보장한다”며, “줄기세포는 곧 그 생명체의 미래이기 때문에 줄기세포의 Nrf2 수치는 매우 높고, Nrf2가 유전체의 무결성을 감시하지 않으면 미래의 후손들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장박사의 이번 연구를 보면 G1단계 기간이 늘어나는 동안 Nrf2 수치는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코식 교수는 세포 분열이 시작되고 나서야 통상 Nrf2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장박사는 “줄기세포가 동일하고 조건이 같다면 두 개의 줄기세포는 같은 방식으로 분화해야 맞는데 우리가 발견한 것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라며, “개념을 간단히 요약하면 G1단계의 기간 연장에 따라 줄기세포 섬모가 주변환경에서 발산되는 신호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나고, 이를 통해 세포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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