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07,2019

생체공학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다

눈 이식의 성공 사례 잇따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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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다’는 행위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상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사람의 사고 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유하는 방식은 눈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형성된다.

그래서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본다’는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그 결과 시각 기관의 대부분이 없어도 시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시작했다. 영국 BBC는 이번 달 초, 생체공학 눈을 이식받고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시각정보를 통해 사람은 사유하기 때문에 '본다'는 행위는 상당히 중요하다.

시각정보를 통해 사람은 사유하기 때문에 ‘본다’는 행위는 상당히 중요하다. ⓒ Alexageev / wikipedia

올해 49세인 라이언 루이스(Rhian Lewis)는 5살 때부터 유전적 망말질환인 망막색소변성으로 인해 서서히 시력을 잃었다. 그리고 16년 전부터는 오른쪽 눈으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왼쪽 눈의 시력마저 움직이는 빛 정도만 구분할 수 있었다. (관련링크)

그러던 중, 영국 존 래드클리프 병원(John Radcliffe Hospital)이 그녀에게 망막 임플란트 마이크로 칩을 이식했다. 작은 알약 크기의 이 칩은 깔때기처럼 생겨서 빛을 한 곳에 모아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오른쪽 눈에 이 칩을 이식해서 빛의 신호가 뇌로 전달되어 피사체를 볼 수 있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일종의 생체공학 눈으로, 시신경의 역할만 대신할 뿐 이식자의 뇌 회로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부작용 우려가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서 라이언 루이스는 영국에서 최초로 생체공학 눈을 이식받고 시력을 회복한 환자가 되었다. NHS(영국 국민보건서비스) 역시 수 년 내에 루이스와 같은 환자를 위한 수술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망막을 통해 시각정보를 받아들이고 뇌가 이를 인지하게 된다. ⓒ Mohamad Sawan / wikipedia

망막을 통해 시각정보를 받아들이고 뇌가 이를 인지하게 된다. ⓒ Mohamad Sawan / wikipedia

정상적인 망막이 없어도 시력을 얻을 수 있어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이번에는 정상적인 망막이 없어도 시력을 얻을 수 있게 된 사연이다. 지난해 12월 아서 로웨이(Arthur Lowery) 호주 모나시대학교(Monash University) 박사팀은 안구가 전혀 없어도 이식 수술이 가능한 사례를 발표했다. (관련링크)

이번 사례는 안경에 장착된 카메라가 안구와 같은 시각 기관을 대신하여 뇌에 직접 시각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즉, 정상적인 망막이 없거나 안구가 전혀 없어도 앞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의 시각 처리 영역에 43개의 전극을 달아놓은 작은 세라믹 판 11개를 삽입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시각 처리 영역이 자극된다. 그러면 빛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각 전극은 하나의 픽셀이 보이는 것과 같이 빛의 점을 만들게 된다. 그래서 이 픽셀과 같은 빛의 점이 모이게 되면 앞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각 타일이 제공하는 이미지는 약 500픽셀 정도로, 정상적인 눈이 제공하는 100만~200만 픽셀에 비하면 상당히 떨어지는 수준이다. 하지만 시력에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를 복원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사람의 얼굴이 단 10개의 점으로 재현되기 때문에 그리 많은 정보를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생각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올해 임상 시험은 후천적인 부상으로 시각 장애를 얻게 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노인성황반변성은 신체의 노화에 따라 황반 기능이 저하됨으로써 시력이 떨어지거나 상실되는 질병을 말한다. ⓒ Petr Novák / Wikipedia

노인성황반변성은 신체의 노화에 따라 황반 기능이 저하됨으로써 시력이 떨어지거나 상실되는 질병을 말한다. ⓒ Petr Novák / Wikipedia

건성노인성황반병성도 치료할 수 있어

생체공학 눈으로 건성 노인성황반병성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영국 맨체스터 로얄 안과(Manchester Royal Eye Hospital)에서 한 80대 남성이 생체공학 눈을 이식받아 일부 시력을 회복했다. (관련링크)

노인성황반변성은 눈 망막의 일부인 황반이 소실되는 것으로, 노령 층에서 시력소실이 나타나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미국의 경우, 80세 이상 고령자 중 14% 이상이 이 병을 앓고 있으며, 특히 건성 노인성황반변성의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현재는 없다.

이번 사례는 사용자가 슨 안경에 있는 미니카메라가 영상을 확인하고, 이것이 작은 전기적 펄스로 전환되어 망막내 이식된 전극으로 전달하게 된다. 전달된 전극은 망막에 남은 세포를 자극하여 뇌로 보내지는 빛 패턴을 복제하게 된다. 사용자는 바로 이 패턴을 판독하는 방법을 배워 일부 시력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생체공학 눈 이식을 모든 노인성황반병성의 80~90%를 차지하는 건성 노인성황반변성을 앓는 환자에게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이식받은 환자는 수술 후 사람의 윤곽을 더 정확히 볼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불편한 일이다. 사고방식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생체공학 눈의 성공적인 이식 사례는 시각 장애인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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