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5,2019

성대, 마침내 실험실에서 만들다

미국 연구진, 성대 세포 배양해 동물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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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가수들이 성대결절로 활동을 접는다는 소식을 듣는다. 목을 많이 쓰는 사람들은 성대가 쉽게 결절된다. 성대는 후두를 앞뒤로 가로지르는 두 개의 점막 주름으로, 이 주름을 통해 공기가 후두를 지나가면서 목소리를 만들어낸다.

만약 성대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목소리를 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후두암이나 여러 질병으로 인해 성대를 제거한 경우, 인공성대를 삽입함으로써 성대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성대 조직을 절제하면 수술 전처럼 발성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인공성대로 인한 부작용의 문제도 있었다. 그래서 사람 성대와 유사한 성대를 만들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성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목소리를 내지 못해 대화를 나누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 Kevin Curtis / Unsplash

성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목소리를 내지 못해 대화를 나누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 Kevin Curtis / Unsplash

2014년 일본 후쿠시마 의과대학(福島県立医科大学) 연구팀은 iPS(induced pluripotent stem) 세포를 이용하여 사람의 성대 점막과 유사한 성질을 가진 세포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미국의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iPS세포를 제공받아 배양하였다. 배양한 세포를 300만개까지 늘린 다음, 사람의 성대에서 채취한 섬유아세포와 섞어 분화 유도를 시도했다.

연구팀은 섬유아세포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질을 이용하였다. 섬유아세포는 인체 조직에 손상이 생기면 손상부위로 이동하여 콜라겐을 만들고 복구를 돕는다. 연구팀은 배양 과정에서 iPS 세포를 성대점막세포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세포로 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조직을 이식해도 거부 반응이 적기 때문이다. 기존의 성대 수술은 성대조직을 절제하면 수술 전과 같이 발성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번 연구는 바로 이 부분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은 인간 iPS세포 연구로 유명한 곳이며, 후쿠시마 의과대학은 각종 세포에 의한 기관조직 재생 분야에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 위스콘신 대학교와 후쿠시마 의과대학의 협업이 이루어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목소리는 성대의 아주 복잡하고 교묘한 생물학적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다. ⓒ Henry Vandyke Carter / Wikipedia

사람의 목소리는 성대의 아주 복잡하고 교묘한 생물학적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다. ⓒ Henry Vandyke Carter / Wikipedia

사람 성대, 실험실에서 대량 배양 성공

사람 성대와 유사한 성대를 만드는 작업은 한층 더 진화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실험실에서 사람의 성대를 인공적으로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사람에게서 추출한 성대 세포를 이용하여 거의 완벽한 기능을 해내는 성대를 대량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네이선 웰럼(Nathan Welham)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팀이다. 연구팀은 사람의 성대에서 채취한 세포를 시험관에서 배양, 성대의 모양과 기능을 갖춘 조직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암 이외의 이유로 절제된 후두를 환자 4명으로부터 채취하고, 사망한 사람 1명에게서 성대 세포를 채취하였다. 이후 성대 모양의 콜라겐 조립모형(scaffold)에 발라 세포를 배양하기 시작했다.

배양을 시작하고 2주가 지난 뒤, 세포는 성대 모형과 결합하면서 자연 성대의 내막과 비슷한 층을 형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성대에서 만들어지는 것과 동일한 여러 단백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이 성대조직을 죽은 개의 후두에 이식하고, 이 조직 위로 따뜻하고 습기가 있는 바람을 불어넣었다. 마치 사람의 호흡과 같은 역할을 하는 바람인데, 이 바람이 들어가자 성대 조직이 진동을 일으키면서 장난감 피리와 비슷한 소리를 냈다. (관련영상)

성대는 숨을 쉴때는 주름이 펴졌다가 말을 할때는 주름이 닫히는 구조이다. ⓒ Wikipedia

성대는 숨을 쉴때는 주름이 펴졌다가 말을 할때는 주름이 닫히는 구조이다. ⓒ Wikipedia

더욱 중요한 과제를 진행했다. 바로 이식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사람의 면역반응을 나타내도록 유전조작을 진행하고 쥐에 이 성대조직을 이식했다.

그 결과, 아무런 거부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면역반응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성대 세포가 아니라 기증자의 성대 조직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거부 반응이 없었고, 실제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사람의 성대와 거의 흡사하다고 해석해도 무방한 결과이다.

물론 이번 연구에도 의문점은 존재한다. 사람의 후두에 이식했을 때 이 조직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 제 기능을 수행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로 이식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거부반응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한다.

인공 성대는 진동이 잘 되게 유연해야 하는 동시에 초당 최대 1천 번까지의 진동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튼튼해야 한다. 그만큼 사람의 목소리는 아주 복잡하고 교묘한 생물학적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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