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2,2018

세계적인 드로잉 아티스트 김정기

"상상력이 디지털 날개 달고 훨훨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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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은 인간, 반은 기계다. 사람과 동물과 기계가 유기적으로 얽히고 섥켜 거대한 벽화를 만들어 낸다. 밑그림도 없다. 붓 펜 하나로 천지인이 담긴다.

김정기 작가의 베르나르의 과학SF소설 '제 3인류' 삽화

김정기 작가의 베르나르의 과학SF소설 ‘제 3인류’ 삽화 ⓒ By storyball.daum.net/episode/893

즉석에서 자로 잰 듯 정확히 도형 안을 무한 상상력으로 빼곡히 채워내는 ‘라이브 드로잉’ 작법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김정기 작가. 그는 ‘유튜브’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한류’였다.

유튜브로 ‘크리에이티브’를 중계하다

그의 드로잉 솜씨는 국내에서 보다 해외에서 더 먼저 알려졌다. 그는 프랑스로, 스위스로, 헐리우드로 일년의 반 이상은 해외에서 생활한다. 세계적인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과학SF소설 ‘제 3인류’의 그림 작업을 함께 했다. 그의 원화는 영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최고 120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드로잉 아티스트 김정기 작가는 "상상력이 디지털의 날개를 달고 훨훨 나는 시대"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드로잉 아티스트 김정기 작가는 “상상력이 디지털의 날개를 달고 훨훨 나는 시대”라고 말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김 작가는 지난 20일 KT&G 상상아트홀에서 열린 ‘크리에이티브 세미나’에서 “디지털 시대에는 크리에이티브가 더 거대하게 구현될 수 있다”며 “마음껏 상상하고 펼쳐보라”고 주문했다.

독보적인 능력이 있어도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그의 크리에이티브 능력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었고 프랑스인들을, 미국인들을, 일본인들을 열광시켰다.

어릴 때부터 그림에 발군의 재능이 있었다. 사람이든 장소든 뭐든 한번 보면 사진을 찍은 것처럼 머리 속에 저장이 되었고 이미지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었다.

탁월한 재능에 노력까지 더해졌다. 하루에 10시간은 예사로 그림을 그려댔다. 이틀이면 300페이지의 연습장이 그림으로 채워져 나갔다. 종이만 보이면 닥치는 데로 그렸다. 영수증, 우편물 봉투, 전단지, 탁상 달력 등 하얀 여백만 보이면 뭐든지 그려야 했다.

어딜 가든 그림만 생각했다. 자고 먹는 생존에 꼭 필요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그림 그리는 것과 연관시켜 생각했다.

군대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그림을 그리기 어려웠다. 그럴 때는 머리 속으로 그림을 수없이 그리고 지우고를 반복했다. 그에게 있어 그리기 어려운 상황은 ‘핑계’에 불과했다.

“머리 속은 가장 좋은 컨버스에요. 그림을 그리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머리 속에서 그려보세요. 머리 속에 내가 그린 그림은 아무도 건들이지 못하는 나만의 창조물이죠.”

실패에 또 실패, 굴하지 않고 도전했던 그에게 돌아온 것은

그의 드로잉 솜씨는 대학 입시 심사위원도 감동시켰다. “저렇게 잘 그릴 수가” 하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았다. 하지만 그의 첫번째 대학 입시는 ‘낙방’이었다.

대학입시로 첫번째 좌절을 겪고 재수 끝에 들어간 대학생활 이 후 사회에서도 쓴 맛을 봐야 했다. 서울 소재 11개 출판사에 그림을 가지고 갔다 모두 퇴짜를 맞았다. 소위 ‘먹히는’ 그림체가 아니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이 인기여서 그런 화풍의 그림을 원했어요. 제 그림하고는 맞지 않았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일년 뒤 다시 11개 출판사에 재도전을 했고 11개 출판사 모두와 계약을 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연재를 하던 잡지사들이 줄지어 폐간을 잇따랐다.

부천

‘부천 만화 페스티벌’에서 “현장에서 즉석으로 드로잉 해보세요”라는 제안을 받고 9m 대형 컨버스에 그림을 그렸고 그 장면들은 유튜브에 올려졌다. 그간 수십년간 갈고 닦았던 그의 재능과 실력을 전세계는 열광했고 가장 먼저 프랑스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by superani.com/JungGi Kim

‘부천 만화 페스티벌’에서 “현장에서 즉석으로 드로잉 해보세요”라는 제안을 받고 9m 대형 종이에 그림을 그렸고 그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려졌다. 그간 수십년간 갈고 닦았던 그의 재능과 실력을 전세계는 열광했고 가장 먼저 프랑스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by superani.com/JungGi Kim

디지털 테크닉만 있는 예술은 아무도 감동하지 않는다

‘붓펜’ 하나로 마법을 부리는 그는 요즘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서 그림을 보다 손쉽게 그린다.

첨단 IT 문명의 혜택은 예술 영역에서도 예외가 없다. 종이에 쓴 글과 그림이 바로 컴퓨터로 옮겨진다. 스캔을 할 필요도,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다시 옮겨 적을 필요도 없다. 펜으로 종이에 쓰여진 손 글씨와 그림이 종이에서 컴퓨터 화면으로 순식간에 옮겨진다.

머리 속에 떠도는 아이디어가 종이에서 클라우드(Cloud)로 저장되고 원하는 부분은 다시 편집해서 친구들과 SNS로 공유할 수도 있다.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있다면 구현해내는 것은 이제 꿈이 아니라 현실로 바로 이루어질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크기별, 재질별 다양한 호수의 붓도, 오일도, 물감도, 컨버스도 필요없다. 디지털 터치 한두번이면 유화작업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디지털 기기로 유화 질감의 텍스쳐를 현장에서 구현해내는 모습. ⓒ 김은영/ ScienceTimes

크기별, 재질별 다양한 호수의 붓도, 오일도, 물감도, 컨버스도 필요없다. 디지털 터치 한두번이면 유화작업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디지털 기기로 유화 질감의 텍스쳐를 현장에서 구현해내는 모습. ⓒ 김은영/ ScienceTimes

“크리에이티브라는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에요. 아이디어를 자꾸 머리 속에 그려보세요. 지금 우리는 첨단 IT기술들이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상상력에는 제한이 없어요. 하지만 디지털 기기는 도구일 뿐, 내가 표현해내는 것은 자기가 작가가 알고 있는 만큼 표현해 낼 수 있어요.”

그는 “창작을 할 때에는 수단과 목적이 아닌, 그대로의 순수성이 중요하다. 디지털 안에 감성이 있어야 한다”며 디지털 기기로 표현하는 창작 활동에서 간과할 수 있는 점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그는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기기로 테크닉만 연마한 그림에는 감동이 없다. 그는 크리에이티브가 돈벌이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디지털 기기 안에 살아 숨쉬는 ‘감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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