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1,2019

3D프린트 활용 로봇만들기 도전

[창조경제 이끌 한국의 메이커스] 로봇앤아이 운영자 고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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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학습 및 종이모형 정보공유 카페 ‘로봇앤아이(http://cafe.naver.com/robotandi)’ 운영자 고철영 씨는 파스타를 요리하는 쉐프이자 로봇발명가다.

“원래 저는 프로그래머였습니다. 웹에이젼시에서 팀으로 일을 오래했었는데, 큰 프로젝트를 하나 끝내고 났더니 어깨가 너무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재충전도 할 겸해서 한 달 정도 쉬기로 했지요. 쉬면서 우연히 네이버를 검색하다가 종이로봇 만든 것을 봤는데, 재미있어 보이더라구요. 거기다 그 로봇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거 같았어요.”

로봇에 빠져 프로그래머에서 로봇발명가로

자신이 만든 '가위바위보' 로봇과 게임을 하고 있는 고영철 씨

자신이 만든 ‘가위바위보’ 로봇과 게임을 하고 있는 고철영 씨 ⓒ ScienceTimes

그렇게 해서 고철영 씨는 로봇 만들기 자료를 찾기 시작했는데, 국내엔 자료가 전무했다. 그래서 직접 외국사이트를 뒤져서 자료를 찾았다. 그리고 ‘로봇앤아이’ 카페를 만들고 그 자료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외국에는 도면까지 오픈해 놓은 사이트들일 많았는데, 그것을 다운로드 받는 것도 일반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이지요. 제가 프로그래머니까 도면을 이해하기가 쉬웠고, 그래서 도면에 자세한 설명까지 적어서 카페에 올렸더니 회원수가 막 늘어나더라구요. 처음에는 댓글 다느라 힘들었지요.”

워낙 뭐든지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또 프로그래머니까 직접 만들기도 잘해서 고철영 씨는 국내에 나와 있는 모든 로봇을 다 만들 수 있다. 이론에도 밝아서 로봇학습 회사에서 아이들에게 로봇을 가르치는 일도 했었다.

또 ‘STEAM CUP 창작로봇대회’에서 2013년, 2014년 2년 연속으로 일반인부 1등을 차지할 만큼 새로운 아이디어로 로봇을 만드는데도 탁월했다. 지난해 1등 작품은 ‘가위바위보’ 로봇이다. 가위, 바위, 보를 랜덤으로 내도록 프로그래밍된 로봇과 사람이 가위, 바위, 보 스위치를 눌려서 3승을 하게 되면 ‘축하 팡파르’가 울리도록 했다. 이 로봇과는 묵찌빠도 가능하다.

“묵찌빠는 공격권을 가지고 있을 때와 아닐 때의 경우로 나눠서 프로그래밍을 해야하기 때문에 좀 더 복잡했어요. 공격권을 갖고 있을 때는 비기는 것이 이기는 것이고, 방어할 때는 비기면 지는 거니까 경우의 수가 다양해지는 거지요. 이렇게 로봇을 만들 때도 제 전공분야인 프로그래밍을 많이 사용하니까 어떤 분들은 로봇만 봐도 제가 만들었는지, 아닌지를 안다고 하시더라구요.”

요리하는 로봇발명가, 이제는 3D프린터에 도전

아이디어를 내서 로봇을 만들고, 그것을 사람들과 나누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너무나 좋다는 고철영 씨는 2년 전쯤에 ‘로보타’라는 파스타집을 오픈했다. 이것은 ‘로봇앤아이’ 오프라인 모임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문을 닫고 ‘로봇만들기’ 모임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름이 왜 ‘로보타’일까. 원래 로봇이란 용어가 1921년 카렐 차페크의 희곡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노예란 뜻을 가진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유래됐기 때문이다. ‘로섭의 인조인간’이란 희곡에서 로봇은 인간을 대신해 많은 일을 하다 결국 인간에게 대항한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커피숍을 열 생각으로 가게를 계약했는데, 원래 이곳이 파스타집이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파스타집을 하면 원래 단골 손님들도 찾아올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파스타 조리법을 모 호텔 쉐프님한테 개인지도를 받았어요. 3개월 동안 연마해서 지금은 주방에서 모든 요리를 제 손으로 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요리와 로봇’이란 조합이 어색한 듯 했다. 하지만 고철영 씨는 “둘 다 만드는 것, 즉 메이크라는 건 마찬가지”라며 “파스타에는 레시피가 있고, 로봇에는 도면이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고, 창의력을 발휘해 얼마든지 레시피와 도면을 바꿀 수 있는 것도 비슷하다”고 했다.

그래서 요즘 고철영 씨는 로봇만들기에 창의력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3D프린터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것을 위해 마흔이 넘은 나이에 캐드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기존에 나와 있는 로봇키트를 활용해 로봇을 만드는데는 이제 한계가 있더라구요. 아무리 변화를 주고 싶어도 외관상으로는 크게 바꿀 수 없어요. 외형까지 직접 디자인하고 그것을 3D프린터로 모델링해서 출력한다면 정말 나만의 로봇을 만들 수 있지 않겠어요? 그리고 내가 원하는 기능을 최대할 잘 살려줄 수 있기도 하구요.”

이것이 바로 발명교실을 열어 아이들과 로봇을 만들며 재미있게 즐기며 살고 싶다는 요리하는 로봇발명가 고철영 씨의 새로운 도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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