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3,2019

팟캐스트로 만나는 과학, 나빠쑈

SF 토크쇼 나선 임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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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에 관한 토크쇼 한번 해볼 생각이 없나요?”

이 질문 하나로 임동욱 문화콘텐츠학 박사(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는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게 되었다. 원래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SF를 좋아하니까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임동욱 기자는 현재 ‘나빠쑈’(나사 빠진 SF쇼)에 패널로 활동하고 있다. 나빠쑈는 SF를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넷 방송으로 일반 방송과는 다르게 유투브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관련링크)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인터넷 방송도 과학과 결합했다. 이전보다 과학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 팟캐스트와 인터넷 방송에서 ‘친근하고 재미있는’ 과학을 만날 수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12월 23일, 나빠쑈에 참여하고 있는 임동욱 기자를 만나 인터넷 방송과 결합한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좋아하는 이야기(SF)를 한다는데, 안될 것은 없다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나사 빠진 SF 토크쇼, 나빠쑈의 촬영현장  ⓒ 임동욱 / ScienceTimes

나사 빠진 SF 토크쇼, 나빠쑈의 촬영현장 ⓒ 임동욱 / ScienceTimes

나빠쑈는 첫 번째로 SF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선택했다. 과학기자인 임동욱씨, 팟캐스트의 대표적인 SF 마니아 물뚝심송(박성호), 뇌과학자 전지원 박사, 웹툰작가인 김진씨 이렇게 네 명이 함께 하고 있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줄곧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되는 작품이었기에, 이번 나빠쑈의 시작도 큰 화제가 되었다. 엄청난 피드백 역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지만, 임동욱 기자는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소위 ‘덕후’라고 부르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 영상에 대한 말이 많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피드백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과도한 피드백도 있었다고 말했다. 왜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방송을 하는 것일까.

임동욱 기자는 “과학자와 대중이 중간에서 만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중은 과학을 딱딱하고 재미없게 생각하고, 반대로 전문가들은 과학을 재미있게 말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을 재미있게 전달하면 괜찮은 것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과학 강국인 영국을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영국은 대중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과학 콘텐츠가 잘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나빠쇼의 첫번째 이야기는 바로  시리즈였다.

나빠쇼의 첫번째 이야기는 바로 <스타워즈> 시리즈였다. ⓒ KAMiKAZOW / Wikipedia

나사(NASA) 빠진 SF 토크쇼, 나빠쑈

나빠쑈는 ‘나사 빠진 SF 토크쑈’의 줄임말이다. 왜 하필이면 ‘나사 빠졌다’라는 표현을 썼을까. ‘나사가 빠졌다’는 말은 아무 소리나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제목을 잘 보면 ‘나사(NASA)’라고 쓰여 있다. 나사(NASA)는 미 항공우주국을 말한다.

즉, 여기서 ‘나사 빠졌다’는 말은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나사(NASA)처럼 너무 진지한 과학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도, SF에 대한 이야기를 ‘나사 빠진 것’처럼 이야기 하겠다는 의미이다.

임동욱 기자는 “SF가 무엇이기에 끝도 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SF에 대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송이 인기를 얻기 보다는 대중문화 속에서 SF문화 자체가 확대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SF는 ‘과학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해왔다. 하지만 일상 이야기를 하듯, SF 상상력을 이야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나빠쑈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했다. 서로 다른 분야에 있는 네 사람이 모여 한 가지 소재로 끝도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과학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인가 아닌가’를 굉장히 생각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팩트 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팩트도 다루고 있다. 마니아가 보기엔 오류가 있을 수도 있지만, 나빠쑈의 목적은 SF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SF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에 있다.

임동욱 기자는 나빠쑈의 소재 선택 기준은 무조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임동욱 / ScienceTimes

임동욱 기자는 나빠쑈의 소재 선택 기준은 무조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임동욱 / ScienceTimes

“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

임동욱 기자는 “과학자가 아닌데, 과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과학자는 직업상 팩트를 말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부담감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과학을 전혀 모드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어떤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너무나 다른 과학자와 대중의 가운데서 둘을 연결해주고, SF에 대한 더 나아가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일상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나빠쑈가 나아갈 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과학 커뮤니케이션은 보통 교육적인 입장에서 과학을 대중들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거꾸로 대중이 과학에 질문을 할 수도 있다. 물론 그 질문이 전혀 과학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질문의 과학적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빠쑈는 대중으로부터 오는 과학에 대한 관심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대중의 시각에서 과학을 바라보고, 그런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전문가들이 가져야 할 입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임동욱 기자는 “욕은 저희가 먹을 테니, 어쨌든 SF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과학자의 입장을 중간 어디쯤에서 모이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유투브와 팟캐스트에는 <나빠쑈>를 비롯해 대중문화와 과학을 결합한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과학에 대한 대중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곧 과학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학 강국으로 가는 길이 여기에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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